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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UI 디자이너가 데이터로 우선순위 정하는 법

by UXUI 니디자인랩


"해결해야 할 이슈는 산더미인데, 대체 뭐부터 손대야 할까?"


UXUI 디자이너의 역할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 해결의 첫 단추는 바로 '올바른 우선순위 설정'이다.


오늘은 내가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데이터 기반의 명확한 우선순위 설정 방법을 공유하려 한다.






데이터 정리부터 시작한다


1단계: 수집한 데이터 정리


사용자 설문, 인터뷰, 행동 데이터 조사를 마쳤다면 이제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할 차례다. 먼저 날것의 데이터를 다듬어야 한다.


중복되는 것, 비슷한 것끼리 묶는다

"버튼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

"중요한 메뉴를 찾기 어려워요"

"어디를 클릭해야 할지 헷갈려요"

이 세 가지 피드백은 결국 같은 문제를 말하고 있다. '정보 구조 및 시각적 위계 개선'이라는 하나의 이슈로 묶을 수 있다.


기능 이슈는 제외한다

"로딩이 너무 오래 걸려요"

이런 이슈들은 발견했지만 개발팀으로 넘긴다. 해결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다. 기능 이슈는 개발팀이 알아서 우선순위 정해서 처리하게될 문제다. UXUI 디자이너는 디자인 개선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한다.


2단계: 사용자 관점 - 페인포인트 강도 평가

사용자.png

1~7점 척도로 감정 강도를 측정한다. 7점에 가까울수록 사용자가 느끼는 불편함이 크다는 의미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모든 이슈에 7점을 줄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Max 점수 제한'을 둔다. 예를 들어 10개 이슈가 있다면 총합 40점까지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이슈 간 중요도 차이가 생긴다.

실제 사용자 설문을 돌릴 때는 이슈 개수에 따라 요청내용을 달리한다:


이슈가 적을 때: "가장 불편한 것 하나만 선택해주세요" 또는 "불편한 순서대로 번호를 매겨주세요"

이슈가 많을 때: "가장 불편한 상위 3개(또는 5개)만 선택해주세요"


복수 선택에 Max 개수를 두는 이유는 명확하다. 모든 것을 다 선택하게 하면 결국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은 것과 같기 때문이다.



3단계: 비즈니스 관점 - 목표 영향도 평가

비지니스.png

사용자가 아무리 불편해하는 이슈라도, 비즈니스 목표와 동떨어져 있으면 우선순위가 밀릴 수밖에 없다. 현실적인 이야기다.

현재 단계의 비즈니스 목표에 각 이슈가 미치는 영향을 1~7점으로 평가한다.

예를 들어 지금 단계의 핵심 목표가 '유료 전환율 향상'이라면:


결제 플로우 개선 이슈 → 7점

대시보드 색상 개선 이슈 → 2점


비즈니스 목표에 가장 영향력이 큰 이슈라고 생각되면 7점을 주면 된다. 별 영향 없다고 생각되면 1점. 이 평가는 내부 설문으로 진행한다. 엑셀 시트 자체를 주요 임원진, 경영팀 등 비즈니스 모델, 전략 수립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에게 공유하고 각자 점수를 매기게 한다. 마찬가지로 Max 점수 제한을 둔다.



4단계: 두 입장의 점수의 평균을 계산한다

종합.png

(사용자 페인포인트 점수 + 비즈니스 영향도 점수) ÷ 2 = 최종 우선순위 점수


5단계: 높은 점수부터 해결한다


평균 점수가 높은 이슈부터 해결하면 된다.

사용자들이 굉장히 불편해하고, 비즈니스 목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 바로 우리가 가장 먼저 손대야 할 '진짜 문제'다.

단, 사용자 입장에서의 점수가 6,7점 나온 이슈가 있다면 전체 평균 점수를 무시하고 그 이슈부터 해결하는 것이 좋다. 사용자가 굉장히 무지하게 불편해하고 있어서 짜증이 극에 달했다는 뜻이므로.






왜 우선순위가 중요한가


명확한 기준이 있으면 팀 내 합의가 빨라진다.

"이게 더 시급한 것 같은데요"

"아니요, 이게 먼저예요"

이런 불필요한 논쟁이 사라진다. 숫자가 말해주기 때문이다.


한정된 리소스로 최대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

한정된 인원, 치고 올라오는 경쟁사들, 투자사의 압박 등의 여러 요인들로 인해 스타트업은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성과를 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문제 해결 능력은 UXUI 디자이너의 핵심 역량이다.

하지만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능력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그 결정은 감이 아닌 데이터와 명확한 기준에서 나와야 한다.

만약 당신의 팀이 지금 "뭐부터 해결해야 하지?"라는 질문 앞에서 헤매고 있다면, 오늘 소개한 방법을 한번 적용해보길 권한다.

데이터를 정리하고, 두 관점에서 점수를 매기고, 평균을 내서 우선순위를 정한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이 프로세스가 당신 팀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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