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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쥬 Jun 09. 2019

두바이 어때요?

Do you like Dubai?

 에미레이트의 A380 어퍼덱(Upper deck)에는 에미레이트의 아이코닉한 두 가지 상징이 있다. 바로 샤워 스파와 라운지다. 샤워 시설은 CSA(Cabin Services Assistant)라는 이름으로 인력을 고용하여 A380 편당 두 명씩 탑승하여 샤워 시설 관리와 여타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토록 하고 있다. 샤워 스파는 퍼스트 클래스 손님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다. 라운지의 경우에는 퍼스트와 비즈니스 클래스 손님들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2층 후미에 반구의 형태로 자리 잡은 바(bar)에는 담당 크루가 자리를 잡고 손님들이 원하는 드링크를 서빙할 만반의 준비를 갖춘 채 미소를 띠고 있다.



 라운지 스몰토크 (Lounge Small talk)


 크루들마다 선호도가 극명하게 갈리는 것이 라운지 오퍼레이터(Lounge Operator)였다. 참고로 매번 비행을 할 때마다, 각 캐빈마다 담당 구역과 그에 배정된 업무를 지정받는데 보통은 늦어도 출발 하루 전에 해당 비행에 배정된 퍼서가 임의로 정하여 메일로 통보를 해준다. 그리고 돌아오는 비행에서는 시니어리티(사번) 순으로 원하는 포지션을 선택하곤 했다. 비즈니스 클래스에서는 갤리 오퍼레이터, 라운지 오퍼레이터 그리고 캐빈 담당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어느 도시를 가느냐에 따라 라운지는 업무 강도가 크게 달라지곤 한다. 주로 영어권 손님들이 많은 도시는 엄청나게 소셜라이징(socializing)이 이루어다. 그에 반해 대부분 아시아 국가로 가는 비행에서는 손님들이 라운지에 와서 크루들과 대화하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전자는 바에 준비된 아이템들이 다 소진될 정도로 바쁠 수도 있고, 후자는 정말이지 단 한 명도 오지 않고 조용히 지나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오가는 손님들이 가진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순간은 언제나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가끔 이 칫챗 스몰토크를 하다 보면 듣게 되는 질문이 있었다.


 "Do you like Dubai?"


 아주 간단한 질문이지만 사실 이 질문은 유니폼을 입고 선 자리라는 것을 감안할 때 꽤 정치적인 질문이다. 때문에 숨을 한 번 크게 들이쉬고 결국은 이렇게 답한다.


 "Yes, of course!"


 비즈니스 클래스로 승진하게 되어 트레이닝을 받던 때였다. 라운지에서 하는 스몰토크에 대해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었다. 절대 회사 내부 가십거리를 소재 삼지 말 것, 우리의 베이스인 두바이와 아랍에미리트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말 것 등등.


 "If anyone asks how you guys like Dubai, what would you say?"


 두바이는 내가 다녀본 도시들 중에 가장 다이내믹하고, 다양한 국가와 인종의 사람들이 얽혀있는 코스모폴리탄 시티였다. 실제로 로컬 비중이 20%도 되지 않는다고 하니 두바이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전부 어딘가에서 온 관광객이거나 타 국적의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두바이를 여행의 길목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두바이를 아주 긍정적으로 소비한다. 이 도시가 그런 사람들을 유인할 목적으로 디자인된 측면이 있는 만큼 화려하고 자유롭고 멋진 면면을 보다 가게 된다. 럭셔리한 휴가 장소로 요즘은 두바이를 떠올리는 사람들도 많다.


 엄청난 규모의 두바이몰, 높다란 위용을 자랑하는 부르즈 칼리파 빌딩, 미래도시로 보일 만큼 화려한 마천루, 그럼에도 찾을 수 있는 보전된 혹은 재해석된 전통의 흔적, 특급 호텔과 멋진 시설 그리고 일류 서비스, 바다를 메워 만들었다는 팜 아일랜드와 그 어딘가에 세워진 속칭 7성급 호텔 부르즈 알 아랍,  잔잔한 해변이 어우러지는 주메이라 비치 로드(JBR),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스키장이 위치한 에미레이트몰(Mall of the Emirates), 사막과 낙타 체험 등등. 소문으로만 듣던 부자 나라, 뭐든 최대, 최고의 위용을 자랑하는 럭셔리, 럭셔리, 럭셔리의 향연. 더구나 날이 좋은 10월부터 2월 사이에 방문한다면 세상에 이런 데도 있네 싶을 정도로 한 번쯤 가볼 만한 도시인 것이다. 실제로 어떤 사람들은 두바이에서 스탑오버를 하고 유럽을 다녀오면서, 두바이가 더 좋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다.


