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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윤이 Apr 22. 2024

헬스장에서 피티 받으셨나요?

헬스장에서 생긴 일

 어느 해 교육을 받으러 갔는데 그곳 강의실 의자가 열선이 깔려있는 줄 알았다.

왜냐하면 의자가 따뜻하게 느껴져서 함께 간 친구에게 의자에 열선이 들어오는 것 같다고 했더니 친구의 의자는 그렇지 않다고 했다. 친구의 말이 맞는 말이었다. 의자는 따뜻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일찍 정형외과에 갔다. 의사 선생님은 이야기를 들어보고 몇 가지 동작을 해보라고 하더니 엉덩이 문제가 아니라 허리가 나빠졌다고 했다.

나는 오래 앉아 있는 일을 자주 한다.

그리고 차를 타면 다리를 꼬았다 풀었다를 하면서 오래 앉아가는 것을 힘들어한다. 결국을 허리와 엉덩이 부분이 덜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이가 더 들면 몸이 굳어서 교정하기가 힘들다는 생각을 해서 헬스장에서 피티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몇 년째 했다. 

그러면서 가끔 헬스에 관한 유튜브를 보게 되었다. 대구의 남자 보디빌더가 된 분이며, 90세에 30년째 헬스장을 꾸준히 다니시는 할머니, 60대의 나이에 보디빌더가 된 여자분 이런 성공신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보기도 하고, 노인들이 사는 삶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요즘은 의사들도 근육운동에 투자하라는 유튜브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76세에 허리협착증으로 헬스장에서 피티를 받고 허리도 안 아프게 되었고 보디빌더까지 되었다는 할머니가 나오는 유튜브를 보게 되었다. 그 유튜브를 보게 된 후 그 할머니가 용인의 어느 헬스장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쉽게 찾지 못했다. 그런데 얼마 전 '임종서할머니 다니는 헬스장'이라고 검색을 했더니 용인에 있는 '수지메카헬스짐'이라고 검색이 되어서 바로 전화를 했다. 그런데 나는 또 망설였다. 헬스장에서 피티를 받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적금 붓던 것을 해약하기로 했다. 그리고 전화를 해서 피티 받는 요일과 시간을 결정했다. 

나는 3번째 피티를 받았다.


헬스장

오늘 피티가 끝나고 탈의실에 들어갔다. 샤워실에서 샤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할머니 두 분이 나오셨다. 할머니들은 샤워를 하고 나오시며 

"아이 시원해!"

하며 오늘의 스케줄을 즐겁게 이야기하고 계셨다.

" 어르신들은 매일 헬스장에 오시나요?"

하고 내가 물어봤다. 할머니 한분이

"아니, 볼일이 있을 때는 못 오고 거의 나오는 편이지."

그런데 두 분 할머니 배가 많이 나와 있어서 내가 다시 물어봤다.

"어르신들께서도 피티를 받으셨나요?"

"아니, 나는 피티안 받아. 피티 받으면 힘들어서 매일 못 나와. 그리고 단백질을 매일 먹어야 한다는 데 나는 실컷 먹어야 돼서 피티 받는 것 못해. 그런데 왜?"

그랬더니 옆에 있던 배가 더 많이 나온 할머니가

"우리 몸매가 안 좋다는 거지 뭐."

하고 대답을 하셔서 나는 얼른

"아, 피티를 받으셨는데도 배가 나오셨나 해서요. 저도 피티를 오늘까지 3번 받았는데 어르신들을 보면서 피티를 받아도 마찬가지면 수원에서 여기까지 오면서 피티를 받을 이유가 있을까 생각을 해봤어요."

하고 대답을 했더니 할머니들은 

"피티를 받아도 단백질을 안 먹으면 말짱 도루묵이래. 그래서 우린 그냥 막 먹는 게 좋아서 안 해."

라고 하신다.

  나는 먼저 가겠다고 인사를 하고 나오다 헬스장에 들어오시는 임종서 할머니를 만났다. 유튜브에 나오는 유명한 분을 이곳에서 뵈니까 내가 피티 잘하는 헬스장에 다니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피티가 끝날 때쯤은 허리가 많이 좋아지고 어깨도 펴지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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