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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은솔 Feb 04. 2023

<아무튼, 계속>

2023 낫저스트북클럽 2월의 책

삶에 우여곡절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유독 내 인생의 곡절만 심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나 끝나면, 또 하나, 겨우 보내고 나면 또 다른 하나의 일이 생깁니다. 나를 갉아먹고 주저앉히는 그런 일들이. 책방을 열고나서는 그 곡절의 파동이 유난 스래 큰 널을 뜁니다. 자영업자의 삶이란 이런 것인가 하며 한 주 단위로 돌아오는 위기의 순간을 근근이 넘기고 말 그대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책방 운영 6년 차에 접어든 지금, 저는 반년째 아무 일도 없는 나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음 달은 어떨지, 반년 후엔 또 어떻게 될지 예상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지만, 적어도 지금은 일주일 단위로 불안해하며 다음 달이 오는 걸 겁내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사실이 저에게는 무엇보다 큰 위안을 줍니다. 예측 가능한 일상이 주는 마음의 안정이 있습니다.


    <아무튼, 계속>은 아무 일도 없는 나날의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책은 아닙니다. 나만의 규칙으로 채워진 일상과 반복된 루틴이 가지는 힘, 그리고 힘으로 만드는 단단한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제게는 이렇게 읽혔어요. 특별한 이벤트라는 게, 그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 아무랄 것도 없는 평범한 일상이 가지는 힘이 있다는 것, 약하지만 꾸준한  그 힘으로 나는 매일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이 책은 읽는 동안 숱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뱉어냅니다. 여러분의 일상은 어떠신가요? 여러분은 어떤 일상을 원하시나요? ‘계속'이 주는 안정된 매일을 살아가려 애쓰나요, 혹은 모험일지라도 삶의 ‘예외'가 가득한 날들을 원하시나요? 원하는 삶의 반대 경우를 생각해 본 적은 없으신가요?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무엇보다, 여러분의 일상은 안녕한가요?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누리는 낫저스트북클럽, 2023년 2월의 책

김교석 작가의 <아무튼, 계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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