그러나, 그 맛을 알면 이보다도 더 매력적인 취미는 없다.
독서에 관해 짧게 쓴 글들을 모았다. 글이 충분히 모아지면 시리즈로 꾸준히 올릴 생각이다.
1.
변덕스럽고 뭔가에 습관 들이기 힘들어하는 내가 거의 유일하게 꾸준하게 해온 것이 바로 독서!
나는 어릴 때 얇은 동화책 한 권 읽기 어려워하던 사람인데, 십 대 후반부터 마음먹고 책을 가까이하려 노력해 왔고, 기복은 있지만 벌써 20년 넘게 꾸준히 책을 읽고 있다.
독서는 문턱이 높은 취미이지만, 그 맛을 알면 이보다도 더 매력적인 취미는 없다.
2.
어떤 책이든 얼마든지 도움받을 수 있고 감동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책을 읽는 일이 일상이 아닌 사람이라면 좋은 책을 찾아 읽는 데 더 신경 쓰면 좋겠다.
가령 심리학과 관련된 책을 읽는다면, 당연한 원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문가'가 쓴 책을 읽기 권한다.
적어도 박사학위를 따거나 석사학위+(자격이 존재한다면) 1급 전문 자격+분인 분야 5년 이상 실무 경험이 있는 사람의 책이면 좋을 것 같다(필요조건) 이런 책조차 정말 흘러넘쳐 일생 동안 다 읽지 못한다.
심리학이 흥미롭고 접근 문턱이 낮은 분야여서 그런지 전문가가 아닌데도 관련해서 전문가 행세를 하거나 책을 출간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전문가들 중에서도 오류를 꽤 범하거나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 '고여 있는' 사람이 많은데 하물며...
전문가도(노벨상 수상자 대니얼 카네만조차도) 크게 실수할 수 있다는 내용과 관련해서 <보이지 않는 고릴라>로 유명한 저자들의 <당신이 속는 이유>를 읽어 보기 바란다.
3.
한 번에 2~3권은 기본이고 많으면 5~10권의 책을 병렬 독서하는 편이다.
책이 책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고, 그저 관심사가 다른 데로 튀어서, (인지적/감정적으로) 무거운 책과 가벼운 책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외출했을 때 읽는 책이 따로 있어서 등 이유는 다양하다.
재밌는 건, 병렬 독서를 하다 보면 마치 책 저자나 아이디어 들 간에 대화를 하는 것처럼 가지고 있던 의문이나 질문이 더 날카롭게 벼려지거나 아이디어들이 통합되면서 그럴듯한 답이 도출되거나 새로운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되는 등의 일이 좀 더 자주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상위 수준이나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됐을 때 내 좁은 세계관의 틀을 깨고 나와 거대한 무언가에 연결되는 것 같은 대양감, 고양감 비슷한 만족감이 느껴진다.
물론 너무 많은 책을 동시에 읽으면 산만해질 수도 있어 조절은 필요하다. 완독에의 고집은 많이 내려놨지만, 그래도 연말이니 매듭을 하나씩 지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