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언제나 털린건 나였다
그래서, 우리는 꼭 만나야만 해요..
예전에 팟캐스트 이쓔스, 스타트업 털어주마를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https://brunch.co.kr/@jaegolee/36
2019년부터 시작한 팟캐스트로, 이제는 꽤 유명해진 팟캐스트라고 생각됩니다. 스타트업의 생태계부터 투자에 관련된 이야기, 기술에 관련된 이야기, 전망, 국내뿐만 아니라 심지어 해외 스타트업에 대한 이야기까지 두루두루 하는 팔방미인 같은 방송입니다.
흡사 프로게이머 Faker 처럼 신들린 강약조절의 진행자 주반장님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섹시한(?) 목소리의 소유자 상디님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이 다른 반전매력을 뽐내는 이타코님
친근한 동네 형처럼, 인생에서 꼭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 군시님
4명의 개성넘치는 패널들이 만들어가는 팟캐스트로, 주위에 추천도 많이하는 최애 팟캐스트입니다. 그런 팟캐스트라서, 공개방송을 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가겠다고 늘 다짐하고 있었습니다. 허나 제가 방송을 듣던 시기에는 막 공개방송이 끝난 시점이었습니다.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그게 너무 길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은 그렇게 공개방송을 잡아먹어 버렸습니다.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 코로나의 기세가 점차 사그라지던 즈음, 22년 6월 25일 거의 2년 만에 그렇게 기다리던 공개 발송 날짜가 잡혔습니다. 공개방송을 한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두근대는 마음을 붙잡으며 하루하루 그날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그날이 왔습니다.
매번 목소리로만 듣던 패널들을 직접보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좋아하는 연예인 팬미팅에 참석한 팬의 심정이 이런 것이었을까요? 혼자라서 그리고 아는 사람도 없어서 조금 뻘쭘해서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혹시라도 알아봐주지 않을까 기대도 조금 있었습니다.
그렇게 방송이 시작되었는데, 진행한 주제는 의외로 진지한 것이었습니다. 빅테크기업의 규제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찬성과 반대의 의견 모두 이해가 가는 참 어려운 토론이었습니다. 패널들의 의견을 이야기하더니 갑자기 주반장님께서 방청객들의 의견도 듣고 싶다고 마이크를 들고 처음에 저를 지목하였습니다. 알아봐주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이렇게 주목이 가는걸 원한건 아니었는데요;; 그래서, 살짝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저는 규제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이야기했는데, 너무 갑작스러워서 잘 말하지 못한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아 이 내용은 꼭 이야기해야 했는데, 그러면 대다수를 설득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평소 생각을 잘 전달한 것같고, 횡성수설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인 것 같습니다.
공개방송이 끝나고, 이어지는 뒤풀이에도 참여했습니다. 뒤풀이에는 패널들과 좀더 가깝게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패널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뒷풀이에서 느낀 패널들을 이야기하자면,
상디님은 조금 수줍음이 있으시더군요. 가볍게 눈인사하긴 했지만, 친해지기 전에는 저도 말을 많이하는 편이 아니다보니 자리가 어색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습니다.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타코님은 뒤풀이에서도 반전매력이 있었습니다. 이타코 이 남자에게 우울함이라는 건 과연 존재하겠느냐는 궁금증이 생길 정도로 목소리도 크고, 팟캐스트에서 보이는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삐짐을 연기하는 이타코님. 한 마디 한 마디에 반응하시는게 참 재미있으면서 멋짐까지 있었습니다.
주반장님은 뒤풀이에서도 무언가 진행하시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만큼 참 많은 신경을 쓰시는게 느껴지더군요. 이쓔스에는 주반장님이 계셔서 항상 질서가 느껴집니다. 하지만 불편하지는 않습니다. 마지막에 군시님 옆자리에 앉게 되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군시님은 참 따뜻했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 조심스러움과 배려가 느껴졌습니다. 같은 개발자라서 공통의 주제도 있어서, 그런 것도 있었나봅니다.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뒤풀이가 너무 짧았습니다. ㅠㅠ
공개방송 시작부터 뒤풀이까지 정말 오랜만에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나누게되어 힐링받는 느낌이었습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고 할까요? 다음 공개방송이 기다려지는 좋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뒤풀이에서 군시님께 궁금한 질문을 하나 했습니다. 이쓔스의 멤버에 링고님이 계셨는데, 언젠가부터 안 보인다. 혹시 무슨 일이 있는지, 패널에서 제외된건지 궁금했습니다.
링고님은 새로운 회사로 이직하여, 현생이 바빠서 함께하지 못하는 것일 뿐, 이쓔스의 멤버로 계속 남아있다고 합니다. 항상 마음만은 이쓔스와 함께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다시 합류할 것이라고 이야기하시더군요.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이었는데, 너무 친절하게 답해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다음에는 꼭 링고님도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링고님이 현생으로 바쁘시면, 대타로 혹 재고는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