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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활주로가 있는 밤 Aug 07. 2022

회사일로 스트레스 안 받는 방법

공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지나간 버스와 같아서 뒤 돌아봤을 때 만들어진다 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라는 건 사실 방금 제가 지어낸 격언입니다. 미안합니다. 그래도 출근길 탈 버스가 지나간 지 1분 후여서 앞으로 10분을 뙤약볕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하면 아무래도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게 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소한 일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물론 저에게 사소한 일이란, 밥 먹다가 김치 국물이 흰 와이셔츠에 튀었을 때나 세차했는데 그날부터 장마인 경우 정도일 겁니다. 아무리 그래도,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딱히 해결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보통 회사 스트레스는 일이 너무 많아서거나, 일이 무언가 잘못되었거나, 내친김에 사람이 이상하거나-물론 저는 지극히 주관적입니다- 경우 정도로 추려집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오면 일단 덮어두고 생각합니다. 위 3가지 중 어떤 사항에 해당되는지 체크리스트를 꼼꼼히 보고는 개략적으로 윤곽을 잡습니다. 보통 일이 많거나 어렵거나 잘 못할 때는 시어머니 같은 사공의 힘이 지대하기 때문에 사람 때문이구나라고 금방 깨닫게 됩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었구나라고요. 그러고선 다른 생각을 하려고 합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주말까지 날씨가 좋아서 아내 손 잡고 산책이나 갔으면 좋겠다. 아니면 집에서 저녁 먹기 전까지 잠깐 힘든 운동 하러 왔다고 생각하려고 하지만 요점은 뚜렷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사고를 쳤습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젖은 셔츠를 선풍기로 말리며 사고를 나름대로 어떻게 해결해 볼까 한 장 정도로 정리합니다. 그러고선 옥상에 올라가 아내한테 사랑한다고 말하고 팀장님 옆에 앉습니다. 팀장님께 나름의 해결책을 말하며 시시각각 어두워지는 얼굴을 관찰합니다. 너무 1인칭으로 관찰하고 있었네요. 그보단 3인칭 전지적 시점으로 보며 최대한 공손히 묻는 말에 대답합니다. 물론 팀장님 스트레스 쌓이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기 시작하면-보통 격양된 목소리가 많습니다- 다이어리를 열심히 보는 척해야 합니다. 물론 이 모든 상황에서 뚜렷한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보고가 끝나면 법에 접촉되는 범죄가 아니면 어떻게든 해결이 된다고 생각하고 선배님들 의견을 수렴해서 다시 일이 굴러 가도룩 둡니다. 당연히 내가 잘못한 것이기 때문에 선배님들 의견에는 가시가 돋아져 있겠죠. 그래도 하는 수 없습니다 하곤 하나씩 취합해서 해결책을 만들어 봅시다. 그렇게 사고가 해결됩니다. 그렇게 보면, 스트레스를 받았던 수많은 업무들이 대체 뭐였는지 잘 기억도 안 나시지 않나요?. 그러니깐 처음부터 기억 안 나는 사람처럼 행동합다. 물론 사고를 치셨으면 수습하셔야 합니다. 특히, 물을 책상에 쏟았으면 어쩌지, 어떡하지라고 후배를 쳐다보지 말고 휴지로 빨리 닦기 시작합시다.


앞서 말했듯 스트레스 상황에서 내 생각을 안 하고 딴생각을 하는 게 중요합니다. 너무 극단적으로 딴생각하지 않으면 티도 잘 나지 않습니다. 이 방법, 스트레스에 정말 잘 먹힙니다. 참, 그래도 칼퇴하지 못해서 오는 스트레스는 저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딴생각을 하자니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내 침대만 생각이나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데 혹시 칼퇴하는 비법 같은 거 알고 계시면 저에게 참 도움이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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