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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예예 Jan 28. 2024

한 해를 시작할 때 '꼭' 하는 일 1가지

내가 살아내고 싶은 '올해의 단어'를 정합니다 

매년 한 해를 시작할 때 단어 하나를 품는다. 자주 꺼내 볼 단어, 꺼내서 삶을 점검할 수 있는 단어를 정한다. 


작년의 단어는 ‘추구’였다. 

얼핏 보면 ‘원하다’와 닮아 있지만 목적이 분명하게 있다는 점과 최선을 다해 임하는 태도가 담겨 있는 것 같아서 마음에 들었다. 단어의 상태를 떠올려있을 때 꽉 찬 현재진행형인 것도 좋았다. 미래를 향하되, 현재에 충실한 상태를 잘 담은 단어 같았다. 


한 해동안 이 단어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중간중간 멈춰 서서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 건지, 왜 해야 하는지, 그렇게 이루고 싶은 것은 뭔지, 어디까지 온 건지 확인할 수 있었다. 멈춰 서서 현재의 상태를 인지하게 만드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자고 응원을 주는 단어였다. 매년 단어를 정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말의 힘, 말이 가진 의미의 힘은 생각보다 세고 든든하다.  

‘추구하다’는 원하다, 바라다, 다짐하다, 행하다, 꿈꾸다를 합친 말 같기도 하다.



올해의 단어는 어제 요가를 마치고 정했다. ‘인식’ 

올해의 단어를 정할 땐 단어를 찾기보다 그저 계속 생각한다. 앞으로 삶을 어떻게 그려나갈지, 어떤 사람이 되어갈지. 이런 생각들을 내 안에서 가만 유영하게 두고 있으면 어느 날 적당한 단어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사실 이 발견의 순간은 좀 짜릿하다. 그동안 맴돌고 있던 생각들이 수렴할 수 있는 하나의 단어를  찾았다는 전율이 있다. 


‘인식’이란 단어를 곱씹으며 왜 이 단어가 마음에 떠올랐는지 생각했다. 생각해 보니 자연스러운 흐름 같았다. 작년에 난 잠깐 멈춰 서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리려고 애썼다. 회사 일이라면 목표에 맞게 잘 진행되고 있는지, 운동을 할 때면 지금 알맞은 근육을 잘 쓰고 있는지,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면 지금 내 기대와 욕구는 무엇인지 인지하려고 노력했다. ‘인지효과’는 꽤 만족스러웠다. 문제가 커지기 전에, 혹은 생기기 전에 빠르게 해결할 수 있었다. 


올해의 단어로 정한 ‘인식’은 ‘인지’의 다음단계다. 알아차렸다면, 그다음 무얼 해야 할지까지 알고 행동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늘 아침에 기분이 다소 우울하다고 느끼는 게  ‘인지’라면, 이럴 땐 입꼬리를 한번 쫙 올린 후 깊은 호흡을 세 번 정도 하면 한결 나으니까 이 행동을 해보자고 판단하는 건 ‘인식’이다. 만약 아침에 컨디션이 좋지 않은 걸 알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하루를 시작했다면? 오후 2시쯤 동료에게 오늘 참 일하기 싫은 날인 것 같다며 한숨을 쉬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아 오후 2시라니. 하루 근무시간 8시간 중 반은 지나간 시점이고, 오늘 못 한 일은 내일의 과중업무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아침에 내 컨디션을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는 건 이틀 치 행복이 달려있는 일인 셈이다.  

입꼬리로 광대를 들어 올린다는 느낌으로(?) 스마일~


올해 회사도, 결혼도 4년 차에 접어들었다. 처음을 생각하면 정말 많은 걸 알게 됐다. 이번 해에는 그동안 쌓아온 경험들을 더 적극적으로 써먹고 싶다. 어떤 행동을 하면 하루가, 한 주가, 한 달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할 수 있을지 의식적으로 고민하면서 할 일을 결정하고 싶다. ‘인지-판단-행동’의 순환을 의도적으로 계속해서 연습하고 싶다. 결국은 우선순위에 대한 판단력을 기르고 싶은 것 같다. 


국어사전에서 볼 수 있는 '인식하다'를 둘러싼 비슷한 단어들



올해의 단어 ‘인식’을 떠올리며 1월에 꼭 해야 할 일도 정했다. 경력기술서 업데이트 하기! 매년 써야 한다고 배웠는데 그간 쓰지 못했다. 이제는 한번 정리를 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지금까지 해온 경험들을 정리하고, 앞으로 어떤 경험들을 해나갈지 정리하고 싶다. 벌써 올해의 단어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24년 12월이 되어 다시 한해 회고의 순간이 왔을 때, 난 ‘올해의 단어’로 1년을 어떻게 얘기하게 될까. 한 해동안 품고 갈 단어를 정하는 건 미래를 정하는 일 같기도 하다. 2024년 삶에 어떤 경험과 결정들이 쌓일지, 그 결과는 어떨지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한다. 

 

이제 2024년도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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