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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짱짱이 Sep 10. 2023

나는 이제 6급 공무원이다.

2023년 9월 8일 자로 나는 6급 공무원이 되었다.

지방공무원으로 만 18년 동안 일한 결과이며 마지막 승진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2005년 9월 30일 자로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꽉 찬 18년이다.

육아와 질병 등으로 다사다난했던 나의 직장 생활의 최종 목표에 도달한 듯하다.

누군가 공무원의 꽃은 6급이라고 하던데......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다.

팀장이 아니라 6급 차석으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과 달라지는 것은 없다.

다만 마음에 짐 같은 것이 없다. 

늘 감사의 대상이 되는 나의 업무를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다는 것뿐이다.


시댁에 승진소식을 알리기 위해 주말에 시댁에 가기로 했다.

시댁에 가기 전 남편에게 '아들은 승진 못하는데 며느리가 해서 어머니가 섭섭해하실 것 같다'라고 했더니

남편은 엄마는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점심을 먹고 시댁에 도착했다. 당근을 다듬고 있던 시어머니께 남편이 나의 승진소식을 알렸다.

시어머니는 잘됐다고 하시면서 '우리 아들은 계속 7급이네... 언제 승진하냐'며 아들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처다 보는 듯했다.

역시..... 딸 같은 며느리는 없는 것이다.

나도 딸 같은 며느리는 아니기에 당연한 반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은 아버지의 반응은 다를 것이라고 했다.

저녁 무렵 시아버님께 승진소식을 말씀드렸고 아버님은 '팀장 되는 거냐'며 축하해 주시며 '열심히 해야 한다. 편한 데만 다니면 승진 못한다'라고 말씀하시며 남편을 쳐다보았다.

남편이 무안할 것 같아.... 남편은 회사 그만두고 농사짓는 게 꿈이니까 상관없다고 내가 대신 답변을 해주었다.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고 옛말은 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분 다 나를 축하해 주셨지만 약간 다른 방식의 반응을 느끼면 집으로 돌아왔다.


정년퇴직까지 남은 시간은 16년이다.

내가 16년은 끝까지 다니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지만 직장을 다니는 동안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처음 공무원에 입직했을 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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