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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Feb 09. 2024

호이안 여행가서 여행산업 분석해버리기

호이안에서 3일동안 일하기 -2

호이안에서3일동안 일하기 1탄을 쓰고 거의 한달이 지났네요… 미룸대장 작가를 버리지 않고 종종 읽어주시는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변명을 하자면 너무 바빴습니다 ㅠ모두가 이 시리즈에서 기다릴만한 호이안의 디지털 노마드 스팟 추천은 분량조절 실패로 3탄에서 이어집니다. 올해 내론 쓰겠죠….

*1탄 링크 - https://brunch.co.kr/@jessietheace/561

여기서부터 2탄 스타트!


(한국) 여행 산업의 형태가 변했다. 1차 여행산업이 휩쓸었던 것은 한국 특유의 대형 패키지 여행 또는 다 짜여진 시나리오의 대형 골프리조트, 대형 카지노 호텔, 모두가 아는 세계의 관광지 투어로 요약된다. 유럽 15개국을 14박 15일에 돌아버리는 82의 민족은 루브르 모나리자에서 사진 한장 오르세 시계 (인스타에서 많이나오는 거기) 한장 그리고 프랑스를 다녀왔다고 하는 세계가 놀랄 기이한 여행문화를 만들었더랬지. 이 세대의 여행이란 힐튼, 라마다 등 대형 글로벌 호텔체인 또는 모두가 아는 전세계의 관광명소를 “보는” 것으로 정의된다. 실제로 이 세대 중 이런 사치와 같은 여행을 여가로 누릴 수 있는 세대층은 10세 미만 또는 그 정도의 자녀를 데리고 이런 여행을 계속해서 영위함.


나름 한국경제가 발전하고 기간산업이 국부의 그럴듯한 머니파이프라인을만들어주고, 주5일제 및 먹고살만한 환경에서 자란 80년대후반 90년대 초반 아이들이 20대가 되자 2차 여행산업의 시대가 열렸다. 2차 여행산업은 대학생 자유여행을 필두로 한액티비티/체험형 여행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 아는 사람 다 알겠지만 페이스북에서 여행에 미치다가 생기고 100만원으로 어디 가기 등등 젊음과 얇은 지갑을 가지고 참 여러군데도 다녔다. 중산층의 자녀들은 해외에서 놀아보고 싶어했고, 부모보다 노는 법을 알았다.  


하지만 글로벌 관광지가 정해져 있고 튜브 타고 강내려오기 등 이런 액티비티를 할수 있는 곳도 사실 정해져 있는 법. 슬슬 체험형 여행의 한계가 다다를뻔 했는데 에어비엔비가 여행을 재정의하며 여행이라는 시장을 넓히는 기막힌 문구를 가져온다.

여행은 살아보는거야.


한창 내가 광고산업에서 IT 로넘어가려던 시기였는데 내 인생 기막힌 카피라서 기억한다.


아무튼 이때부터 3차 여행산업, 콘텐츠의 시대가 열리며 나만 아는 여행지, 진짜 지역 주민이 추천하는 카페나 바 등등 이런게 여행의 트렌드가 됬고 각 도시의 매력도, 동네의 콘텐츠, 에어비앤비 호스트의 이야기가 중요해진다. 파리의 20대 대학생 의 집에서 마치 하우스 쉐어하듯 일상을살아보거나, 도쿄의 빵집 쿠킹 클래스를 가거나. 한국에서도 지금은 10년차가 된 마이리얼트립이 진짜 로컬이 소개하는 여행과 액티비티, 라 하면서 2차 또는 1차 여행산업에서 가이드의 영역이던 것을 일반 소비자의 폭으로 넓히려 했으나 거의 온라인 액티비티 대행 플랫폼이 되어 그냥 2차 여행산업의 액티비티 제공 업체들의 중간 플랫폼이 되어버린것은… 안비밀…


실로 혁명적이고 매력적인 3차 여행산업이 열렸으나 살아보고 싶은 삶을 가진 매력적인 인구는 제한이 되어 있는 법. 에어비엔비도 그냥 펜션이나 소규모 게스트하우스 업체 등등의 중간 디지털 플랫폼 예약 대행 업체가 되어버리는듯 하다가… 미국 뉴욕에서는 에어비앤비 안된다고 규제에 얻어맞고, 한국에서도 깔깔세가 가능한 곳먼 에어비앤비가 되네 어쩌네 세입자가 에어비앤비를돌려서 집 관리가 안되네 하면서 생각보다 해당 트렌드가 만들어내는 여행산업의 신규 파이는 생각보다 작은 것 아닌가? 라는 의심을 받기는 했으나 어찌 되었든 에어비앤비는 UX가어쩌고 디자인이 어쩌고 조직문화가 어쩌고 하면서 잘 살아 있음. 어쨌든 그 플랫폼이 숙소 공간을 쥐고 있는게 아니고 중간 매개체 포지션인지라 할수 있는게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비즈니스 적으로 앞으로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https://www.theguardian.com/commentisfree/2023/sep/27/new-york-airbnb-renters-cities-law-ban-properties#:~:text=New%20York's%20law%20requires%20hosts,be%20fined%20up%20to%20%245%2C000.

