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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민정 Jun 28. 2023

코끼리를 관찰하며 했던 생각들.

2023년 6월 28일 수요일 곰민정 작업일지




어제 작업을 하면서 코끼리가 생각보다 생경하게 생겼다는 생각을 했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 나왔던 괴물이 내 인생에서 본 괴물 중에 제일 생경하고 기괴하고 그래서 무서웠는데, 코끼리 입 옆에 툭 튀어나온 상아가 꼭 괴물의 이빨처럼 보여서 두려워졌다. 코끼리, 자세히 보기 전에는 귀엽다고만 생각했는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일과를 찾아봤더랬다.  

아침에 5시간은 작업을, 그리고 오후 5시간은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낸다고 했었다. 솔직히 내가 놀랐던 포인트는, 저렇게 대 작가가 하루에 겨우 5시간 밖에 작업을 안 한다고? 였는데. 알고 보니 나는 5시간은커녕 3시간 작업도 어려운 중생이었다. (시간을 재보기 전까지는 내가 하루종일 작업하는 줄 알았다) 자꾸 핸드폰이 울리면 너무 궁금하고, 그래서 핸드폰을 켜면 어김없이 인스타를 둘러보다 나온다. 핸드폰을 꺼버리던지 해야지 원. 


집중은 안되지만, 이틀째 코끼리를 보고 있다. 

코끼리 아저씨가 코가 손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코를 꼬아 애정을 표현하는 것, 함께 코를 들고 장난치는 것, 코로 아기 코끼리를 감싸 안는 것. 생각지도 못한 장면들이 많았다. 어제는 생경했던(그래서 조금 무서웠던) 대상이, 자꾸 보다 보니 조금씩 사랑스러워진다. 




코끼리, 곰민정, 2023




단순히 '코끼리'라고 묶기엔 지역마다 코끼리들이 참 다르게 생겼다. 

피부의 색도, 눈의 위치도, 얼굴 표정도 모두 다르다. 





코끼리, 곰민정, 2023




그러고 나서는 '눈 망했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자꾸 보다 보니 제일 마음에 드는 그림. 

내가 할 수 있는 건, 계속 그려나가는 것뿐인 것 같다. 




코끼리, 곰민정, 2023





코끼리, 곰민정, 2023





코끼리, 곰민정, 2023




오늘은 이른 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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