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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은 Jul 12. 2018

도서공간기획자 서점탐방記 _ 교토서점

'호리베아츠시'를 중심으로 본 교토서점들

교토의 대표 서점하면 케이분샤가 가장 먼저 꼽힌다. 작은동네의 서점이지만 짜임새있는 서가구성과 상품큐레이션으로 2008년 영국 기디언지에서 세계에서 아름다운 10대서점에 선정되면서 우리에게도 유명한 서점이 되었다.


호리베 아츠시는 지금의 케이분샤를 만든 점장으로 몇년전 이곳을 퇴사하고 세이코사 책방의 대표가 되어 교토엔 개성있는 서점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국내도 출간된 <거리를 바꾸는 작은 가게>를 통해 케이분샤에 대한 경험을 중심으로 교토의 거리를 잇는 작은상점들의 이야기를 교토 토박이인 그만의 시선을 엿볼 수 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사양 산업이라 불리는 동네 서점을 경영하는 사람으로서 비합리적인 '기호품'을 판매하는 가게의 존재 의의를 다시 확인하고자 한다. 책에서 언급한 교토의 가게들은 그리 유명하거나 특출난 노포가 아니다. 하지만 내게는 '이 지역에 꼭 필요하고, 교토 답다고 여겨지는 소중한 가게들이다.

과거와 함께 현재를 살아가는 교토 사람들은 지금도 노포의 간판을 지키고, 오래도록 그 자리에 있는 것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이라는 사고방식이 예전부터 존재했다며 직장인보다 장사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교토의 지역색이라고 소개한다.

'이 동네에서 장사하려면 주변과 밀접한 관계를 맺지 않고 어려울 것' 이라는 책 속 서점 가케쇼보에 진심어린 조언하는 것만 보아도 어떤 분위기의 동네인지 대략 짐작이 간다. 책 속 작은 가게들을 둘러보는 것도 교토스러움을 만끽하는 흥미로운 여정이 될것이다.


모든 여행은 동네 토박이를 만나면 여행의 재미가 깊어지듯, 호리베 아츠시라는 한 인물의 서점에 대한 궤적을 통해 살펴보는 것도 왠지 흥미로울것 같아 우연한 만남을 바탕으로 소개해본다. 

베테랑 서점인을 중심으로 여행하는

교토서점 탐방!




첫번째 홍대 <탐방서점> 행사에서 호리베 아츠시를 만나다.


홍대 <탐방서점>이라는 행사에서 그를 직접 만나 인터뷰할 수 있는 좋은기회가 있어 그의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호리베아츠시는 케이뷴샤를 나와 자신만의 서점을 준비하고 있었고, 나 또한 교보문고를 퇴사하고 도서공간기획자로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었던 시점이라 나에겐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바는 그동안의 오랜 시도와 경험을 바탕으로 세운 자신만의 기준으로 일하는 서점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케이분샤에서 상품과 책이외의 일들로 점점 확장성을 갖는것도 좋지만, 책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하고 싶어 세이코샤라는 서점을 오픈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면식없는 사람들과의 이벤트보다는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시너지를 낸다라는 이야기에선 이것이 교토스러운 관계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SNS를 그 채널들에 맞게 나름의 방식으로 정보를 발신하는 모습은 디지털시대 책의 방향에 있어 저항이라는 느낌보다는 먼가 파도에 올라타듯 흐름에 맞춰 실행하는 모습 또한 기억에 남는다.

교토의 작은책방을 세계적인 아름다운 책방으로 만든 그의 자존심과 의지가 느껴졌던 짧지만 인상깊었던 시간이었다.




두번째 동네서점의 롤모델, 케이분샤

케이분샤1975년에 창업해 지금까지 우리는 이치조지의 케이분샤늘 알고 있지만 사실 교토시내만해도 세군데나 있는 서점체인이다. 이곳은 편집서점이나 큐레이션 서점이란 말이 나오기전 부터 기존분류가 아닌 테마형 분류를 시도하고, 책과 잡화를 연관진열을 통해 매력도를 높였다. 또한 서점, 출판사, 작가와 아티스트들이 어우러져 시너지를 내는 플랫폼으로서 갤러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내공이 켜켜히 스민 동네서점이다.

