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탈 뽕. '나도 저렇게 한번 살고 싶다'
'뽕' 단어는 여러 의미가 있다. 속어이지만 흔히 많이 쓰인다.
뽕나무, 영화 등등.
'바이탈 뽕'이란 말에서 나온 '뽕'이란 단어는 무언가에 애착이나 깊게 몰입하고 감동 상태를 말하기도 한다. 이는 메스암페타민이라는 마약의 상품명, 필로폰(philopon)에서 유래하였다. 필로폰의 일본식으로 히로뽕이라고 말하며 마지막 뽕 글자를 이용한 속어를 말한다. 여기서 나온 뽕이란 말이 무언가 기분 좋게 취하여 즐기고, 깊게 몰입해서 감동한 상태를 말한다. 더 확장되어 자신이 애착, 과하게 몰입한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국뽕'이라는 국가에 대한 애착, 애국심을 과하게 국뽕이라고 말한다. 자랑스러운 상황에서 'OO 뽕에 취한다'라는 말을 쓴다.
바이탈이란 단어에 대해 말한다.
영어 단어 vital 이란 매우 중요한, 치명적인, 살아있는 등을 뜻하는 단어다. 의료에서는 활력징후(vital sign)이라고 환자의 혈압, 호흡, 맥박, 체온을 말한다. 이는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생명에서 직접적으로 중요한 상황을 말한다. 다른 상황들 제아무리 잘 처치, 치료가 된다 하더라고 이런 바이탈 사인이 흔들리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여기서 파생된 말이 '바이탈과'라고 이러한 활력징후와 직접 관련된 과목인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등을 말한다. 모든 과, 의사 면허가 있으면 환자 치료를 기본적으로 해야 하나 의료도 세분화되어 각각 잘하는 분야, 특성이 있다. 환자 피부 질환은 피부과 전문의가 잘 치료하는 것이며 반대로 심장문제, 심근경색 문제는 내과 전문의 그중 심장내과 전문의가 잘 치료한다.
바이탈뽕.
바이탈 + 뽕 합성어이다.
바이탈뽕이란 생명을 살리면서 느끼는 보람, 희열을 말한다.
한 단어,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죽어가는 사람, 심장이 멎었던 사람이 며칠 뒤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모르게 멀쩡하게 살아서 말하는 상황을 보고 느끼는 감정을 말한다.
나는 그런 상황에서 환자에게
'저승사자 잘 만나고 오셨죠?
아직 순서가 안되어 더 멋지게 살려고 다시 오셨죠?'라고 말합니다.
의대생, 인턴 선생님들은 보고 듣고 느끼고 그리고 결정한다.
20대 후반, 인생을 진로를 한 번 더 결정하는 시점에 고민한다. 물론 나도 그런 고민을 하고 지금 길로 들어선 것이다. 옷 하나를 사더라도 각종 광고, 주위 사람들이 입고 다니는 옷도 보고, 내 월급 상황도 보고 종합적으로 결정한다. 마찬가지다. 본인이 평생 할 과목을 결정함에 있어 의대생 실습과정, 인턴 선생님 과정을 거치면서 고민 끝에 결정한다. 실습 과정에서 단순 참관, 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수술실, 수술하는 환자 배 안에 손을 넣어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보고 듣고 배우고 느끼고 본인 진로 고민, 결정을 한다.
'나도 저 선배 의사처럼 사람 살리면서 살아보고 싶다'
'나도 사람 살리면서 바이탈뽕 맛으로 인생을 살고 싶다'
이런 느낌을, 생각에 들게 해 주면 된다.
이런 것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된다.
결정은 MZ 학생, MZ 인턴선생님이 하면 된다.
몇 해 전 배가 터질 것 같이 배 안에 피가 가득 찬 환자를 수술하였다. 당시 실습을 하는 의대생도 그 수술에 참여하였다. 너무나 심하게 복부 중요 장기, 큰 혈관이 다쳐서 안타깝게 환자는 수술 중 사망하였다. 그러나 그 수술에 참여한 학생은 그 수술 참여, 실습을 통해 외상외과에 상당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나 또한 그 학생의 관심에 상당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결론은, 안타깝지만 학생 입장에서 현명하게 의사국가고시 합격 후 미국 면허시험을 추가로 준비, 공부하였다.
하고 싶게 만들어 주면 된다.
그 숫자가 삼천 명이든 오천 명이든 중요하지 않다.
하고 싶은 조건, 대우만 만들어주면 당연히 바이탈뽕을 생각하고, 그 희열을 느끼기 위해 의대에 진학하고 의사가 되어가는 후배들이 당연히 손들고 찾아온다.
MZ 학생, MZ 인턴 선생님들이 무엇을 중요시하고 선택 기준이 무엇인가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봐야 한다. 그들이 중요시하는 것이 무엇이길래?
어느 정도 대우가 반드시 필요하다.
경제적이든, 강요된 사명감이 아닌 진심으로 존경과 대우를 해줘야 한다.
책 '90년생이 온다'에서 MZ, 90년대생들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다.
[ 70년대 태어나고, 어린 시절 국민학교를 다니고 잠시나마 '국민교육헌장'을 외웠고, 반공, 그리고 국가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잘못된 교육을 받고 생각하였던 나 자신을 반성한다.]
책 '90년생이 온다'에서 MZ, 90년 대생들을 세 가지로 말한다
간단함, 병맛, 솔직함
간단한 것을 찾는다
재미를 추구한다
솔직함(공정성)이다.
그렇다면 이런 90년 대생들이 소위 '바이탈뽕'을 좋아할까?
찾아갈까?
나는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과대학 입학 이전부터 의학 드라마를 보고 수술하는 김사부 같은 의사를 꿈꾸었던 많은 의대생들이 왜 꿈을 바꾸었을까? 메스가 아닌 레이저 기계와 더 친해지는 의사길로 변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바로 바이탈뽕이 아닌 사회가 그렇게 만들었다.
MZ 의대생, 인턴 선생님 친구들은 모두 '간단함, 병맛, 솔직함'을 찾아간다. 그러나 폐쇄적인 병원이라는 공간에서 그것을 모두 찾을 수는 없다. 눈에 보이는 바이탈뽕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더 좋은 조건이 함께 해야 한다. 더 좋다기보다 최소한의 대우, 조건이 있어야 한다.
내가 '간단함, 병맛, 솔직함'을 포기하고 바이탈뽕을 찾아가는데, 외부에 있는 레이저기계를 끼고 있는 다른 동료에 비하여 통장 무게가 차이가 난다면 하겠는가? 또한 바이탈뽕을 찾아와서 일하는 선배 의사, 스승 교수님들의 힘든 모습, 수시로 소송에 휘말리는 모습들을 보면서 과연 MZ 후배, 학생, 인턴 선생님들이 자신 있게 선택을 할 것인가?
사명감으로 의사를 하지 않는다.
70년대생인 나 자신, 경첩의사도 이제 사명감으로 하지 않는다.
내가 추구하는 것, 나 자신의 기준으로 의사 역할을 정한다.
바이탈 뽕. '나도 저렇게 한번 살고 싶다'
바이탈 뽕 제대로 맞으면 참 오래간다.
나도 언제, 누구에게 바이탈 뽕을 맞았는지 모르지만 그것이 지금도 계속 가고 있다. 도망갈 수 없어서 도망을 못 가는 것이 아니라, 바이탈 뽕 자체가 없어질 듯하면 환자가 나에게 다시 준다. 그것이다.
2천 명, 더해서 2만 명이 더해져도 절대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