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난 파프리카 May 10. 2021

할머니 사랑 듬뿍 받아오다


듬뿍이라는 단어는 넘칠 정도로 매우 가득하거나 수북한 모양, 매우 많거나 넉넉한 모양이라는 뜻이 나온다. 이렇듯 나를 비롯한 우리 아이들은 매번 할머니 사랑 듬뿍 받아온다.


나의 외할머니는 우리 아이들이 오기를 기다린다.  


예전 첫 아이가 태어나 친정에서 몸조리를 하고 있을 때에도 우리 외할머니는 달려오셨다.

손녀가 아기를 낳았다하니, 손녀도 볼겸 아기도 볼겸하고 말이다.


그 작고 작은 아기를 안고 너무 예쁘다고 좋아하셨다. 그 후 둘째도 태어나고 했지만 제주가 아닌 포항에 살다보니 할머니를 접할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래도 제주에 갈때마다 할머니 생각나서 우리 아이들 데리고 갔다.

그러다 지난해 여름에 제주로 이사오고 나니, 우리 할머니가 너무나 좋아하셨다. 

같은 제주에 살고 있어서 그래도 예전보다는 자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어렸을때 나 역시 할머니가 너무 좋아서 할머니 집에 자주 갔는데, 이제는 내가 아닌 우리 아이들 보여주려고 방문하게 된다. 자주는 못가지만, 그래도 친정에 가게 되면 시간내서 할머니 집까지 다녀오게 된다. 그러다보니 우리 아이들도 익숙한 모습이다. 꺼려하지 않고 할머니를 좋아하니 고마울 따름이다.

이번에도 어버이날에 친청에 갔다가, 오후에 잠깐 들렀다. 


갑작스런 방문에 우리 아이들 입구부터 큰 소리로 "왕할머니~"하고 부르며 달려가는데, 우리 할머니 멀리서도 그 소리 듣고 달려 나오셨다.


우리는 정작 아무것도 필요 없는데, 할머니는 뭘 줘야할지 찾고 계신다. 

마침 저녁을 일찍 드시고 계셨는데, 식탁에 있던 쑥전과 수육을 바로 가져다주시며 먹으라고 하신다. 

괜찮다 해도 우리 할머니는 더 많이 주고 싶어하시기에...


우리 아이들은 할머니집에 거부감 보이지 않기도 하고, 할머니가 주시는 음식도 참 잘먹는다. 

할머니가 가져다주신 쑥전과 수육과 냉큼 집어먹는 아이들. 그런 모습에 할머니는 또 뭐라도 하나 더 챙겨주시려 한다.


한켠에 놓여있는 콩을 보고 우리 아이들이 관심 보였더니, 콩 있는것 전부를 담아주신다. 조금만 줘도 된다해도 우리 할머니는 "아이들이 달라는데 못줄게 뭐 있냐"고 얘기 하신다.

할머니집에 가면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코스가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오토바이를 타보는 것이다. 


직접 타서 운전하는 것처럼 해보고, 이것저것 만져보고 참 좋아한다. 그리고 이런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다.

우리 아이들 덕분에 웃을 수 있다니 괜히 뭉클하면서도 좋다.


할머니 사랑을 넘치게 받고오니 갔다오길 잘했다 싶다.






작가의 이전글 오늘은 무슨 요일이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