지금의 SNS처럼 온라인 미디어를 통한 발신은 세계에 알려지게 된 기폭제가 되었는데, 이러한 다양한 이벤트로 인해 서점을 중심으로 거리의 관계가 훨씬 밀접해짐을 경험하게된다. 교토시 작은동네는 점차 작은 가게들이 모이는 거리로 각광받고 있는 것을 보니 "세상과의 연결 통로같다"는 경험으로 알게된 책 속 표현이 와닿는다.


"결국 나의 업무는 서점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기억 이르렀다."


점점 다양한 시도에 있어 서점이란 무엇인가라는 정체성의 혼란을 느꼈음이 전달되는 멘트인것 같다. 되려 교보문고에 입사해 '배움'이라는 많은 작가의 강연회나 체험프로그램 기획자로서 '구서재'라는 테마에 따른 북큐레이션과 이벤트 등을 진행했던 편집매장 디렉터로서 새롭게 책의 경험을 만들고 시도하는 코너들로 일을 시작한 나와는 고민의 지점이 다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들었다.

책과 재화의 연계는 시대의 필연이기도 하지만 베테랑 서점인으로서는 딜레마이지 않을까. 훗날 책에 더 집중하는 자신만의 서점 '세이코샤'의 컨셉은 딜레마에서 얻은 자신만의 해답인것 같았다.

""나는 요즘 '내가 할 일은 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문화를 잡지처럼 편집하는 일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책이 중심에 설 수만 있다면 어떤 일에 도전하더라도 게이분샤다움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제 '편집 서점'을 운영하는 '편집자'로서 시선을 서점 밖 '지역'으로 돌리려 한다. 이 거리의 사람들이 직접 꾸리는 작은 가게가 살아남으려면 상품이나 서비스에 관한 아이디어만으로는 부족하다. 업종을 초월해 거리에서 배우고, 거리에서 함께 살아갈 때 비로소 서점을 비롯한 작은 가게의 미래를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케이분샤의 성공요인

호리베 아츠시가 점장이었던 이치조지점의 성공 이유를 살펴보면 케이분샤를 중심으로 '지역의 문화자본을 담아내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생각이 든다.  성공요인을 몇가지 꼽아보면,


1. 이노베이션을 가능케 하는 지적자본을 가진 제안을 만드는 사람, 개성있는 직원들.

책속에서 B급 만화의 매력을 알게한 서브컬쳐 매니아 오니시와 인디밴드의 CD나 매거진을 편집하는 스타일리시한 팝컬쳐에 빠져있는 젊은 디자이너 요코스카라는 선배들 이야기가 나오는데, 일반서점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인재구성이다. 케이분샤는 다양한 가치관의 공존으로 서점을 지키겠다는 호리베아츠시의의 방침이 지금의 차별화된 서점이 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인재의 중요성은 츠타야의 마스다 무네아키 사장 또한 <지적자본론>책을 통해 이야기하는데, 이노베이션은 언제나 아웃사이더가 일으키기에 그 분야의 아웃사이더를 담당자로 앉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경력자들의 "굳이 이렇게까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데"를 경계해야 한다고. 기존의 조직구조와는 전혀다른 과감하고 어찌보면 무모한 행보다. 하지만 소비시장가 변하면 비즈니스의 바탕도 변해야 한다는 자신만의 생각을 T-SITE를 통해서 보여주고 사람들은 이에 열광하고 있다. 이러한 반향이 한국의 보수적인 서점이나 유통사에도 '츠타야스타일'이라는 트렌드로 영향을 미친것을 보면.

기존의 책정리하는 형태의 '진열'이 아닌,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편집책장을 통한 '제안'을 해야 한다. 서점의 이노베이션을 가능케 하는 수준의 지적자본이 필요한것이다. 이 제안 능력의 축적여부가 성패를 가른다고 볼 수 있다.

인재를 보면 조직을 알 수 있듯이 '케이분샤'나 '츠타야'의 차별화된 서점으로서의 성공요인은 '제안을 할 수 있는 인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한번 만들면 고정화되는 인테리어라는 하드웨어가 아닌 지속가능함을 만들어내는 인재라는 소프트웨어의 본질로의 접근이다.


