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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수경 Nov 17. 2024

맡겨진 소녀, 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이키건작품에 대한 소회

 맡겨진 소녀를 먼저 읽고 이토록 사소한 것들을 두 번째로 읽었다.

맡겨진 소녀는 자녀가 많은 집의 딸이 어떤 집으로 위탁을 간다. 잠시동안

소녀는 그곳에서 평소에 부모에게 받지 못한 각별한 사랑을 받는다. 이를테면 한 번도 손을 잡아주지 않았던 아빠와는 다르게 그 집의 아저씨는 친절하다. 손을 잡고 산책을 한다. 아주머니 역시 비밀은 없는 거라며 매사에 신중하고 배려가 깊다. 밤새 이불에 오줌을 누어도 이튿날 대수롭지 않게 햇빛에 말리고 청소를 한다. 그 부부는 아이를 잃었다. 하지만 맡겨진 소녀에게 잔잔하지만 기억에 남을 일상을 선물한다. 집으로 돌아온 날 오히려 친부모의 냉대 새로 태어난 동생 맡겨진 소녀는 온전히 자기를 받아준 아저씨가 오히려 아버지처럼 더 느낀다. 그 아이를 맡길 때 아버지는 옷조차 내려주지 않고 가버렸다.

이 글을 읽었을 때 좀 충격받았다. 살뜰한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의 마음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어린 시절 같은 상처의 결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충분히 매만지고도 남았다. 어떤 일들은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데 그 고통스러움 가운데 보이지 않는 다른 손길도 있었음을 감지하게 한다는 것은 해석을 또 다르게 만드니까 한 편의 허구인 소설이 주는 이점이 이런 것이다. 결국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그 속에서 숨어 웅크리고 있는 나를 만나는 것이다.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보살핌을 받지 못한 결핍의 영역에서 무엇이 지금을 이루었는지 알게 된다는 건 나를 조금 더 알게 된다.

이 책과 더불어 같은 작가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도 단숨에 읽었다.

펄롱이라는 남자 주인공은 딸 다섯을 키우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가장이다. 아내 아이린 또한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기 위해 모든 정성을 쏟고 가정의 일부를 매우 바지런하게 살림을 하는 평범한 주부이다. 그 시절 시대는 암울했고 실업자가 늘어나고 있었으며 춥고 어두웠다. 모두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었고 형편이 좋지 못해 굶주림을 겪어야 하는 사람들도 있는 그런 시대에 석탄을 파는 펄롱은 늘 납품을 하는 어느 가톨릭 수녀회가 운영하는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곳에 간다. 어떤 소녀들이 발은 검고 바닥을 청소하고 있었으며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한 번이라도 나가봐서 죽고 싶다며 어린 소녀가 매달린다. 또 한 번은 어둡고 캄캄한 곳에 갇혀 있으며 밤새 그곳에 있어 화장실도 못 가서 그곳에 볼일을 봐 둔 한 소녀를 구출해 내 수녀원 원장에게 데리고 간다. 매우 침착하게 대처하는 수녀원의 모든 사람들 그렇게 불합리한 상황에 갇힌 소녀들을 몇 번을 보지만 펄롱은 어쩔 수 없이 수녀원에 다시 맡기고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와 크리스마스 미사를 보낸다. 펄롱은 점점 자신의 일상에 대해 도망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결국 그는 그날 아내에게 줄 선물을 포장하고 집으로 곧바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 결국 수녀원에서 구해줬던 그 소녀가 다시 갇혀 있을 그곳에 가 데리고 집으로 데려오는데... 결론을 이렇게 끝을 맺는다.

작가 클레이키컨은 모든 묘사를 적나라하게 하지만 어떤 이야기는 감춘다. 그곳에 내가 있다. 버젓하게 일어나고 있는 수녀원에서의 아이들이 학대받고 있다는 것을 모든 주변의 동네 사람들이 알고는 있지만 쉬쉬하고 있다는 것과 여전히 굶주리고 헐벗은 사람들이 있지만 자신의 신변만을 안락하게 취하기도 급급한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냉정하고 무관심을 이곳저곳에 표현해 두었다. 그 시절이 석탄을 떼지 않으면 불운한 시절인 아주 오래전의 시간을 거스리는 배경의 소설이지만 지금 모든 것이 풍족하고 누리는 이 시대에서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큼 사람들의 모습이 드러나 있다.

가끔 이런 소설을 읽을 때마다 나는 아주 많이 반성 같은 걸 하게 되면서도 일상을 돌아와 내 삶을 살아간다. 어둠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욱 잔인하고 세밀하고 매섭고 불안한데 그곳으로 가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을 누리느라 잊어버린다고 한 번씩 드러나는 주변의 모든 것들에게 관심을 표하기에는 용기가 부족하다고 아니 인간이란 참으로 딱 그 정도일뿐이라고 하지만 펄롱이 그날 아이를 갇힌 그곳에서 데리고 왔듯이 꺼내고 싶어지는 진실을 맞딱 뜨릴 때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참 생각할 거리가 많은 소설을 오랜만에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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