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은솔 Dec 12. 2022

<혐오 없는 삶>

2023 낫저스트북클럽 1월의 책

태어나 스물일곱까지 저는 동성애 문제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대학 시절 선거일은 투표하러 가는 날이 아니라 하루 꽁으로 주어진 휴강일이었고, 스물셋의 저는 살면서 한 번도 외국인 노동자를 제 삶 안에서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스물여덟, 저는 영국의 작은 도시의 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친절하고 다정한 리, 유머러스하고 정이 많은 마커스를 만나게 됩니다. 리와 마커스는 게이입니다. 사는 동안 내 사유 밖에 존재했던 동성애 문제가 리, 마커스와 친구가 되면서 갑자기 개인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이제 더는 동성애 문제에 고개를 돌리고 모른 척할 수 없었습니다. 그것은 리의 일이고 마커스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선거일과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사회로 나와 선배 사회인들과 대화를 하며 정치적 무관심 또한 과격한 정치적 행동만큼이나 국가의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물넷, 두 살 터울의 오빠가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나며 외국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 고심해보게 되었습니다.


변화는 직접 겪어야 일어납니다. <혐오 없는 삶>도 타인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일의 힘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접촉을 통한 사회 융합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삶의 무거움을 내려놓고 마음을 사랑으로 채우는 법에 대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정치, 국제정세에 관한 배경지식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저도 재밌게 읽었으니 여러분에게도 즐거운 독서 시간을 선사할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당신의 시야가 넓어지기를, 꽉 쥔 주먹을 펴고 악수를 청할 수 있기를, 분노보다 용기와 가까운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낫저스트북클럽, 2023년 1월의 책

바스티안 베르브너의 <혐오 없는 삶>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프래니와 주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