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크로아티아 여행기 4
흐바르 섬에 내려 가장 먼저 한 것은 라벤더 오일을 산 일이다.
주인 아주머니는 라벤더 오일을 싸주시며 라벤더를 재배해서 상품화하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들려주신다.
집에는 3ha정도의 밭이 있는데 그곳에 라벤더를 직접 심고 물을 주어 정성껏 기른 거라고. 그런데 한사코 본인의 노력 때문이 아니라 흐바르의 축복 받은 날씨와 토양 덕에 좋은 라벤더가 나온 것이라 강조한다.
"선물할 건데 아주머니 덕분에 좋은 선물할 수 있겠네요. 질좋은 라벤더 저렴하게 팔아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래도 크로아티아의 좋은 환경에 감사하단다.
주변에 쉽게 감동하거나 감사하는 사람을 보면 정말로 운이 좋거나 일이 쉽게 술술 풀리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들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놓고 그외에 손을쓸 수 없는 영역에 대해 행운을 기다리는 것이다.
아름답고 부유했던 도시국가 크로아티아는 1667년 인구의 3/5가 사망하는 대지진을 겪었고, 1991년에는 유고연방군의 폭격에 두브로브니크 건물 지붕의 70%가 파괴되기도 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인들의 열성적인 복구운동과 자발적인 참여로 금세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 국민의 대다수는 여전히 신의 가호가 없었다면 지금의 크로아티아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국민의 80%가 독실한 카톨릭 신자임을 감안하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지만 그들은 매사에 겸손할 줄 안다. '겸손'이란 늘 노력과 책임을 전제로 우러나오는 삶의 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