 오일 이후를 준비해 온 두바이


 그도 그럴 것이, 두바이는 오일 이후의 시대를 이 여행과 허브 공항으로서의 입지에 방점을 찍고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벌어들인 오일 머니를 전략적으로 상당 기간 투자해 왔다.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의 수도로 석유 매장량의 94% 보유)와 달리 두바이는 오일이 고갈 시점에 더 가까우니 미래를 계획해야 했던 두바이 통치자의 결단이 그 방향을 향한 것이다. 참고로 에미레이트 항공의 회장(Chairman)이 두바이 통치자이자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부통령이자 총리와 동일 인물이다. , 두바이는 일종의 허브 공항으로서의 야망과 함께 흐르는듯한 종합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계획된 도시의 면면이 있는 것이다.


 불과 수 십여 년 전만 해도, 지금 막대한 부를 누리고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이든 카타르든, 진주를 캐고 대추야자를 재배하며 가난하게 살아가던 유목 민족인 베두인의 후예였다. 현 두바이 통치자의 부친이 한 유명한 말이 있다. 석유 자원의 유한성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던 그로부터 이 모든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의 할아버지는 낙타를 탔다. 나의 아버지도 낙타를 탔다. 나는 벤츠를 몬다. 나의 아들은 랜드로버를 타고, 나의 아들의 아들도 랜드로버를 탈 것이다. 하지만 나의 아들의 아들의 아들은 낙타를 타게 될 것이다."



 첨단의 두바이


 "와, 여기 무슨 미래 도시 같은데?"


 내가 어찌 사는지도 한 번 보여드려야지 싶어 함께 유럽 여행을 한 뒤에 부모님을 두바이에 모시게 되었었다. 먼저 이탈리아 여행을 하고 난 뒤에 향한 두바이였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내가 사는 집으로 가는 길에 주변을 두리번거리시며 그렇게 감탄해하셨다. 무뚝뚝한 아버지가 휴대폰을 꺼내 창 밖의 마천루를 담으시고는 본인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그것으로 바꾸기까지 하셨으니, 오히려 두바이를 당연하게 생각해 일정을 짧게 잡아둔 나로서는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정말 새삼스러웠다. 출퇴근 크루 버스에서 늘 보는 익숙한 광경이 부모님께는 으리으리 번쩍번쩍한 미래 도시처럼 보인다는 것이.


 실제로도 두바이는 첨단을 달린다. 대부분의 인프라가 무척 잘 설계되어 있다. 공항의 입국 심사는 사전에 전자적으로 검토되는 단계를 거치고, 국민이거나 거주 비자가 있는 경우에는 키오스크를 통해 지문 스캔만 하면 출입국이 가능하다. 이제는 곧 안면인식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통로를 걷는 동안 여행 문서를 꺼낼 필요 없이 심사가 완료되는 기술을 도입한다고도 한다. 무인 전동차가 도시를 가로지르고, 각종 전자화된 시설들을 마주할 수 있다.


 그런 두바이가 이제는 또 다른 청사진을 펼쳐놓고 있다고 한다. 2020년에 두바이는 엑스포를 개최한다. 이곳에서 두바이가 목표로 하는 것은 전 세계 사람들에게 '미래도시'로서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는 일일 것이다. 때문에 최초로 시도되는 많은 프로젝트들을 실행에 옮기고 있고, 계획을 하고 있다. 드론 택시, 하이퍼루프, 부르즈 칼리파를 능가할 '더 타워(The tower)', 100년 후 화성 도시 설계를 목표로 2021년에 무인 화성 탐사선을 보낸다든지 하는 것들이다. 더불어 '클린 에너지 전략 2050'을 세우고 2050년까지 75%의 전력을 친환경에너지로 확대한다는 전략을 발표, 태양광 발전 시설을 확충하고 친환경 차량을 도입할 것을 선포하기도 하였다.


Earth 2050, Dubai : Kaspersky Lab


 문화 지체 현상


 학창 시절 도덕 시간에 아노미 현상, 문화지체 현상이라는 용어를 배운 기억이 있을 것이다. 사회의 발전에 의식과 제도가 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문화 지체' 현상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두바이에 대한 인상이 이와 상당히 겹쳤다. 우리나라만 해도 순식간의 경제 발전 이후 이러한 현상들을 경험하였고, 현재도 조부모 세대, 부모 세대와의 인식 차이가 상당히 나는 편에 속한다. 두바이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그 격차가 훨씬 더 크면 클 테니 말이다.


