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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삭한 주노씨 Jul 28. 2020

숙박업소 최저가 예약 꿀팁

에어비앤비 수수료에 숨어 있는 수학적 꼼수

대부분의 숙박업자들은 자신의 숙소를 여러 개의 ‘숙박플랫폼’에 올려 놓는다. 역시 네이버, 에어비앤비, 아고다, 호텔스닷컴, 부킹닷컴, 야놀자, 인터파크(예약건수별 순서)내가 운영했던 '제주돌집 탱자싸롱'을 등록해 놓았다. 특정 사이트에 가격을 1천원이라도 낮게 책정해 올려두면 손님들이 귀신같이 알고 그 사이트를 통한 예약수가 증가한다.


일단 네이버예약이 가장 많은 이유는 수수료가 없거나(=숙박비를 주인 계좌에 직접 입금시) 4분의 1에 불과한 수수료율(=네이버페이 이용시 약 3%대) 때문에 숙박업자의 순수입(=Net)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네이버를 제외한 나머지 숙박플랫폼의 대행수수료율은 15%다. 가령 소비자가 방값으로 10만원을 지불했다면 민박주인은 8만5천원만 갖게 되고 나머지 1만5천원은 숙박사이트가 갖는 구조다. 네이버예약의 경우 수수료가 0원이다 보니 10만원짜리 방을 1만원 저렴한 9만원으로 올려도 다른 사이트에서 팔렸을때 보다 5천원이 이득이다. 15%를 가져가는 일부 사이트는 최초 검색시 방값이 8만5천원인 것처럼 노출해서 9만원인 네이버예약보다 저렴한 것처럼 착각을 주는데 최종결제창으로 넘어가면 그제서야 ‘최종합계 10만원’이란 수수료 발톱을 드러낸다.


에어비앤비의 발톱은 더 예리하고 교묘하다. 에어비앤비의 성공요인 중 하나는 바로 수수료율 산정방식에 있다. 에어비앤비 역시 위에서 언급한 방을 8만5천원이라고 처음에 노출한다. ‘와 역시 에어야’하고 예약버튼을 누르면 다음 단계에 서비스 수수료가 붙은 가격이 노출되는데 최종가격인 10만원의 15%인 1만5천원이 추가되는게 아니라 처음 노출된 Net가격인 8만5천원에서 15%가 붙여진 9만7750원이 다. 위에서 15%(1만5천원)인 가격은 아래에서 올라가면 13.5%(1만2750원)이다. 여러번 클릭을 해서 결제창까지 오는 수고를 한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10만원인 다른 사이트보다 조금이라도 저렴하니 결국 에어비앤비에서 예약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과연 에어비앤비의 수수료율은 다른 곳보다 저렴한 13.5%일까? 그렇다면 에어가 꼼수를 부린단 이 글을 쓸 이유가 없다. 다른 곳보다 저렴해 보이는 1.5%에 해당하는 부족분을 손님이 아닌 민박주인으로부터 가져감으로써 결국 15%를 완성한다. 업주입장에선 8만5천원의 수입이 생길 줄 알았는데 통장에 찍힌 돈을 보면 몇천원이 빠져있다. ‘뭐 에어비앤비가 돈을 벌게 해줬으니 그 정도는 가져도 돼’할 정도로 푼돈같은 돈을 빼가는 거라 큰 불만거리를 제공하지 않을 거 같다. 기막힌 황금비율이다.