(*그리고 2023년 주의 부동산 법률을 준수하는 한에서 다시 에어비앤비를 제한적 허용, 출처는 더 가디언.)


어쨌든 에어비앤비도 뭔가 변화의 흐름을 만들긴 했다. 노후화된 건물을 예쁘게 리모델링해서 산책 등 로컬 여행 상품을 만들고, 좋은 위치의 샌디애고나 산마테오 같은 휴양지의 펜션을 멋지게 인테리어해서 일전에는 천편일률 호텔, 마카오의 호텔이나 유럽의 랜드마크가 여행의 전부를 정의했다면 이제는 내가 머무는 숙소의 개성과 아름다움이 여행의 큰 일부를 차지하게 된것.


이 흐름은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새로운 4차 여행산업의 행태로 이어지며 예쁘고 편하고 인스타그래머블한, 콘텐츠가 되는숙소의 중요성은 더욱 강화된다. 4차 여행산업의 형태는 호캉스워케이션. 전혀 다른 두가지 형태로 보이겠지만 그 기저원인에는 일탈과 벗어남이라는 같은 욕구가 있다. 요즘처럼 로맨스판타지가 잘 되는 시기가 있을까. 현실에서 희망을 찾기 힘들어 동화와 같은 사랑받는 공주님으로 회기와 빙의와 환생을 하고싶은 니즈때문에 로판이 잘된다라는 대중문화 평론을 본적이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로판과 호캉스와 워케이션은 서로 맞닫아있다.

야놀자의 호캉스 기획전이 이렇게 많습니다…

먼저 호캉스를 먼저 보면, 단순히 코로나 시기에 여행 갈데가 없어서 호텔 간 그 의상의 의미가 있다. 코로나. 이후에도 어디 멀리 가지 않더라도 특급 호텔에 가서 푹 쉬고 오는 형태의 여행은 아예 야놀자와 여기어때와 함께 4세대 여행의 형태로 자리잡았다. 청소도 힘들게 관광도 하지 않고 호텔 풀과 스파에서 쉬고 지하로 연결된 근처 대형 쇼핑몰에서 슬슬 쇼핑하는데, 이는 Daily Chores(집안일, 일상에서 해결해야하는 고민과 테스크들) 에서의 완전한 해방을 의미한다.

호캉스는 60대들에게도 참으로 쉬운 일탈인게, 몇백만원짜리 패키지를 날짜 맞춰 끊을 필요도 없고 몸 힘들게 비행기 타고 몇시간씩 가서 돌아다닐 필요도 없다. 몸이 아프기 시작하고 갱년기에 접어든 그들과 가사노동의 참여도가 낮게 자랐지만 1인가구로 집안일과 노동을 갑자기 함께 부담하는 90년대생에게 집안일으로서의 해방은 여행 그 자체인 것.


이 흐름으로 호텔은 숙박 제공과 여타 재즈바 등 가볼만한 곳의 예약주체에서밖에 여행산업의 일부. 호스피탈리티 업 정도로로 머물지 못하다가 자체 시설(수영장, 레스토랑 망고빙수 등)으로 여행 그 자체를정의하게 되면서 자체마진을 더 늘릴 수 있는 사업 방식을 고안하게 됨. 호텔 레스토랑이 다 적자다 뭐 이런이야기도 있긴 한데 그냥 숙박이나 해주는것보다 산업군내에서 본인의 사업영역을 넓혀서 할수 있는게 많아지는건 좋은거니까 마다할 이유도 없고.


두번째로 여행4차산업에서의 워케이션은 현대사회의 ‘부산함’으로부터의 일탈을 의미한다. 워케이션을 아직도 못들어본 사람을 위해 이야기하자면… 요즘 사람들이 바쁘니까 글쓰기나 개인 영상작업이나 못다한 일을해변 앞이나 깨끗하고 팬시한 고급 시설에서 좋은 환경, 조용한 분위기 내에서 일도 집중해서 하고 다른 힙한 액티비티도 많이하는 그냥 그런 느낌의 것. 궁금하다면 네이버에 맹그로브 고성을 검색하세요.


맹그로브 고성 - https://mangrove.city/locations/goseong/

이 여행의 형태는 팬시한 숙소(또는 힙한숙소), 서핑/요가와 같은 액티비티, Decent한 카페와 같은 공간, 비건/채식 음식과 같은 건강한 생활이라는 컨셉이 주로 함께하는데 종종 ‘리트릿’(3박 4일, 1주일, 한달 등 일정 기간을 요가와 건강한 음식 등의 액티비티와 함께 일상에서 멀어져 건강한 루틴으로 생활하며 재충전을하는 여행 프로그램) 이 비슷한 컨셉으로 붙기도 한다.