 더구나 20%만이 현지인이라는 것은 바꿔 말하면 80%가 외지인, 뜨내기라는 소리다. 그러니 문화 충돌이나 갈등 혹은 서로 간의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어떤 통합적인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기보다는 어우러져 있는 어떤 상태에 가깝다. 아마 멜팅팟(melting pot)이라는 단어에는 대표적으로 뉴욕이 떠오르는데, 혹자는 두바이를 새로운 뉴욕이라 지칭하기도 했지만, 두바이와 뉴욕의 가장 큰 차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은 모두의 도시로 자리매김하며 공통된 정서 혹은 실질적 제도나 문화가 어느 정도 정립되어 있는 것과 달리 두바이는 현지인의 문화인 베두인, 아라빅, 무슬림과 별개인 나머지 개개인영원한 이방인으로 존재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쪽이든 극명한 장단점이 존재한다고 보기 때문에 특별한 코멘트를 남기기는 어렵다.


 그러니 두바이에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상반된 면모가 도시 전체의 인상을 '이중성'으로 정의 내리게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면모는 두바이를 여행으로 왔을 때는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거주하는 사람들은 아마 무슨 말인지 와 닿을 것이다.


 소는 누가 키울 것인지


 집 근처에 있는 마트들은 대다수가 24시간 운영을 하고, 적은 금액의 물건이라도 배달을 해준다. 그때마다 마주치는 얼굴들은 대부분 서남아시아계 사람들이었다. 건설 현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역시도 그곳에서 온 사람들이다. 서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동남아 쪽으로 비행을 다니다 보면 이런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두바이로 꿈과 희망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 곳곳에서 보이는 이 사람들이 두바이에서 빠져나가면 두바이는 어떻게 될까 하는 상상을 가끔 하게 되는 것이다.


 아마 누리는 상당한 편의들이 어느 순간 불편하게 느껴지는 건 저렴한 노동력과 그들이 받는 열악한 처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그때부터였다. 미처 깨닫지 못할 때가 많지만 다들 알고 있지 않은가, 현대 사회에 사라졌다고 알려진 계급 사회가 사실은 아직 곳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내가 누리는 편리함이 누군가의 노동력이나 고혈을 짜내서 나오기를 결코 원치 않는다. 이처럼 선진국에서 주로 오는 피부색이 밝은 사람들은 급여도 혜택도 좋은 직업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피부색이 어두울수록 어쩐지 그 반대의 일들을 하는 것 같다. 물론, 인도인들이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부자 순위 리스트에 상당수 포진해 있는 등 두바이에서 부를 창출하고 누리고 있기도 하다는 점은 밝혀둔다.


 비행을 하다가 눈에 띈 점은, 아라빅 아이들이 비교적 버릇없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물론 어떻게 보면 아라빅 아이들을 더 자주 접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긴 하니 아마 어느 정도 왜곡된 측면은 있을 테다. 그래도 전 세계 다 다니며 허브 공항의 역할을 수행하는 에미레이트다 보니, 이 나라, 저 나라 다니며 비행기 안에서 다양한 국적의 아이들을 만나게 되는데 아라빅 아이들은 정말로 최악이었다.


 우리야 한 두 자녀가 흔하지만 아랍권에서는 다자녀 그것도 정말 다수의 아이들을 낳아 기른다. 일부다처제이기도 하고. 아이들은 우리들에게 기본적으로 명령조에, 귀청이 떨어지게 소리 지르고 떼쓰기가 잦았다. 대부분 그들 곁에는 방조하며 그다지 신경도 쓰지 않는 엄마와 쩔쩔매는 동남아계 유모가 있었다. 독특하지만 자주 보는 풍경이다. 부모는 비즈니스에 타고, 아이들은 이코노미에 유모와 함께 타는 경우도 많다. 부모는 양육을 유모에게 맡기고, 유모는 아이들을 제대로 훈육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국가의 미래에 있어 교육의 중요성에 방점을 개인적으로 크게 찍고 있기 때문에 이 점에 약간의 의문이 있다. 물론 알아서 잘하겠지만.


 대부분의 장년층 이상 사람들에 대한 인상은 이상하게도 예의가 바른 편이었는데, 그중 어떤 한 분과 깊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는 두바이가 매우 성장하던 시기에 자라났고 그 시대에는 당연히 영국이나 미국으로 나가 수학을 하며 견문을 넓혀왔다고 했다. 다만 2008년 금융 위기가 닥쳐 두바이 부동산 시장 버블이 터지고 경제적으로 나라 전체가 크게 어려움을 겪었고, 그 뒤에 되려 나라 안에서 기회가 찾아오면서 그즈음 청년이 된 젊은이들은 대부분 머무르며 기회를 잡으며 자라나 매우 이기적이라는 표현을 했다.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반영되어 있어 가감하여 들을 필요가 있음을 고려하더라도 말이 된다고 느껴졌었다.