업주만 들어갈 수 있는 관리자 페이지에서도 에어비앤비의 매서운 마케팅 전략은 곳곳에 포진해 있다. 먼저 가격책정방식. 다른 사이트의 방값은 소비자가 최종 지불하는 금액인 10만원으로 별 고민없이 주인이 세팅해 놓음 되는데 에어는 손님으로부터 13.5%, 나(=주인)로부터 1.5%가 공제되기 직전의 약 8만7천얼마정도의 정교한 금액으로 세팅해야 소비자가 보는 최종가격이 10만원이 된다. 수포자인 나같은 놈은 1.5%고 뭐고 그냥 8만5천원 정도로 세팅을 할 수 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에어비앤비가 다른 사이트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 될 수 밖에 없게 주인들이 발 벗고 나서는 형국이다. 그나마 저렴하게 세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설정한 가격의 글씨 색깔은 늘 붉은색(=경쟁민박에 비해 많이 비쌈을 의미)을 띈다. 금액을 낮추면 색깔이 노랑색에 가까워 지고, 경쟁력 있는 가격일 경우 비로소 파란색이 뜬다. 근데 파란색이 보여질 때의 가격은 주인 입장에선 차라리 판매를 안하면 안했지 수긍할 수 없을 정도의 형편없이 낮은 가격일 때가 많다. 10만원짜리 방을 5만원에라도 팔면 다만 얼마라도 수수료 수입이 생길테니 에어비앤비는 업주가 원하는 가격따윈 크게 관심이 없다. 그저 색깔 장난을 통해 업주에게 ‘내 방값이 너무 비싼가?’ 하는 죄책감을 갖게 함으로써 업주 스스로 가격을 내리게 교묘하게 유도한다. 이밖에도 이용후기를 공개하는 방식이나 슈퍼호스트 제도 등 에어비앤비의 차별화된 강점은 계속 되지만 글이 길어지는 것같아 여기선 다루진 않겠다.


모든 플랫폼들이 예약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치열하게 전개한다. 아고다는 모바일 예약시 10% 추가할인을 해주는데 문제는 주인들이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무단으로 해줄때가 있단 거다. 손님 입장에선 나쁠 게 없지만 주인 입장에선 너무 싸게 받다보니 몇번 당하고 나면 아고다 가격을 10% 높게 세팅하거나 최악의 경우 손님에게 직거래를 유도해 부족분을 보충하곤 한다. 이런 직거래 유도를 방지하려고 아고다에선 업계 최초로 얼마전부터 예약자의 전화번호를 업주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10박하면 1박 무료’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 곳도 있고, 수수료 할인쿠폰을 남발해 직거래 가격과 별반 다르지 않게 출혈경쟁을 불사하는 사이트도 있다.


음식배달 시장에선 규모의 경제로 공룡앱들이 직거래보다 더 큰 혜택을 이미 제공하고 있지만, 적어도 호텔같은 대규모가 아닌 소규모 숙박시장에선 여전히 직거래 이용시 최저가 예약이 가능하다. 일단 유명사이트에서 맘에 드는 민박을 찾으면 판매 가격을 체크한 후 해당 업체의 전화번호를 찾아 직접 딜을 해봐라. 플랫폼 회사가 가져갈 15%의 수수료를 반반으로 나누자고 업주에게 제안한다면 안받을 이유가 없다. 물론 내 업소를 손님이 알게끔 도와 준 플랫폼 회사에겐 몹쓸 짓이 될 수도 있지만 이런 현명한 고객들의 비율은 생각보다 매우 적다. 예약했음을 증명하는 바우처같은게 없어 왠지 꺼림직하다고? 그럼 네이버예약을 이용해라. 네이버페이를 이용하지 않는 업소는 네이버 예약가와 직거래 가격이 같다. 가격도 최저가고 네이버가 예약내역을 손님과 업주 모두에게 문자 양식으로 남겨주 믿음이 간다. 숙박비 송금을 위한 현금이 부족하다고? 네이버예약 후 업자에게 사정을 얘기해라. 절반은 바로 입금, 절반은 입실시 카드결제 등 온갖 해결책을 제안해 줄거니까.


그나저나 이 글로 인해 숙박플랫폼 회사들로부터 블랙리스트로 지정될까 두렵구나.


사랑에어 에어비앤비!

최고다 아고다!




* 이 밖에 도움이 되는 제주여행을 위한 각종 꿀팁은 '삶이오다'에 나온 제 인터뷰 영상을 참고하세요~


https://youtu.be/3DEHuTNVUJ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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