또는 워케이션의 경우 리모트워크 패키지/디지털 노마드 패키지로 노마드나 리모트워킹이 가능한 스타트업 사람들이나 프리랜징만 니치 타겟팅하기도 함! 이거는 단순히 트렌드가 아니고 비즈니스 적으로도 굉장히 머리를 잘쓴게, 리모트워크 패키지로 하면 굳이굳이 휴가를 내고 시간을 사람들이랑 맞춰서 힘들게 여행을 올필요 없이 와서 일해라 라는거니까 여행 시장이 한번 더 반경이 확대된다. 여행산업이 형태를달리하면서 더욱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일수 있도록 여행의 타깃, 형태를 확대하고 (2차/3차), 여행이라는 개념 바운더리(휴가를 내야만 와야하는것 -> 어차피 매일 일을 하는데 장소만 옮기고, 루틴만 밝고 새롭고 건강하게 바꾸는 것)를 넓힘으로써 소비가 가능한 고객군 자체를 넓힌 것. 또 알아서 고객군들이 스스로 자기들끼리 디스코드랑 앱으로 커뮤니티 만들어서 인터랙션하고 좋은 장소 바이럴하는 문화도 만들어주는데 얼미나 고마워.


그리고 이게 2박 3일 또는 3박 4일 리모트 패키지일수도 있고, 1주일~한달 장기숙박도 가능한 형태의 여행이기 때문에, 조용히 일만 하고 이정도 의식수준을 가진 고객들은 진상짓도 안하고 조용히 일만하고 매력도도 높고 고객관리에서 감정노동 난도가 굉장히 낮은,감도 높은 잠재고객의 taste 를 맞추기가 까다로워서 그렇지 일단 고객 데리고 하는 task 자체는 기존의 호스피탈리티 산업의 3D 적인 감정노동에 비해서 고객군과 요가하고 인터랙션하고 하면서 지적 산업적인 요소가 올라가면서 매력도가 올라감.



하여튼 여행산업이 뭐 이렇게 이렇게 변했는데 정보화 시대에 여전히 농경산업은 중요한 국가의 근간이고 제조업이 아직도 정보산업 서비스산업과 섞여있는 것처럼 1~4차 여행산업은 각자의 포션portion을 차지하며 공존한다. 아직도 60대 분들은 패키지 가잖아… 모든 산업이든 산업의 여러 타임스탬프가 섞여있는게 어떻게보면 일반적이기도 하고, 꼭 시계열적인 발전상과 관련없이 특정 형태의 여행 fad가반짝 떠올랐다 반짝 지기도 한다.


원래 어떤 산업군이 쉽고 재밌어보일수록, 그 업의 매력도(또는 겉으로 매력있어보이는 정도)와 머니타이제이션의 난이도는 비례해서 올라가는데, 이직을 고려하고 있거나 저쪽 업이 힙해서 가고싶은 분들은 참고하세요… 그 업의 매력도와 비즈니스밸류체인의 합리성 또는 수익성은 절대로 비례하지 않습니다 반비례하면 몰라도…


특히 여행산업의 경우, 1~4차 여행산업 중 어떤 케이스의 비즈니스이든, 올타임 제공하는 서비스 대비 단가관리를 잘 맞춰야 한다라는 picky한 요구사항이 있다. 이게수익성을 맞추기 힘든(사업을. 지속하기 힘들게 하는) 키팩터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뭐 예를 들어서 , 1박에 몇십만원씩 내고 만실차는 성수기가 아니고 성수기 값의 반값정도 얼마 안되는 고객만 차는 비수기에도 호텔 서비스레벨을 유지해야하니까 건물 관리비는 계속나가고, 원가관리가 어렵지. 이 경우에 숙박업소가 가진 카드는 pricing이다. 성수기 적절한 가격 인상정책으로 비수기를 잘 버티는 것. 이 카드 하나로는 안그래도 경쟁이 치열하고 고객의 기대수준이 높은 여행업에서 경쟁력을 지키기가 힘듦. 계속 투자금만들여서 리모델링과 건물 가치를 높이고만 있을 수도 없고.


그래서 사실 4차 산업혁명의 호캉스와 워케이션은 호텔 이나 숙박업소 입장에서 반가운 트렌드인게, 겨울 요가 리트릿 등으로 Seasonal한 요소를 하나 더 만들던가, 일은 뭐 사람들 항상 하니까 조용한 공간을 매개로 계속적인 수요를 끌어내던가. 또는 워케이션에 제공하는 실내 체험은 주류제조 체험, 요가 서비스 같은 류의 것들인데 이런 것들을 내가 바텐더 자격증을 따거나 요가강사가되서 직접 제공하면 인건비 요소를 충분히 낮출수 있다.


이런관점에서 봤을때 호이안도 1,2,3,4차 산업의 영향을 받아 도시 곳곳에서 조금조그맣게 여행 상품이 발전하고 있는데 분량조절 실패로…. 호이안이 왜 워케이션의 넥스트 성지로 적절한 도시구성이고 입지인지, 최근 호이안에 생기고있는 4차 여행산업적 (특히 워케이션적/디지털 노마드적) 트렌디하고 가볼만한 힙한 공간은 다음 포스팅에서 소개를 하겠습니다.


다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작년크리스마스, 호이안으로부터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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