 왕정국가 그리고 경제 발전의 이면


 왕정국가로서의 한계 역시 존재한다. 통치자의 단일 의지로 이뤄지는 결정들이 지금까지는 무척 순조롭고 성공적으로 흘러왔다고 보인다. 때문에 현지인들의 통치자에 대한 믿음이 꽤나 굳건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배불리 먹고살게 해 주는데 불만이랄 게 없을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이면을 보면 알지 못하는 혹은 별로 관심 가지지 않는 어두운 면들도 있다.


 '도망자 공주'로 유명한 두바이 공주 라티파는, 통치자의 딸로 지난해 3월 자유를 찾아 두바이를 탈출, 미국으로 망명을 계획했으나 중간에 인도에서 붙잡히면서 송환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생활이 감옥과 같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16세 때 시도했던 탈출 때는 붙잡힌 뒤 3년간 감금과 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녀는 본국으로 송환된 이후에 자신이 또다시 감금을 당할 것이라 두려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두바이는 그녀가 가족과 안전하게 잘 있다고 이야기하며 그녀의 사진을 공개하였고, 인권 관련 단체와 그녀가 만날 수 있도록 만남도 주선하였다. (관련 링크: http://news.donga.com/more0/3/all/20181210/93216741/1)


 2017년 12월에는 에미레이트 캐빈 크루 중 레바니즈 출신인 7명이 폭탄 테러를 계획한 혐의를 받고 체포되었다고 한다. 가족들은 그들이 고문당하고, 눈이 가려진 채 내용을 모르는 서류에 사인하기를 종용받거나, 어떤 이는 빈 종이에 사인하기를 강요받았음은 물론 여태껏 가족들도 만나지 못하고 법률적 조언을 얻을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한다. 올해 2월에 들어서야 재판이 시작되었다고 하며 이에 대해 국제 사회는 적어도 혐의가 밝혀지기 전까지는 그들의 정당한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관련 링크-영문: https://www.paddleyourownkanoo.com/2019/04/21/seven-members-of-emirates-cabin-crew-accused-of-plotting-dubai-bomb-attack/)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부유한 아랍권 국가들에서는 동남아, 서남아 혹은 아프리카로부터 가정부(Maid) 또는 유모(Nanny)를 고용하는데 일부 고용주들에 의한 학대 사례 또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어 있다. 여권을 뺏는다든지 과도한 노동을 시킨다든지 폭력을 행사한다든지 하는, 혹은 사람이 그냥 사라져 버린다거나 하는 일들이 그것이다. 쿠웨이트에서는 필리핀 국적의 메이드가 살해 당해 공분을 산 일이 있었다.


 

 더구나 해마다 라마단 시기를 지날 때면 뒷맛이 늘 씁쓸하곤 했었다. 그들이 섬기는 라마단의 의미와 이웃을 사랑하고 베푸는 행동적인 선의가 주변 아랍 국가들에는 그다지 전달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아랍권 국가들에 일어나는 각종 분쟁이나 어려움에 대해 대부분의 부유한 아랍 국가들은 눈과 귀를 닫고 있다.

 

 언론의 자유 또한 있기 어렵다고 봐야 한다. 그래도 알 자지라(Al jazeera)의 존재가 아랍권에서 일어나는 뉴스를 공정한 시각으로 전달해 주고 있는데, 2017년 당시에 아랍권 국가들이 카타르를 대항으로 알 자지라 미디어의 운영 중단을 요구했던 적도 있었다. (관련 링크-영문: https://www.cbc.ca/radio/thecurrent/the-current-for-july-6-2017-1.4191665/why-arab-states-want-to-shut-down-al-jazeera-1.4191668)


 그래도 애정을 담아


 그냥 지내며 즐기다 올 수도 있었겠지만 그러한 현실들은 늘 어딘가 한구석에 남아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그래서 누군가 두바이를 좋아하냐고 물으면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가 어려웠다. 그보다 복잡한 문제는 개인적인 향수병이라든지 직업적 소속감의 결여와 같은 심리적인 데에서 기인하는 것들이었지만, 그러한 감정들이 두바이라는 도시에 연결되어 버렸기 때문에 언제나 두바이에 대한 감정은 일종의 애증으로 남아 있게 될 것 같다.


 물론 앞으로도 두바이와 에미레이트 항공, 아랍에미리트연합에 대한 뉴스들에 귀 기울일 것이다. 어쨌든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발전을 이룩한 두바이에 대한 존경과 경이로움을 느낀다. 그야말로 '꿈을 현실로 만드는 도시'라는 이미지는 두바이가 실현해 온 것이자 갖고 있는 최대 강점이다. 사막의 기적을 일으켜 온 두바이가 앞으로도 다양한 실험의 장이 되고 더 나아가기를 바란다. 2020년 두바이 엑스포에 대해 본인들도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국제 사회가 품고 있는 의문에 대한 궁금증도 장기적으로 해소해 주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늘 좋은 이야기들만 듣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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