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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댕챱 Feb 26. 2024

디자인에 설득력을 갖추기

니 생각 말고 이야기를 들려줘.

우리 회사에는 2명의 주니어가 있다. 1명은 주니어 경력이고,(아마 예상하기론 3년도 아직 안된듯 하다) 다른 하나는 본 플레이그라운드는 Graphic design인데 UX/UI에도 관심이 있다 하니 매번 잊지않고 깨작깨작 뭔가 태스크를 주고있긴 한.. 그런 애들이 2명이 있다. 그런데 걔네들과 같은 프로젝트에서 일할 때, 또는 나중에 가서 UI 크리틱을 할 때 보면 내 기준에선 '말이 안된다'고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늘은 그 이유에 대해 적어보고, 아울러 주니어들이 디자이너로서 절대 놓치면 안되는 중요 포인트에 대해서도 함께 다뤄보고자 한다.


목차

1. 디자인을 소개하는 방식과 낮은 타율

2. 반론

3. 어떻게 해야 내 디자인에 대해 설명다운 설명을 할 수 있을까?




디자인을 소개하는 방식과 낮은 타율

일단 피드백 세션에서 그들이 자신의 디자인을 소개하는 내용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담겨져있다.


1) 결과물이 어떻게 나왔나

2) 왜 그렇게 디자인했나


사실 이 구조만 보면, 그들의 pitch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보면, 2번에 있어서 자신의 주장을 어필하는 데에 결정적 결함이 있었다. 바로 그들의 'why'는 별로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은 자신의 디자인을 소개하는데 있어 단 한번도 '왜 그런 디자인이 나왔는지'에 대해 설득한 적이 없다. 그들은 그저 자신의 직관에 따라 그럴것이라고 '예측'했고, 그래서 그런 디자인을 내놓았다는 방식의, 소위 '자기 주장'식의 디자인 소개를 해왔다. 그리고 그렇게 나온 디자인에 대해, 더 실증적 경험이 많은 다른 경력자들이 동의하는 것과 순수한 자기 예측에서 기인한 것 사이에 발생가능한 alignment의 비율은? 그들이 최소 뇌과학의 대가이거나, 또는 너무나 잔뼈가 굵은 케이스가 아닌 이상 아마 결코 그 성공률은 높지 않을 가능성이높고, 비효율적인 빠꾸를 자주 먹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의견과 경험은 누구나 다를 수 있기에, 아무리 당신이 철저하게 논리를 준비했다 한들 그것이 실무자 레벨이기에 놓쳤을 수 있는 또 다른 사유들로, 결과적으로는 반려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한계들을 생각하기에 앞서, 그들과의 경험에서 관찰된 상당수의 디자인 소개는, 위에 언급한 기본적인 수준의 'Why'조차 빠져있는 경우가 대다수였고 나는 결과적으로 적지 않은 경우에서 그들의 디자인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다.




반론

1. 그럼 다른 사람들은 뭐 얼마나 잘 예측할까?

물론, 당신의 직관 자체가 항상 틀리거나 직관을 사용하는게 그저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뻔-한 것에 있어서는 일을 빠르게 처리해주기에 꽤나 유용하고, 시니어들도 때로는 이상한 결정을 한다.(이건 내가 살면서 몇번 목도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주니어에서는 직관을 적극 활용해도 들어맞을 만큼의 사례가 쌓이지 않았다. 경험상 최소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그들의 주장에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인지패턴과 학습방식 등에 대한 고려가 빠져있는 것이 많았다. 반면에 경력자의 경우에는 그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유저들에 대해서 이미 시간적으로 앞서 맨땅에 부딪힌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이 빠른 트렌드 변화를 타는 내용이 아닌 이상은 대체로 그들이 경험한 것이 타율이 더 높은 경우가 많은 것이다.


2. 근데 UX라는 건 본디, 반복학습을 통한 발전과정이 결부된 것이 아닌가?

그것 또한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것은, 그저 몇번의 조사와 약간의 메타인지를 거치면 정말 쉽게 더 나은 답에 도달할 수 있는 범주의 내용들임에도, 그런 간단한 사고과정 조차 거치지 않은 채 자기 직관에 의존해서 '이렇게 하면 좋을거야'라고 너무 쉽게 믿어버리는 경향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이미 확립된 이론들조차도 끊임없이 사회가 변하고,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함에 따라 그 힘을 잃는 경우도 있다. 그건 시니어들이 경험을 통해 축적한 지식도 예외가 아니며, 어디까지나 우리가 무언가에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명확한 팩트체크에 기반해야만 한다. 하지만 그 주니어 친구들과 일하다보면, 이따금씩 변질성이 높거나 사전에 예측이 힘든 것이 아님에도 너무 1부터 100까지 다 실험을 하려든다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하나부터 열까지 다 우리의 사용자를 통해 확인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대목에서, 우리는 회사의 리소스가 더 올바른 방향으로 쓰이는지 명확히 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 사람들이라는, 책임 또한 잊어서는 안된다. 그렇게 보면, 모든 것을 매번 유저를 만나서 해결해야지 하는 생각은 이미 신빙성 있고 검토해볼만한 자료들이 넘치는 이 시대에 상당히 비효율적이고, 매력이 떨어지는 접근법이다. 만일 누군가 위와같은 의문을 제기한다면, 나는 그것은 완전히 맞는 말이나, 동시에 협소한 생각이라고 말할 것 같다.




어떻게 해야 내 디자인에 대해 설명다운 설명을 할 수 있을까?

방법은 아주 쉽다. 일단, 디자인에 대한 자신의 근거를 정립하는데 있어 주어진 것들을 우선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분석내용에 기반해 결론을 내리고 디자인에 결론이 반영되면 된다. 그리고 이것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론이 바로, '검색'과 '레퍼런스 분석'이다.

여기서 '분석'이라 함은, '사용자가 그렇게 말했어'가 아니라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나 애널리스트가 하는 것처럼, 주어진 정보들을 이리보고 저리보면서 그 중심을 관통하는 '말이 되는 핵심'을 찾아내는 행위를 일컫는다.

그리고 그렇게 확립된 디자이너의 생각은 결과와 상관없이 사람들을 이해시키는, 그 디자인이 그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다른방식 중 하나'일 수 있겠다는 납득을 시켜주는 역할을 하게 되며, UX/UI 디자이너를 Visualiser 라는 뻘소리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주는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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