2. 그 서점만의 스테디셀러. 

간판을 떼고도 책의 특징이 살아있는 서점이 동네에 있다는건 서점이 많은 것보다 독서저변확대나 교양면에서 훨씬 우위다. 시모기타자와나 야네센은 동네에 각기다른 성격의 서점 투어만으로도 흥미롭고 재미있는 여행을 할 수 있다. 그 안의 스테디셀러라! 어떤 책일까라는 궁금증에 취향에 관계없이 생각만해도 소장욕구가 마구 셈솟는다.

대형서점에 근무하면서 롱테일의 법칙은 서점을 지탱하는 힘과 같은것이라는 것을 경험했다.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이에 매몰이 아닌 서점만의 스테디셀러를 만들자는 방향성은 지금은 큐레이션이 좋은 서점을 만드는 바탕이 되었다고 확신한다.


3. 온라인 숍운영. 시대의 흐름을 파도를 타듯. 더 이상말해 무엇하나.


4. 서점에서 나아가 문화플랫폼으로!

현재는 Cottage가 갤러리 앙페르의 역할을 하고 있다.

1996년 '갤러리 앙페르'라는 갤러리를 만들어 서점안에 새로운 고객흐름을 만들고자 했다. 점장이 되고나서 전시에 적극 관여하는데, 언제나 도록을 만들어 판매했다고 한다. 갤러리를 매개로 서점과 출판사, 작가가 함께하는 기획들이 시너지가 되어 서점은 책만 판다는 생각에서 폭넓은 시도들이 교류하는 장으로 확대되며 생활관 오픈으로 이어진다.

 2006년 의식주 관련서적과 생활잡화를 판매하는 '생활관'이 생기면서 '편집서점'의 형태가 되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소설이나 인문이 중심이된 구성도 넓어지게 된다.


5. 서점의 차별화를 만드는 핵심은 서가의 구성, 카테고리

케이분샤 진화와 함께 호리베아츠시는 점장이되며 '서가구성'의 변화와 함께 기준을 마련 하게된다. 내 경험에 미루어 보면 대형서점에서의 근무경험은 전분야의 책을 접하고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인생에서도 소중한 시간이다. 이렇게 많은 생각과 스토리가 책이라는 형태로 표현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경이롭기까지 하다. 일 자체가 테마에 맞는 책을 찾고 발굴하는 일이었지만, 이 매력에 빠져 월급의 상당부분이 책으로 바껴 회사책상과 집에 쌓이는 직업병이자 중독증상이.

컨텐츠로서의 좋은 책은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Timeless나 그 시대를 반영하는limit 독특한 한정성이 있어 매력적이고 재미있다. 이 많은책을 지금의 카테고리 분류로는 발견의 재미를 알기기 너무 어렵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평대위의 신간을 중심으로 보고 구입하는 구매패턴을 볼때 서가에 꽂힌 좋은 구간들이 고객들의 손에 닿기에는 확률이 거의 없기에, 좋은 컨텐츠를 다시 선별하고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이 것이 바로 북큐레이션이다. 큐레이션을 담아내는 카테고리는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 내는 화두이자 플랫폼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호리베아츠시가 케이분샤에 적용한 서점 카테고리 기준을 보면,  


- 문고판과 하드커버, 그림책과 아트북을 함께 진열하며 문자 인덱스는 피한다.

- '요리책', '문고판' 같은 편의상 분류를 대부분 해체하고, 각 코너는 자체적으로 나눈 주제에 따라 진열한다.


케이뷴샤는 그동안 축적된 내공과 명성대로 서적, 잡화, 휴식공간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 동네서점의 롤모델이자 우리가 꿈꾸는 서점이 이런 모습 아닐까.




세번째 ROHM Theater 교토 안의 츠타야 서점.

교토의 여행자의 아침은 상쾌하게 공원과 산책길이 있는 헤이안 신궁쪽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곳은  오가자키 츠타야내에 있는 클래식하면서 모던한 공간감 매력적인 이름도 예쁜 교토모던테라스에서 커피로 시작해 간단하게 먹는 일본식 아침은 여유롭기도 하지만 공원 특유의 상쾌한 고요함은 덤이다. 이곳에서는 하루종일 근처에 머물면서 일본전통을 느낄 수 있는 책도 보고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고, 아침부터 식사를 하면서 반나절정도 머무는 것도 좋다.  

