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절대로 정년퇴임식을 안 하겠다. 선언하다.
2024년 02월 02일. 금요일
나 스스로 선언, 다짐하였다.
"나는 절대로 정년퇴임식을 안 하겠다"
지금 이곳에서 정년퇴임식을 안 한다.
정년퇴임을 안 하겠기에 이곳에서 60대 중반에 일하는 것도 절대로 없다.
왜?
갑자기 경첩의사가 이런 생각을 하였을까?
병원에서 네 분 교수님 정년퇴임식을 하였다.
정년퇴임.
딱 20년 인생 선배님. 의사 선배님들이시다.
정확히 나보다 인생을 20년 더 살아온 인생 선배. 의사 역할도 20년 먼저 하신 의사 선배님들이다.
4분의 선배님, 교수님들 정년퇴임식을 하였다.
진심으로 존경과 축하를 담아 박수를 쳐드렸다.
4분 교수님 모두 칼잡이, 외과의사시다.
해당 분야, 다른 과목들이시지만 칼, 메스, 그리고 니들홀더와 그리고 매일을 환자를 보시면서 한평생, 40년을 살아오신 분이다. 80년대 초중반에 의사를 시작하여 40년 가까지 의술로 살아오신 분들이시다.
행사 말미에 교수님들 각각 퇴임사를 말씀하셨습니다. 목이 매여 말을 천천히 하시는 교수님도 계셨습니다. 모든 교수님들께서 한결같이 지나온 세월, 의사로서 살아온 과정을 자랑스럽게 말씀하였다. 한 교수님은 남은 의사로서 인생 중, 북쪽 동포, 북한에서 남은 의술, 수술적 치료를 해주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
각각 교수님들의 말씀, 한 분 한 분 축하를 드리고 마지막에 다짐하였다.
나는 절대로 정년퇴임식을 안 하겠다.
그렇다.
이제는 정년이 없는 세상이다.
형식상 정년퇴임식도 절대 안 한다.
이제부터 나는 내 인생을 살아가려 한다.
얽매이는 조직, 집단에서 내 역할을 계속 가두지 말아야 하겠다.
내가 할 일을 내가 찾아가야 한다. 지금 당장 뛰쳐나가지는 않지만, 꼭 내가 하고 싶은 더 좋은 길로 찾아가리라 다짐한다.
물론 지금 경첩의사가 하는 일, 외상외과 의사, 권역외상센터 일에 대해서는 현재에 충실히 해야 한다. 현재에 충실히, 그러나 현재가 영원하지 않다.
정년퇴임식 할 시점까지 권역외상센터 일을 한다는 것은 미친 짓이다.
내 몸과 마음, 육체와 정신을 모두 갉아먹는 말이 안 되는 일이다.
경첩의사 몸을 갈아서 언제까지 살아가는 것은 과욕, 절대 하면 안 된다.
내 인생은 나를 위해 살아야 한다.
경첩의사가 절대로 성인군자가 아니다.
내가 정년퇴임을 안 한다는 말에, 친구는 70까지 건강하게 의사 일을 하겠다는 말을 한다. 물론 그 말도 맞다. 그 나이, 70까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건강과 실력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그 순간마다 판단력, 순발력도 필요한 만큼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체력 또한 중요하다.
직업, 경제적인 행위로 의사 역할을 어느 정도 해야는 할 것이다. 그 역할이 하나의 집단, 직장이 아니라 더 많은 곳, 넓은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왕이면 내가 더 필요한 곳, 동시에 내 몸과 마음에 무리가 안되는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내 역할, 능력이 단지 병원, 환자 옆에 국한되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가진 능력, 할 수 있는 분야가 얼마든지 많을 것이다.
다시 정리한다. 경첩의사 마음을.
1. 정년퇴임을 인생, 직업인으로 종착점으로 살면 안 된다.
2. 내 능력, 내가 필요로 하는 곳, 내가 잘 하는 것. 그곳을 찾아가야 한다.
3. 항상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행복하고 내 마음, 몸이 편한 곳이다.
4. 그러기에 오늘도 글을 쓴다. 글 쓰면서 생각, 다짐하고 앞날을 그려본다.
OO 대학교병원 교수 정년퇴임 송공연.
경첩의사 정년퇴임은 절대 안 합니다.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