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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루 Apr 04. 2023

#36. 두 예수

마 27:15-26

[20절]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이 무리를 권하여 바라바를 달라 하게 하고 예수를 죽이자 하게 하였더니"

 무리를 충동하고 권하여 설득했던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참으로 악합니다. 빌라도도 눈치챘을 정도로 그리스도 예수를 향한 그들의 시기심이 충만했습니다(18). 그들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까지도 그 죄악에 가담시켰습니다.

 제 마음에 이러한 악함이 창궐하지 않게 하소서. 미움과 시기, 분노나 우울이 마음에 쌓이면 그것이 저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까지 범죄 하게 할 수 있음을 봅니다. 예수님께서 엄히 책망하셨던 '맹인이 맹인을 인도하는’ 우매한 일에 가담하지 않길 원합니다.


[23절]   

"빌라도가 이르되 어찜이냐 무슨 악한 일을 하였느냐 그들이 더욱 소리 질러 이르되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하겠나이다 하는지라”

 죄악에 충동된 마음은 절벽으로 돌진하는 돼지 떼 같습니다. 어찌 됨인지, 이 사람이 정말 그만한 일을 하였는지 생각하거나 다시 생각해 보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묻는 자를 향하여 더욱 소리를 지릅니다. 폭동을 일으킬 정도로 공격성을 드러냅니다.

 그리스도 예수를 원하지 않는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악해질 수 있는지 봅니다. 두렵네요. 십자가만 바라봐도 인간이 어디까지 끔찍해질 수 있는지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어지는 수많은 학살과 고문은 예삿일이 아니지요. 주여, 우리에겐 아무 소망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가 아니면 우리는 짐승만도 못한 존재일 뿐입니다. 현대인들이 자랑하는 우리의 이성도 비이성을 불태울 땔감이 될 뿐입니다.


[22,25절]   

"빌라도가 이르되 그러면 그리스도라 하는 예수를 내가 어떻게 하랴 그들이  이르되 십자가에 못 박혀야 하겠나이다"

"백성이  대답하여 이르되 그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릴지어다 하거늘"

 그들이 다(pas)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 외쳤습니다. 백성이 다(pas) 그 피를 자신들이 받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우리 중 누구도 예수의 십자가에 대하여 무죄하다 할 수 없습니다. ‘호산나’를 외쳤던 자들이 ‘십자가’를 외칩니다. ‘나사렛 예수’를 외쳤던 자들이 ‘바라바 예수’를 외칩니다. ‘아빠의 아들 예수’라는 그 이름은 우리가 얼마나 우리가 원하는 예수와 참 예수를 교묘히 혼동하며 부를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고발합니다.

 저는 제게 말씀하시는 예수를 원합니다. 저를 부르셔서 제자 삼으신 예수를 원합니다. 저를 사랑하시고 저를 섬기신 예수를 원합니다. 여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예수를 원합니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당신이 먼저 저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무리 속에서 저를 택하여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19,24,26절]   

“총독이 재판석에 앉았을 때에 그의 아내가 사람을 보내어 이르되 저 옳은 사람에게 아무 상관도 하지 마옵소서 오늘 꿈에 내가 그 사람으로 인하여 애를 많이 태웠나이다 하더라"

"빌라도가 아무 성과도 없이 도리어 민란이 나려는 것을 보고 물을 가져다가 무리 앞에서 손을 씻으며 이르되 이 사람의 피에 대하여 나는 무죄하니 너희가 당하라”

“이에 바라바는 그들에게 놓아 주고 예수는 채찍질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게 넘겨 주니라”

 빌라도는 책임을 피하고자 했으나 그러지 못했습니다. 스스로 손을 씻는다고 깨끗해질 수 없습니다. 특히 고난주간에 우리는 스스로 손을 씻습니다. 빌라도처럼, 예수의 십자가와 그를 죽게 만든 인간의 죄악에 대하여 자신은 무고한 것처럼 여깁니다. 십자가에서 죽임 당하신 예수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많이 어렵기 때문에 그 일에 상관하지 않으려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일에 상관없게 되는 건 맞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실 때 말씀하신 것처럼, 예수님의 공로에 상관없게 되어 멸망하는 것이죠.

 우리가 헛되이 손을 씻지 않게 하소서. 도리어 어린양의 피로 얼룩진 손으로 주님께 나아가게 하소서. 제사를 지내는 자들의 손에는 사체의 피와 물과 온갖 잔여물들이 가득했습니다. 하나님께 예배하는 자의 손은 그 제물로 인해 더럽혀졌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거룩한 채 하는 우리의 손은 깨끗합니다. 거룩한 제물로도 더럽히려 하지 않습니다. 영적 결벽에 빠져 더럽고 추하고 수치스러운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상관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손을 씻지 않게 하소서. 빌라도가 손을 씻은 뒤 한 일은 예수를 채찍질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게 넘겨준 일이었습니다. 손을 씻는 행위가 얼마나 기만적이고 위선적인지요. 예수님의 십자가에 우리 모두가 책임이 있습니다. 겸손히 이 사실을 인정하고 참회함으로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 자비와 사랑, 그 구원하심에 참여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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