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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첩의사 Aug 03. 2024

경첩의사는 이제 안 봐도 됩니다.

경첩의사는 안 보는 것이 좋습니다!



경첩의사는 이제 안 봐도 됩니다.



경첩의사는 안 보는 것이 좋습니다!




1.


 인사를 한다. 

퇴원하는 환자와 마지막 인사를 한다. 

지난 한두 달 잘 치료를 따라와 주고 협조, 담당 의료진들인 우리는 잘 믿고 따라주어 감사하다고 말하였다.환자와 보호자들도 함께 말한다.

잘 치료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오늘 인사는 의료진과 환자, 그리고 보호자 사이 첫 만남, 눈물이 기쁨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그 첫 순간은 너무 슬펐지만 마지막은 해피엔딩이다. 

 그날 새벽 눈물로 인사, 만남을 하였지만 마지막은 웃음으로 마무리하였다. 

 물론 대부분 환자들, 보호자들도 감사 인사를 하며 퇴원한다.



한두 달 넘게 병동에 입원, 물론 그 이전에 중환자실을 거쳐오는 사이 많은 의료진들과 끈끈한 정이 생긴다. 처음에 아프고 정신없는 환자였으나, 차자 좋아지고 밥도 먹게 된다. 그러면서 나를 매일, 그리고 밤이건 새벽이건 와서 치료해 주는 의료진들과 끈끈한 정이 생긴다.


물론 제아무리 정이 든다 하더라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만큼은 아니다. 그리고 병원에서 정은 여기서 끝나야 좋다. 다시 환자와 의료진 관계로 이어지는 것은 좋지 않다. 건강하게, 딱 여기까지 훌훌 털어버리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2.

" 정형외과  외래 진료는 예약했습니다. 

 경첩의사 외래는 안 와도 됩니다."



" 정말 안 와도 되나요?

 경첩의사님, 또 보고 싶은데요?"


마음속으로는 밝게 웃는 이 환자를 다시 보고 싶지만...

이유가 어떻게 되든지, 점차 밝은 모습으로 찾아가는 환자 얼굴을 보는 것은 기쁘다. 첫 순간은 슬펐지만.

일부러, 꼭 봐야 하는 상황도 아니기에 경첩의사 외래 진료 예약은 하지 않았다.



"경첩의사는 안 보는 것이 좋습니다."



앞으로, 특히 병원에서 경첩의사는 안 보는 것이 좋다!

외상외과의사를 보는 것은 안 좋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외상외과 의사를 보는 것은 슬프고 아픈 일이 된다. 환자 입장에서나 그 환자 보호자 입장에서 절대 만나지 말아야 하는 사람이 외상외과 의사다. 외상외과의사를 만나는 순간, 중증외상환자 꼬리표이다. 팔다리 네 개 중 두세 개가 부러지고 내부 장기에 피가 나고, 피를 주렁주렁 수혈하는 환자가 된다는 뜻이다. 

잘 퇴원하시고 절대 경첩의사는 보지 맙시다!





3.

 아파야 본다.

나는, 경첩의사는 아픈 사람을 매일 본다.

때로는 출근하자마자 눈물로 시작해서 눈물로 퇴근한다. 

아픔, 그리고 눈물, 또 피.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물론 매일 그런 일상이라면 경첩의사도 견디지 못할 것이다. 나도 사람이기에.

그러나 이 모든 슬픔과 눈물을 거두어주는 것이 있다. 바로 서로 믿어주고 감사해 주는 마음들이다. 그것이 경첩의사를 존재하게 하는 것이다. 




https://blog.naver.com/mdearnest/223275961025





" 저 교수님은 참 정(情) 이 많으셔! "

" 情 이 많으신 선생님이셔! " 




그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환자분들, 경첩의사를 만나러 일부러 오지 마세요!

절대로 오지 마세요!



혹시라도 오게 되더라도, 단 한 번, 꼭 필요한 상황에서만 오세요.

경첩의사가 진심으로 잘 치료해 드리겠습니다.

그 치료가 마무리되는 순간 경첩의사가 언제나처럼 말하겠습니다.




경첩의사는 이제 안 봐도 됩니다.

경첩의사는 안 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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