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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Jan 25. 2018

영화 뷰티 인사이드, 그곳을 스치다.

 이수(한효주)의 빈티지 가구 스튜디오, 그곳의 이름은 '카페 발로'



버킷 리스트


2018년이 되면서 세웠던 버킷 리스트 중의 하나가 바로 '영화 여행'이다. 뭔가 거창해 보일 수도 있으나 꼭 그렇지는 않다. 그저 영화 속에서 눈 여겨 보았던 장소에 가서 사진 하나쯤 남겨두는 것. 수 년 전부터 해보고 싶었지만 이제야 시작하는 영화 여행. 첫 번째 장소는 영화 '뷰티 인사이드' 속 그곳이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


영화 뷰티 인사이드는 판타지 멜로다. 자고 일어나면 얼굴이 바뀌는 남자 우진과 그가 사랑한 여자 이수의 이야기. 매일 얼굴이 바뀔 뿐더러 성별, 심지어 국적마저 초월해버리는 우진의 모습. 하지만 그 사람은 변함 없이 이수를 사랑하던 '한 사람'일 뿐이었다. 결국 사랑에 있어 중요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무엇이 아닌,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는 간단하지만 불변의 진리를 이야기 한다.


사실, 이야기의 줄기는 복잡하지 않았던 영화다. 그저 '매일 얼굴이 바뀌는 사람'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멜로에 가미했다는 것이 재밌었고, 덕분에 우진을 연기한 매우 다양한 배우의 연기를 보는 것이 또 흥미로웠다.


그리고, 이 영화가 매력적이었던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본격 가구 로맨스의 시작, 마마스 스튜디오


영화 뷰티 인사이드가 특별하게 느껴졌던건 특유의 분위기 때문이었다. 그 분위기는 아마도 가구에서 시작되었지 싶다. 매일 얼굴이 바뀌는 남자 가구 디자이너 우진은 빈티지 가구 매장인 마마스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이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들의 사랑은 '가구'로 부터 시작된다. 본격 가구 로맨스, 영화 뷰티인사이드.


가구를 사랑하는 공통점을 가진 둘이 처음 만나는 장소는 이수의 일터 '마마스 스튜디오'다. 우리나라에 저런 곳이 있을까? 라고 생각했기에 첫 눈에 영화 세트임을 확신했다. 빈티지한 가구들이 자아내는 따뜻한 느낌, 그곳에서 시작되는 둘의 사랑은 괜히 더 포근해보였다.


그러다 그곳이 현재 운영 중인 실제 카페 겸 가구 스튜디오임을 알게 됐다.  




인천 카페, 발로



카페 발로 1호점 (좌) 2호점 (우)



이수의 일터인 마마스 스튜디오는 인천의 카페 발로에서 촬영 되었다. 현재는 2호점을 오픈한 상태로 뷰티인사이드의 촬영지를 보기 위해서는 간단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2호점에서 음료를 구입하고, 영수증을 소지한 채로 1호점에 방문하여야 입장 가능하다.


또한 이곳은 카페 겸 스튜디오로 운영 되는 곳이기 때문에 DSLR 촬영은 유료로 진행해야 한다. '본격 촬영'을 원한다면 '패스'권을 구입하고 스튜디오 촬영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미러리스 정도의 똑딱이 카메라는 바로 사용 가능하다.  





카페 발로 1호점 입구.

뷰티 인사이드 촬영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오브제들이 많았다. 슬레이트, 영화 포스터 등등

아 이젠 어쩔 수 없이 상업적으로 활용되는 곳임이 느껴져 아쉬웠지만 그래도 기대되는 마음은 여전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곳은 바로 여기다. '이수 로드'라 불리우는 곳.

우진과 헤어진 이수가 출근하며 직장 후배에게 인사를 건넨다. 그때 후배의 헤드셋에서 우진과 자신의 추억이 담긴 음악을 듣게 된다. 우진을 떠올리며 눈물 흘리던 씬을 촬영한 곳이 바로 이수 로드.





내가 홍이수가 아닌 까닭도 있지만 영화 속 느낌을 재연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영화 속 마마스 스튜디오와는 꽤 다른 분위기. 듣자 하니 가구들도 많이 빠졌다고 한다.





영화의 분위기를 온전히 느낄 순 없었지만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하지만 영화에서 느꼈던 특유의 신비로움은 여전했던 것 같다.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진 가구들이 자유롭지만 조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던 카페 발로.

이쯤에서 영화 뷰티 인사이드의 대사 하나가 떠올랐다.


"나무였다가.. 배였다가.. 이젠 또 의자였다가"


뷰티 인사이드의 이수는 가구의 본질을 사랑하는 여자다. 한 그루의 나무가 배가 되기도, 지금은 이렇게 의자가 되기도 했다. 모습은 바뀌어 왔지만 '나무'라는, '가구'라는 본질은 변치 않음을 믿었던 이수가 우진을 사랑하게 된 것은 어쩌면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어제의 나는 과연 오늘과 같을까
변한 건 그가 아니라 내가 아닐까





우진을 사랑했던 이수였지만 그녀를 향한 주변의 시선은 거칠었다. 그녀 역시 점점 혼란스러워졌다. 둘은 헤어지지만 결국 그녀는 결국 알게 된다. 누구도 볼 수 없는 '존재'의 가치, 그것이면 충분했다는 것을.


카페 '발로'의 뜻은 스페인어로 '가치'를 뜻한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가치'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 영화 뷰티 인사이드와 참 잘 어울린다 싶었다.




 

카페 발로를 통해 다시 본 영화 '뷰티 인사이드'

영화 속 그 자리에 내가 서 있다는 것은 묘하지만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 다음 영화 여행은 어디가 좋을까?

좋은 영화 한 편 꺼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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