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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담이 아빠 Apr 24. 2017

마카오는 작은 포르투칼이다.

유럽과 아시아의 혼돈

전 날에 피곤함을 잊기 위해 깊은 잠이 든 듯 했다. 그러나 아침은 예고 없이 그리고 너무도 일찍 나를 깨웠다. 침대에서 밍기적 거리며, 자보려 했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옆 침대 아내는 피곤했는지 깊게 잠이 들었다.

시간에 무료함을 이기려 무엇을 할 지 생각을 정리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아내가 잠에서 일어나 어디갈지를 물어본다. 마카오를 갈 것이라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서는 심문이 시작됐다. 얼마나 걸리는지, 하루만에 볼 수 있는 곳인지, 교통수단은 있는지 등등...이동을 많이 하고 싶지 아내 다웠다.


아침 공기는 특유의 여행지 향으로 시작됐다. 그 나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런 향기. 토요일 오전인데도 아직 사람은 많지 않았다. 우리가 갈 곳은 명확했기에 거침 없이 배 선착장으로 향했다. 예약을 하지 않아 걱정을 했지만,그래도 아직 자리가 있어 표를 예매하고 마카오 가는 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배 타는 곳까지 뛰어갔다. 멀미약을 하나씩 마시고, 이내 잠이 들었다. 배가 많이 울렁 거리는 듯 했다. 몇몇 사람들이 화장실에서 토악질하는 소리가 들렸다. 멀미약이라도 챙긴게 다행이었다. 한시간이 흘러 우리는 마카오에 도착했다.

마카오 항에는 많은 관광객들로 번잡했다. 아직까지는 중국 같은데, 조금 더 가봐야지 알 것 같다.

카지노 셔틀을 타고 시내 중심지로 가보기로 했다.이 곳은 도박과 향락의 도시라는 별명이 맞을 정도로 많은 카지노들이 우리를 유혹했다.

아내에게 한번 해볼까? 라고 이야기를 했다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라며 이내 말렸다. 나도 한방을 기대했는데, 아내의 만류로 일장춘몽으로 끝났다.


시내는 유럽 양식의 건물들로 이루어져 시간이 더디게 흘러가는 듯 했다. 가보지 못한 유럽이라 오히려 더 감성적으로 다가왔다. 사람이 많아서 일까? 어깨에 닿는 사람들이 많았다. 복잡하고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는 아내는 지쳐보였다. 이 곳에 명물 에그타르트를 맛보러 가야겠다.

사람들의 줄은 끊이지 않았고, 우리 차례가 언제 올지 목을 빼고 기다렸다. 먹을 걸 위해 기다려본게 얼마만인지, 그 만큼의 값어치를 하리라 기대했다.

따끈한 에그 타르트를 한 입 베어물자 식지 않은 에그필링이 입천장을 헐게 만들었다. 뜨거웠지만 파이와 조화를 이루는 맛이 금새 엄지를 올리게 했다.

그 자리에서 아내와 둘이 6개를 해치우고 만족한 듯 자리에 일어섰다.

성 마카오 성당으로 향하는 길. 이 곳에 많은 상점과 사람들로 가득했다. 올라가는 길 사이에 사이에 조그만 골목들과 언덕에 건물들 바닥에 돌까지 포르투칼 양식이었다. 가본 적 없는 유럽이기에 유럽에 가면 꼭 이런 문양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 곳은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시끄러운 음악 소리와 많은 인파로 앞으로 나아가기가 힘들었다. 방송국 차량도 보이고, 카메라들도 보인다. 통제라도 해주면 좋으련만, 빙둘러싸고 있는 광경만이 보일 뿐이다. 


화재로 전소하고 앞면만 남았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더욱 신기하게 보였다. 사람들을 헤치고 온 작은 보람이 생겼다. 위에도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예술 작품 하나가 이렇게많은 사람을 끌어드리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감탄을 한다. 돌아나오는 길에 잠시 요새를 한바퀴 돌아보았다. 

전쟁을 위해서 만들어 놓은 성터일터인데 지금은 평화롭다. 대포들이 그 때의 상황을 말해주는 듯 했다. 

이 성터가 마카오의 평화를 안겨주는 것이었을까? 잠시 생각을 해본다. 바라보는 전망이 매우 아름다웠다. 

리스보아 호텔, 알 수 없는 높은 건물들이 보였다. 옛 것과 현재의 것이 혼재 되어 이국적인 세계를 보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을 헤치고, 홍콩으로 돌아간다. 배를 타고 가는 이 길에 일렁이는 파도가 두렵기도 했다. 멀미약을 한병씩 마시고, 다시 잠을 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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