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나의 취미는 재테크다.
어느 순간부터 재테크 관련 서적 읽는 것에 빠졌고, 크고 작은 실행을 여러번 해보면서 여러 실전 경험들도 쌓아오고 있다.
아직 가야할 길은 멀지만, 누가 뭐래도 나는 돈 이야기를 좋아하고 돈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다.
이렇게 갑분 고백(?)을 하는 이유는,
내 취미가 '돈'이 된 것에 대한 배경 이야기를 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취미가 돈이 된 계기는
지금껏 내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들이
생각보다 "돈으로 해결 되는 것들"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부터였던 거 같다.
예를 들면,
가족의 평화.
나는 우리 부모님이 여태껏 한평생을 크고 작은 문제로 싸우는 것을 보며 자랐다.
표면상의 이슈는 다양했다.
우리의 양육문제,
부모님 친척들에 대한 문제,
엄마가 직업을 그만두고 다른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한 문제,
등등
하지만 그걸 파고 파고 들어가보면 결국엔 '돈' 그리고 그로 인한 '불안'이 그 끝에 있었다.
나는 우리 가족의 불화가 사실은 돈 문제였다는 걸 오랜 세월 인지 하지 못했다.
엄마 아빠의 성격이 다른 것 때문이라고,
서로의 가치관이 다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 가족의 돈문제가 해결되자
생각보다 엄마 아빠의 성격 차이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빠는 당신의 불안을 내려놓게 되자, 마음의 여유가 생겨 엄마의 유별난 성격을 이해해주기 시작했고,
엄마는 아빠의 완고한 고집을 '그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높이 샀다.
'결과'가 달라지자 '과정'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다.
그리고 평화가 찾아왔다.
두 번째 예로는,
정신의 안정.
엄마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계속 맞벌이를 하셨다.
나는 태어난 직후부터 거의 할머니, 이모들의 손을 전전하며 자랐다.
유년 시절 기억은 늘 어린이집에서 외롭게 엄마를 기다리거나,
출근하는 엄마 바짓가랑이를 잡고 가지 말라고 울던 기억이 많다.
그리고 심리학의 아버지 프로이트는 "인간 성격의 기본적인 구조가 5세 이전에 형성된다"고 말했다.
어쩌면 인간 성격 형성에 중요한 그 5년을
나는 엄마의 부재로 외롭게 보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까지 확대 해석하지 않더라도,
만약 우리가 충분한 자산이 있어서 엄마가 맞벌이를 하지 않아도 됐었다면 조금 더 엄마와의 교감을 하며 유년기를 보냈수 있었을 것이다.
세 번째 예로는,
건강.
엄마는 거의 30년 이상을 계속 일을 하시며 지냈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로 인해 당뇨병도 생기시고 몸에 여러 안좋은 신호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도 어쩔 수 없이 계속 일을 해야 했더라면,
엄마의 건강은 더욱 악화 됐을 거다.
하지만 최근 은퇴를 하셨고,
은퇴 이후에는 하루에 만보 걷기를 하면서
몸에 좋다는 열 마사지를 매주 1회씩 받고
살을 빼야 한다는 의사에 말에 고액의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등록하여 4-5kg 감량에 성공했다.
최근엔 건강이 많이 호전되셨다.
금전적 여유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엄마가 LA에 놀러오셔서 에어비앤비를 구해드렸다.
그런데 첫날 밤을 지내시더니 불편을 호소하셨다.
에어비앤비가 최근 단장을 한 새집이라 여러 안좋은 유해 물질이 아직 공기에 남아있어
숨을 쉬기가 힘드시다는 거였다.
최근 폐에 결절도 발견 돼셔서 더욱 민감한 상태였다.
해당 에어비앤비는 이미 3박을 결제한 상태였고,
환불을 해 줄 지도 미지수이고, 해준다 해도 '청소비'와 '수수료' 등 몇십만원을 그냥 날리게 되고,
새로 근처 에어비앤비를 구하려면 두배는 비싼 방들밖에 남아 있지 않았고
또 추가로 '청소비'와 '수수료'를 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기서의 기대 손실은 약 한화로 5-60만원 이었는데,
그래서 엄마는 그냥 이틀이니까 기존 에어비앤비에서 며칠만 버틸까를 고민하셨다.
이때 나는 고민없이 그냥 다른 데로 옮기자고 제안했고
빠르게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었다.
'폐의 건강'과 '더 좋은 질의 이틀간의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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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연히 이 세상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말의 함정에 빠지지 말자.
그 말이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이 적거나 의미없다는 뜻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이유들로 취미가 '재테크'가 되었다.
나에게 중요한 '가치'를 필요한 '때'에 돈과 맞바꾸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나는 평소에 굉장히 소비를 철저히 관리한다.
월급의 최소 50%를 투자하고,
가능한 작은 집에서 최소한의 거주비용과 생활비로 살아간다.
투자에서 나오는 배당금, 월세, 이자는 모두 재투자한다.
복리의 힘을 믿으며,
오늘도 재테크 공부를 한다.
앞으로 이 매거진을 통해서
나의 재테크 일기와 여정을 기록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