츠타야 T-site는 지역특징을 북큐레이션과 이를 반영한 인테리어를 담아냈는데, 교토 오가자키 츠타야는 「아트」 「일본의 생활」 「ON JAPAN」을 주제로 큐레이션 된 서점이다. 아니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일본의 옛스러움을 대표하는 관광도시 교토여행의 기억을 간직할 수 있는 공예와 잡화들이 있는 수비니어 상점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것'들로 양손을 가득채워줄 멋진 선물들이 가득한 서점!

 

가장 부러운 곳은 츠타야내에 <BOOK&ART GALLERIA>라는 극장내 라이브러리.

50년 전통의 교토회관을 새로운 공연예술 공간인 ROHM Theater 교토라는 문화의 전당으로 변신하였다. 이곳 3층에는  <BOOK&ART GALLERIA>라는 극장내 라이브러리가 있는데,

"감성으로 전해지고 공감으로 이어진다" 컨셉으로 문화와 예술의 지식을 넓히는 것을 목적으로 교토 오카자키 츠타야 서점이 프로듀스한 책공간이다.

예술과 문화의 범주에서 공간에 맞게 선서해 깊이있게 소개하는 라이브러리 책들은 언제든 열람이 가능하다.


[책장 카테고리]

- 극장문화 또는 공연을 더 잘 알기위한 책장.

- 주변 미술관에서 열리는 전시와 예술의 지식을 심화 시킬 수 있는 책장.

- 교토의 유명 인사들이 선택한 책에서 그 저자의 '마음'과 '가치'를 알 수 있는 책장.


우연히 이곳에서 호리베아츠시를 만나다.


서점을 보고 라이브러리로 올라와 천천히 서가를 구경하고 있는데, 한쪽 테이블에서 글을 쓰고 있는 호리베 아츠시상을 만났다. 무언가 공간의 컨셉과 쓰임이 일치하는 느낌이 들어 부러웠다. 인터뷰를 통한 인연으로 반가운 마음에 간단한 인사와 다음날 그가 오픈한 세이코사 방문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라이브러리를 부러운 마음으로 계속 둘러봤다.


이러한 라이브러리는 교토의 저력과 지역의 수준을 한번에 보여주는 공간인것 같다. 우리의 문화공간들에서 단순히 관련도서의 진열이 아닌 좀더 전문성과 지속성을 가진 이러한 공공공간은 이제는 갖추어야하지 않을까.



네번째 드디어 자신만의 개성을 담은 큐레이션 서점, 세이코샤.

사실 케이분샤보다 이곳이 더 궁금했다. 문을열고 작은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한국 뮤지션인 이랑의 '로쿠차 구다사이' 음악이 흘러나와 반갑기도 하며서 왠지 여행의 피로감이 풀리는듯 기분좋았다.

역시 촘촘하고 알찬 구성이 책에 집중한 느낌이 가득했다. 세이코사는 케이분샤의 규모감있는 공간에 동네의 세월이 쌓인 아기자기한 느낌보다는 작은규모에서 깔끔하고 엄선된 큐레이션이 느껴졌다. 서점점장이라면 이 정도의 큐레이션 실력은 있어야한다는 걸 직접 보여주는 듯하다. POP로 많은 정보를 전달한다가 보다 깔끔한 도서배치가 맘에 든다. 케이분샤보다 작은규모지만 책의 비중을 높이고 집중한만큼 어떤 그만의 방식으로 소통할지 매우 궁금하다.

일본의 책방을 방문해보면 주인들은 각기 다른 개성이 그 책과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유명세나 브랜드로서가 아닌, 책에 대한 자신감이 단단하게 응축되고 정리된 '경험의 힘'을 이곳에서 느낀다.



드나드는 과정을 통해서도 성장하는 서점, 산가쓰쇼보


"곧 교토를 갈 예정인데 서점 추천부탁드립니다." 라는 요청에 망설임없이 호리베 아츠시 대표가 추천한 곳이 바로 산가쓰쇼보이다. 이곳은 1950년에 창업한 신간서점으로, 책에서도 익히 이곳의 업력을 소개하고 있을 정도로 다른 서점에서는 좀처럼 찾기 어려운 책이 많고 이를 알맞게 추천해주는 서점이라고.

