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3 토요일
나만의 단어장 앱 개발기.
지난주부터 Flutter와 Cursor AI로 Android 앱 개발에 뛰어들었다. MVP 모습은 대충 갖춰졌고, 이제 세상에 선보일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Android 휴대기기에 액세스할 수 있는지 확인하세요."
나는 iPhone 유저다. Android 폰은 없다. 에뮬레이터로 해결하면 되겠지, 하고 가볍게 생각했다가 또 다른 벽에 부딪혔다.
"Android 휴대기기에서 Google Play Console 앱을 열고 로그인하세요."
에뮬레이터에서 Google Play Console 앱을 터치했다. 하얀 화면.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새하얀 화면만 보인다. 몇 번을 시도해봐도 결과는 같았다.
중고폰을 살까? 검색해보니 테스트용으로는 2024년 이후 모델이 좋다고 한다. 최소 10만원. 개발용으로만 쓸 폰에 10만원... 그 돈 아껴서 지금 폰 약정이 끝나면 새 폰을 사는데 보태는것이 차라리 낫겠다.
"그럼 일단 iOS부터 하자."
어차피 내 폰이 iPhone이니까 테스트도 쉬울 거야. 맥북에 Xcode 설치, 얼마나 어렵겠어?
"macOS를 업데이트하세요."
또 다른 문제로 막혔다. Xcode를 깔려면 최신 OS가 필요하단다. 업데이트 버튼을 눌렀다.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내가 기억하는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틀렸다. 다시 입력해도 틀렸다. 비밀번호 변경을 시도했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의 접근이 감지되었습니다. 1시간 후 다시 시도하세요."
1시간. 60분. 3600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산 넘어 산이라는 말이 이런 뜻이었구나. 하지만 뭔가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건 바로 이런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상치 못한 끝없는 장애물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하나씩 뚫고 나가는 과정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술술 잘 풀리는게 오히려 이상한 거고.
1시간 기다리겠다는 버튼을 터치했다. 내 아이폰에서 저절로 1시간 타이머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