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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정 Jan 30. 2023

도대체 한국시리즈 어떻게 간거지?

마지막은 행복했던 2022년 시즌

구단의 미친 짓으로 인해 박병호 선수 없이 시작한 2022 시즌. 시즌 개막 했다는 것만 알고 있다가 안봤다. 근데 박찬혁?이? 4월에? 갑자기? 홈런을? 몇개를? 때렸다구요?



1. 5년만에 신인왕 후보의 탄생..?


거포가 사라진 자리를 채우기라도 하듯, 22년 드래프트로 입단한 박찬혁 선수가 4월 한달만 홈런을 미친듯이 때려대며, 이정후 이후 없던 신인왕을 드디어 배출하는걸까 하는 희망에 차게 만들었다. 분명히 탈덕하려고 유니폼 다 정리했는데. 야구를 보고 말았다.... 야구라는 게, 아예 안 보면 모르는데 한 경기라도 보면 다음날 경기 안 보면 안되는 병이 도진다. 지독한 키움야구에 엮여버린 순간이었다.


박찬혁이 주도하는 프로야구 초반 신인왕 레이스



2. 의막키불: 의외로 막강한 키움 불펜

시즌 초에는 모두가 7위, 8위를 예상했던 팀이었는데, 김재웅, 이승호, 문성현을 앞세운 불펜진들의 활약과 에이스 선발 요키시와 안우진의 활약으로 갑자기 순위 경쟁에 참전하더니만 미친듯이 연승을 하지 뭐에요? 창단 후 최다연승인 9연승 타이기록도 세우고. 진다는 게 무슨 기분인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기묘한 연승 행진이었다. 누가봐도 이길 수가 없는 뎁스인데 이기고 있는 팀. 사람들이 야 너네 잘하잖아, 라고 하는데 아니라고 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 믿을수가 없는 기묘한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



'9연승' 키움, 시즌 최다·구단 최다 연승 보인다

키움 고공행진? 철옹성 불펜을 보면 안다..상대 울리는 '통곡의 벽'



3. 박찬혁, 김태진의 부상

그런데... 신인왕 페이스였던 박찬혁이 갑자기 부상으로 팀을 이탈하고, 시즌 초반 마땅히 쳐주는 사람이 없는데 쏠쏠하게 활약하던 김태진도 부상으로 이탈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리고 팀의 주장이자 이적 후 안정적인 리드오프로 역할을 해 주던 이용규도 부상으로 이탈하고 만다. 진짜 라인업에 3할은 이정후 뿐이었고, 친구들이랑 직관가면 쟤가 왜 저 타순에 있냐는 놀림을 맨날 들어야 했다. 이정후는 매일 기록을 갈아치우는 가운데, 타선이 쥐어짜면 투수가 혼신을 다해 틀어막는 경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팀타율은 시즌 초반부터 꾸준하게 꼴찌였고 올라갈 기미도 안 보였다. 진짜로 왜 이기는지 어리둥절한 상황이 계속 됐다.



4. 잔인한 8월

그런데 올스타 브레이크 전부터 약간씩 타격 사이클이 내려가나 싶었던 (원래부터 노답이었던) 타선이 더더욱 내리막길을 타게된다. 특히 만만한 투수에게 몰아치고, 공략 못하는 타자에겐 컨택도 안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8월에는 한달동안 단 9승만을 거두는 처참한 내리막길을 겪게된다. 애초에 불펜야구를 했는데, 그때 그 불펜은 부상으로 다 이탈하고, 유사불펜만 남았으니 지는 게 당연했다. 빠따라도 살아나야 하는데 이 팀 빠따는 이번 시즌 내내 살아났던 적이 없거든.


8월 초에 너무너무 화가 나서 비공개로 쓴 일기들이다. 제목 꼬락서니에서 느껴지듯 정말 너무 화가 많이 났었다. 8월 초에 쏠쏠한 마무리였던 문성현이 부상으로 말소되고, 이승호도 말소되고, 결국 셋업맨이었던 김재웅이 마무리로 내려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막강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선발이 아무리 잘 던져도 득점지원이 없고, 불펜이 나오면 무조건 블론을 하는 개노답 상황이 한달 내내 계속됐다.


8월에 팀 승율도 바닥으로 꼬라박는 경기력 덕분에 순위는 2위에서 4위로 내려 앉았으며, 와카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9월에 있었던 25경기 중 이긴 경기는 단 9경기. 충격의 6연패... 진짜 올스타 브레이크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거니...

 


패패패승승패패패패패패 이후 지긋지긋한 연패 끊었던 8/24 경기 9회말 2사 2스트 뒤에 전병우가 끝내기 싹쓸이를 때려내서 이겼다. 이날 경기도 얼마나 개변태 같았는지 상대가 1점 내면 우리가 2점 내고 그러면 다시 상대가 3점을 내는 식으로 변비 야구 하다가 힘들게 이겼다. 이 시기 경기 다시 보면 8,9회쯤엔 다들 집에 가서 중계화면에 자리들이 텅텅 비어있다.


5. 마지막 순위싸움

9월초에 조금 살아나나 싶었던 타선은 김혜성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다시 찬물 쫙...타선은 더욱 개노답이 되었고, 어쩌다 터지는 안타에 기대서 그야말로 기도메타에 의지해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팬들은 이대로 와카딱이나 하겠구나 어느정도 체념을 한 상태였다.


그나마 9월 중순이 지나면서 떠났던 투수들이 돌아오고, 대체선발을 돌았던 김선기, 윤정현이 잘해주고, 의문의 필승조 3년차 김동혁이 얼레벌레 필승조로 활약하면서 근근히 3,4위 싸움을 이어가게 된다. 그리고 시즌 아웃까지 예상했던 김혜성 선수도 생각보다 너무 빨리 회복하고 돌아와서 순위 경쟁에 합류를 하게 된다. 근데 참… 팀컬러인건지… 왜 그렇게 중요한 경기마다 다 말아먹는건지…


결국 상대팀의 결과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치열한 순위 싸움…. LG가 만들어준 최종순위 3위로 준 플레이오프부터 가을야구를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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