" 매출이 신통치 않은 책까지도 진열하는 방식에 따라 책은 자신과 옆의 다른 책까지도 빛나게 한다. 그러나 서가를 잘 편집해 두면 손님들은 서가를 따라 시선을 옮기면서 흥미와 지식의 폭을 자연스레 넓힐 수 있다. 그러한 가능성과 가치를 시시도 교이치 씨는 '산가쓰쇼보'라는 가게를 통해 표현하였던 것이다."

좋은 서점이나 가게들은 그곳을 드나드는 과정을 통해서도 성장을 한다. 호리베아츠시에게는 이곳이 바로 관심사를 확장하고 자신만의 선서기준을 세울 수 있었던 큰 역할을 하는 배움의 장소였다고 책속에서 소개한다.


<느낌을 팝니다>라는 사회학자 우에노 지즈코 의  책에서는 산가쓰쇼보에 대한 전혀다른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소개되는데,


서점 안쪽의 계산대에는 언제나 주인S씨가 조용히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교토 근방의 지식인이나 문인들과의 교류도 두텁던 그는 이쪽 방면에서 유명한 사람이었다. 서점에서 판매하는 책은 모두 그가 선택한 것이었다. 아직 서점이 문화의 거점이었던 시절이다. 그 시절의 서점은 일하는 사람의 개성이 진하게 묻어났다.
어느 날이었다. 나는 책을 골라 계산대로 갔다. S씨는 내가 내민 책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라면 이 책을 살 줄 알았어요."
순간 머리에 피가 치솟았다. 나는 할말을 잃고 입을 다문 채 책을 받아 그곳을 서둘러 빠져나왔다.
그날 이후로 그 서점에는 두번다시 가지 않았다.

비록 시간관계상 가보지는 못했지만, 두권의 책 속에 나오는 에피소드들을 보니 산가쓰쇼보의 개성이 담긴 책들이 더 궁금해져 다음 여행에서는 일정에 꼭 넣겠다 다짐을 했다.


사람이 보이는 서점


무의식적 문화학습이라는 측면에서 퀄리티를 기준으로한 좋은서점과 공간이 많아져야 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산가쓰쇼보 서점처럼 드나듬 만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서점이 이제는 필요하다. 북큐레이션은 한때의 붐이 아닌 책을 통해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축적의 시간이되야한다. 퀄리티 담보하는 우선순위는 카테고리와 그속에 구현되는 책들이라고 할 수 있다. 서가는 책을 채우는 역할이 아닌  좀 더 정교한 제안이 필요하다. 제안을 위해선 경험이 우선시 되야함을 교토서점에서 호리베아츠시를 통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판매자 측이 선별하지 않기 때문에 '가게의 개성'이 생겨나기 어렵고, 점주의 얼굴도 드러나지 않는다. 손님은 데이터만으로 인식된다. "우리는 방대한 선택지나 효율적인 시스템을 얻는 대신 자신의 세계를 넓히려는 쇼핑 이상의 '체험'을 잃고 있는지도 모른다.

케이분샤 점장이자 현 세이코샤의 '호리베 아츠시'는 서점의 컨셉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닌 유통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의미있는 새로운 모형을 실험 및 확대하고 있다.

우리는 하루가 다르게 서점은 늘어나는데, 책을 팔 수 있는 판로는 확장되지 않는다는 출판사의 이야기와 퀄리티가 나아지지않는 서점의 시대는 이제는 한번쯤 생각해봐야하는 때이지 않나싶다.

"무조건 싼 가게에 인기가 집중되면 디플레이션이 발생하고 대량매입, 대량생산을 할 수 없는 개인점포는 가격경쟁에서 밀리게되어 결과적으로 자취를 감출 수 밖에 없다. 싸기만 하면 좋다는 생각에 제동을 걸어줄 수 있는 주체는 경제가 아니라 문화의 힘이 아닐까"


"문화는 유행처럼 개인의 성급한 시간 속에서 소비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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