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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Apr 21. 2024

숲길에서 만난 산나물

 산에 가서 산나물을 만나도 산나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라서 그냥 지나가는 사람도 있다.

나는 어머니 덕분에 산나물을 몇 가지 알고 있다. 

나는 어린 시절 시골, 솔직히 말해서 산골에 살았다.

그때 나의 어머니는 봄이 되면 산에서 산나물을 뜯어다 장에 내다 파시는 나물장사를 하셨다.

아침 일찍 산에 가서 나물을 뜯어가지고 해가 저물어 갈 때 집에 오시면 저녁식사 후 어머니가 해오신 나물보따리를 풀어 나물종류별로 골라 놓는 일을 언니와 내가 했다.

그때 나물이 두릅과 취나물, 삽주나물, 고사리등이었다.

나는 나물을 많이 알고 있지는 안지만 산에 가면 몇 가지는 뜯어오기도 한다.

이번 산행을 하면서 산길 주변에 보이는 산나물들을 사진도 찍고 조금씩 뜯어 와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을 찍어 먹으며 산에서 나는 보약을 먹는 기분을 느껴봤다.


삽주나물

 위의 사진은 삽주나물이다. 

어머니께서 취나물과 삽주나물을 해오시면 삽주나물은 양이 적었다.

그래서 왜 삽주나물의 양이 취나물보다 적으냐고 여쭤보면 어머니는 삽주나물은 귀한 나물이어서 양이 적다고 하시며, 삽주나물은 아무나 사다 먹는 것이 아니라 부잣집에서만 사다 먹는다고 하셨다. 그때부터 삽주나물은 귀한 나물로 기억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창출, 백출이라는 이름의 한약재로 사용한다. 삽주는 이뇨작용, 소화불량,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약재다. 그런데 삽주나물은 잎이 억센 것도 있어서 나물로 먹기 어려운 것도 있다. 



수리취


수리취뒷면


 위의 사진은 수리취다. 수리취는 단오에 떡을 만들어 먹는 재료로 사용했던 것이다. 단오가 되면 쑥이 너무 많이 자라 쓴맛이 강한데 수리취를 살짝 데쳐서 살가루와 섞어서 단오에 떡을 해 먹는 것은 세시음식 중에 하나였다. 수리취는 취의 모양과 닮아서 수리취라 하는데 뒷면을 보면 하얗게 생겼다. 수리취를 채취해 살짝 데쳐서 냉동실에 보관하고 떡을 만들 때 이용하면 좋은 재료다.



취나물


 취나물은 독특한 향이 있어 입맛을 돋아주는 봄철 대표산나물이다. 취나물은 봄철에 데쳐서 햇볕에 말려 겨울철 묵나물로도 이용하는 한국인에게 인기가 높은 산나물인데 이것은 3~5월 산에서 채취할 수 있고 산에서 채취한 취나물은 향이 더 진하고 맛있다. 요즘은 취나물을 시설에서 재배해서 향이 별로 없다. 취나물은 산길을 걸으며 뜯을 수 있는 나물 중에 하나다.


 등산을 하다 보면 봄철에는 산나물도 있고, 나무에서 따는 순도 있다. 순으로 먹는 것은 주로 두릅, 엄나무순, 오갈피순 계절에 따라 싸리순, 다래순 등을 채취할 수 있다.

올해는 봄철이 너무 가물어서 나물이 많이 자라지 않았다. 그런데 누군가 채취해 가고 난 자리에 두릅곁순이 나와있어서 한 줌 따다 데쳐서 초고추장을 찍어먹었는데 산의 향기가 입안으로 들어오는 느낌과 건강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숲속에서 찾은 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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