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인들을 위한 데이팅 앱
해외에서 살다보면 간단한 것도 쉽지않음을 종종 느낀다. 소금빵 바닥의 그 바삭한 크러스트를 한 입 가득 느끼기 위해선 슬리퍼 신고 동네빵집으로 향하는게 아니라 당장 밀가루 반죽부터 시작해야 한다. 몇번의 실패를 거쳐 만족스러운 소금빵을 만들 수 있게 되었지만 이 맛있는 빵을 누군가와 같이 즐길 수 있다면, 누군가를 위해서 만든 빵이였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가끔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해외에서 사는 한국인들 중 의외로 같은 한국인과 연애/결혼을 하고 싶어사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것을 살면서 알게 됫다. (나를 포함해서) 이런 사람들에겐 여러가지 방법이 있겠지만은, 문제는 거의 모든 한국 데이팅 앱은 해외에서 사용이 불가능 하다는 점이다. 일단 한국 통신사 번호로만 본인인증을 통과할 수 있고, 어지저찌 가입에 성공했다고 해도 지역선택에 내가 사는 도시는 아예 선택권이 없다. 어쩌다 해외지역을 선택할 수 있는 앱이 있으면, "유럽" 이렇게 유럽 유저를 통으로 묶어 버리는 식이다. 이래서는 앱을 통해서는 도저히 누군가를 만날 수가 없다. 틴더, 범블 등은 아무래도 특정 국가의 사람들을 만나기에는 어렵고 이러한 니즈를 가진 사람들은 보통 그런 기성 데이팅 앱에는 잘 가입하질 않는다.
개인적으로, 누군가를 단지 만나고 싶다는 순전한 니즈를 볼모로 엄청난 금전결제를 유도하며 배를 불려온 수많은 데이팅 앱들 또 기하급수로 늘어나며 장사가 성황인 결정사들에 대해 수년간 안타까운 마음도 들던 차, 개발자인 나는 데이팅 앱을 간단히 만들어 보기로 했다. 일단 내가 살고있는 독일의 한인 온라인커뮤니티 베를린 리포트에 글을 올려 얼마나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까 확인 한 후, 몇 달간 뚝딱뚝딱 개발하여 기본적인 기능만 딱 들어간, 해외에서 한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데이팅 앱을 만들었다! 이미 솔루션이 있는 것을 또 만드는 것은 재미없지만 솔루션이 없는 상황을 해결하는 것을 만드는 개발은 언제나 힘이 난다.
서울데이트 ABROAD
일단 만들며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작은 한인사회라 사용자들이 노출을 걱정하기 때문에 1주일에 1~2장의 프로필 만을 받는 방식으로 노출을 최소화 하고자 했다. 또 웹앱이지만 종단(E2E) 암호화를 넣어서, 만든 사람조차 절대 사용자들의 메세지 내용을 볼 수 없다. 아주 간단하게, 가입해서 원하는 거리 (최대 500km), 선호 나이 등을 설정하고 카드를 받아 서로 좋아요를 하게되면 대화가 시작하고 끝이다. 무료이고. 개인개발이라 모든것을 자동화 시켜서 만들어서 신경쓸 필요가 없고 운영비용도 거의 미미한 수준이다.
앱 이름은 서울데이트 ABROAD 로 https://seoul.dateabroad.online 에 들어가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 내 홈그라운드인 독일에서는 감사하게도 벌써 500 명이 넘게 가입을 해주셨고 현재까지 250건 매칭이 발생했다. 실제로 만남까지 얼마나 이뤄졌을지 알 방법은 없지만 상당히 보람이 느껴지는 일이다 <3<3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한인분들도 사용했으면 하는 마음에 글을 올린다. 개인개발로 마케팅 등 하는데 제약이 있어 이 글에 공감하신 분들은 사시는 지역 한인 커뮤니티에 앱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달콤한 식빵 한입에 우유 살짝 머금는 것이 얼마나 맛있는지 아는 내 인연 찾으시길 바라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