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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담이 아빠 Apr 25. 2017

오사카에는 일본인보다는 다국적인  

인천에서 오사카까지

공항가는 길, 날이 흐려 비가 올 것만 같았다. 그리고 공항에 도착했을 때 생각했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공항에 가는 설레임이야 누구나 같겠지만, 오늘은 공항 가는 길이 더 설레였다.

비행기 안에서 창 밖에 비를 바라봤다. 출국 중에 비가 온 건 정말 오랜만이다. 나도 모르게 감상에 젖어 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얼마만에 가보는 오사카인지 괜시리 더 설레인다. 하고싶은 것, 보고 싶은 것 그리고 먹고 싶은 것이 많은 동네...오사카...이제 마음을 가라 앉히고 다시 생각에 빠져든다.


비행기에서의 감상은 잠시 내려놓은 채 객차에 올라 풍경을 바라봤다. 한국과는 다른 맑은 날씨다. 오늘 오전까지 비가 왔었는지 땅은 아직 젖어있었다. 가는 내내 가만히 앉아 있지 못했다. 사진 찍느랴, 생각나는 대로 적느랴 혼자만 정신이 없었다. 환승역인 덴가차야역에 도착했을 때 비로소 내 멘탈을 바로 잡았다.

노선도를 바라보니 순간 어질했다. 여러번 와 본 일본인데도 여전히 노선도만 보면 머리가 아파온다. 1호선 2호선 이런 개념도 없다. 사카이스지선, 난카이선 등등 각자 자기 내 회사 이름으로 지어 놨다. 그래서 더 머리가 아팠으리라..나처럼 길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몇몇 눈에 보인다. 저들도 일본 사람은 아닐 것이라에 혼자서 한표를 던진다. 멘탈을 부여 잡을때 쯤 숙소인 나가호리바시역에 도착했다. 오사카에 온 느낌이 이제 느껴진다. 간사이 사투리가 들려온다. 보통의 표준어가 아닌 사투리가 오히려 더 거칠게 느껴진다. 마치 우리 내 큰 지방 도시에 온 느낌이다.

기내식을 먹었는데 시장기가 돌았다. 먼저 와 있는 동료들을 만나기 위해 메신져에 보내준 좌표 하나만 들고 찾아갔다. 이게 무슨 군대 훈련도 아니고, 좌표만 보내주고 참 짖꿋기도 했다. 번화가에 들어섰을 때는 일본어가 들리지 않는다. 중국어, 한국어 심지어 타이어까지 들린다. 너나 할 것 없이 구리코 네온에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들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채 계속 사람들을 피해 다녔다. 통행에 불편을 주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길 가운데를 막고 있어 불편했다. 도착 예정 시간보다 10분 정도가 늦었다.

오코노미야키 집에서 만나기로 했던 모임은 기나긴 웨이팅으로 포기한채 번화가 뒤에 있는 이자카야에서 분위기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시원한 맥주와 꼬치 하나가 잊고 있던 나의 세포들을 깨워준다. 먼저 와서 무엇을 했고, 보았는지 이야기를 해주는데, 관심은 가지 않고 내 눈 앞에 풍경들만이 눈에 들어왔다.

웃고 떠드는 직장인들의 표정들, 친구들의 으샤으샤 하는 소리들만이 여행지에 온 것을 실감케 해준다.

음악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 사람들의 목소리가 음악이요, 영상이었다.

익어가는 꼬치와 사람들의 이야기만이 오사카의 첫날밤을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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