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에 대한 피드백을 바탕으로 새로운 한 해를 맞기 위한 생각정리
한 해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언제라도 새로운 기억과 인상이 지금의 생각과 마음을 덮어쓸 것임을 알기 때문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에 대한 현재의 감상을 각인해 놓는 것은, 다시 내가 2023년을 돌아보는 중요한 트리거가 될 것이다.
바쁘게 살았다.
바쁘게 살았다는 것이 모든 순간과 시간이 낭비 없이 꽉 채워져 있는 충실한 시간이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자신을 속일 생각은 없다.
몇 가지 중요한 이벤트가 있었다.
연 초부터 시작된 하나의 움직임은 22년에 작정한 것들의 실행이었다.
결론적으로, 23년에 하고자 했던 것들은 대부분 행하거나 이루었다. 감사하다.
23년을 회고하며 갖게 되는 하나의 교훈은 내가 어떤 꿈을 꾸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꿈이 원대하고 클수록 우리의 수고가 커지고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겠지만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쟁취할 가능성도 또한 올라가는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그러한 절묘한 줄타기가 인생의 본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으며 점점 더 확신하게 되는 것은 사람 간의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것이다.
23년을 돌아보면 모든 일에는 우선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시작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그 무엇이 있는데, 그것은 서로에 대한 신뢰였고 그것이 그다음의 행동을 이끌어 냈다. 결론적으로 본다면 우리가 마음을 열고 기꺼이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자 한다면,
그것을 나의 이득을 취하는 도구로 보지 않고 진정성을 갖고 서로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 노력하다면
그 과정을 통해서 신뢰가 생기고 그다음 내가 생각했던 그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게 된다.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획이라도 내가 누구를 파트너로 삼는가가 실제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24년에도 나의 모든 계획과 실행에는 그러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있을 것이다.
황농문 교수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그분의 이 몰입에 대한 찬미와 종교적 신앙에 가까운 절대적 믿음에 대하서는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이 분이 교수직에서 퇴임하시고 본격적으로 몰입을 주제로 한 여러 가지 사업을 펼치시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최소 52시간의 몰입을 통해서 어떤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과 이에 바탕이 되는 인간이 갖고 있는 능력, 뇌의 무한에 가까운 능력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하는 것도 있지만, 이런저런 관점을 떠나 역시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집중이라는 것이 오직 하나에만 모든 것을 '올인'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The One Thing'이라는 책에서는 단 한 가지에 집중하라고 주장했는데 실제 현실에서는 여러 가지 이슈와 어젠다가 동시에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현실적으로는 '선택적 집중'이라는 방식으로 순간, 순간 시간을 쪼개어서 여러 가지 사안을 처리하거나 아니면 조금 더 긴 호흡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적어도 기간 또는 요일을 정해서 집중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이 나았던 것 같다.
인공지능, 생성형 AI의 시대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 일어난 현상 중의 하나가 바로 다양한 주제에 대한 의식의 분산(Distraction)이다. 이전에는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자료를 검색하고 읽어보고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어떤 주제에 대해 바로 콘텐츠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것이 가능해졌고 생각의 폭이 넓어지면 일어나게 되는 사고의 깊이가 얇아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주제를 깊게 다루는 것도 가능해졌다. 인간이 기계의 힘을 빌어서 이전보다 더 빠르게 더 많이 자료를 다루고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 집중한다라는 것의 재정의가 필요하다고 보인다.
내가 관리하는 스케쥴러를 보면 2023년에는 동시에 여러 가지 프로젝트가 중첩되어 진행되었고 하루에도 여러 가지 이슈에 따라 다른 역할과 과업이 섞여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2024년에도 계속 발생될 것이고 어쩌면 이러한 것이 좀 더 일반적인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중요한 한 가지를 위해 다른 것들을 제거하기보다는 다중목표를 잘 관리하는 솔루션을 찾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위의 집중과 몰입과 연관된 사안이다.
직관적으로, 주관적 느낌으로는 1,2년 전에 비해 읽거나 봐야 하는 콘텐츠의 양이 최소 2배 이상은 늘었다. 다양한 주제에 대해 관심을 두는 것도 있지만 아마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게 해주는 자동 번역 기술의 발전, 검색과 자료 정리의 시간을 제거해 버린 ChatGPT와 이와 유사한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의 범용화, 텍스트 위주에서 이제는 동영상을 통한 정보의 공유 등 확실히 기술 환경이 가져다주는 정보의 공급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러한 시대에서 차분히 시간을 내어 어떤 아티클을 읽거나 책을 읽는 것도 쉽지 않다. 책은 그래도 작정하고 공간과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논문, 아티클, 블로그, 링크드인 또는 페이스북 같은 SNS 등의 글들은 점차 집중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미국의 Axios라는 신생 미디어 채널의 창업자들이 주창하는 스마트 브레비티는 그래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과 후로 나누어 나도 글을 쓰는 것과 자료를 만드는 것에 대한 기준과 생각이 바뀌었다. 완전한 방법론을 체득한 것은 아니지만 가능하면 적용해 보려고 노력 중이다.
상상한 것, 꿈을 꾸는 것을 이루어 가는 것이 창조주가 인간에게 부여한 특권이며 또한 의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은 생각하고 또 상상해야 한다. 그것은 의무이자 권리이다.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아이들에게 틀에 박힌 정답을 찾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는 오히려 인간다움을 훼손하는 최악의 플레이스가 되어 버렸다.)
지금까지 그래왔지만 24년에도 계속 연결자의 역할이 유지될 것 같다.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의 적절한 비율 속에서 계속 새로운 기회들이 있을 것 같다.
책을 출간할 것이다. 여러 가지 주제와 제목을 생각하고 있는데 우선 타깃 독자를 정해야 할 것 같다.
더 발전할 기술에 대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들을 해 볼 것이다.
이제까지는 독자적, 독립적인 개인 차원의 플레이였다면 24년부터는 팀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를 위해 어떤 팀원을 선발하고 파트너를 맞이할지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