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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규 Sep 26. 2016

하늘에서 별이 쏟아진다.

유성우와 인연

2016.9.26 월요일 세시  

하늘에서 별이 쏟아진다.  

지난 여름 늦은 밤(이제는 가을이라 불러야 한다), 우리 가족은 동네 중학교 운동장으로 향한다.

한밤중이라, 조금은 무서울 듯도 한데, 어둑 어둑한 모래 운동장 위로 움직이는 물체들이 보인다.

사람들이다.. 어두움 속에서 사람의 그림자 무리를 만나니 다소는 섬뜻하다.

꽤 많은 사람들이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하늘을 바라본다. 마치, 외게인을 기다리거나 휴거를 믿는 별난 신자들이 차분히 모여 밤 하늘을 응시 하듯.. 

이따끔 '와~~ 하는 탄성;과 '아이~~하는 아쉬움을 뜻하는 의성어'가 교차한다.

몇일 전 부터 인터넷과 뉴스를 달군.. 유성우 관광객들... 유성우를 보러온 사람들이다.

예전에는 그냥 별똥별이라고 불리웠던 것들이.. 언제부터인가 유성우라는 식자의 이름을 가지기 시작하고.. 밤하늘에서 그냥 별보기도 힘든 요즘, 그야말로 별똥별 보기는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기도 하지..

사람들의 탄성을 이끄는 것은 

바로 120년의 긴 여정을 다시 지구로부터 준비하는 "페르세우스 유성우"다.

'8월 12일 금요일' 참으로 무더운 여름 밤 하늘은 '페르세우스'로 아름다왔다.

아니, 아름답다기 보다는 신기하고 신기할만 하면 너무 빨리 사라져서 아쉬운....., 

아마 너무 빨리 시야에서 사라져 버려 소원을 빌 찰나 조차 허락하지 않아..

더 보고 싶고.. 아쉽고, 역설적으로 이 순간을 더 오래 기억하고 싶어 

늦은 밤 많은 사람들을 이리로 이끌어 긴 정적 속에 소년, 소녀의 '말폼세'를 갖게 하나 봅니다.

유성우가 하나 떨어지면... 

여기저기서 웅성 웅성 환호와 탄식.. 그리고 마치 소년이라도 된양, 소녀라도 된양.. 쉴새없이 재잘 거리다.. 순간의 정적에 맞닥뜨린다.

어쩌면 인간.. 사람의 인연도 이와 같을지도...

그 만남이 유성의 꼬리처럼 길어 보이지만, 

어쩌면 순간의 찰나와 같이 인연을 맺고..

그 인연은 순식간에 혹은 시나브로 사라지고..

그래서  그 인연이 떠나면.. 사람들은 조잘 대나 봅니다.

때로는 그 인연을 그리워하고 가끔은 꺼내보기도하며...  그 기억을 되살리려고 합니다.

이것을 추억이라고도 하나 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추억은 아름답다고, 그때의 행복함 만을 이야기 하나 봅니다.  

그런데, 사회에서 사람을 만나면, 이런 인연을 관계라고 말들 합니다.

인연과 관계... 어떤 단어가 더 맘에 와닿아오는지....

인연은 "회자정리"라는 옛 어른의 말씀이 떠오른다면..

관계를 설명하는 처세술 용어는 있지만, 이런 진심이 실린 그런 말을 찾아 내기 어렵지요.

다만, 관계는 "거자필반"이란 말이 더 어울리는 것 같긴 합니다. (헤어짐의 끝이 중요하다는 의미겠지요. 언젠가 사회에서 만난 사람은 다시금 만나 금이 되든, 독이 되든 하거든요) 

인연이든 관계이든.. 만나고 헤어짐에 일이든 연정이든 우정이든...

그 무엇과 연결지어지든...사람의 마음엔 추억으로 기억되고... good image로 연상되길 기대해 봅니다.

무심하리만치 빨리 사라지는 유성우가 이렇듯 그 추억으로 남을 만한데..

유심한 우리 사람살이는 더 큰 여운이 남아 추억으로 환생하길     

오늘도 사람 살이를 그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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