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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Dec 07. 2024

사라님과 커피챗, 그리고 단단함

제시의 샌디애고 (2)

사실 이번 샌디애고 여행은 거의 조박님과 사라님을 만나기 위해서였다고 해도 무방한데, 조강의 4cents 팟캐스트 게스트 기회도 주셔서 알고 지내게 된 분들이다, 한국에 오셨을 때 청취자 모임때도 가겠다고 해놓고 못갔어서 이번에야말로 지금 만나러 갑니다.

(사라님 브런치 - https://brunch.co.kr/@cbeta02 / 조강의 4Cents 팟캐스트 -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70225 )


한국에서 나를 계속 찾아제끼는 고객사와 파트너사와 회사와 회식과 가족과 social gathering 이 있었으나 그 어떤 것에도 가고싶지 않았던 시기였다. 가서 뭐 열심히 일하고 도와주고 참여한다고 해서 뭐가 되기나 하나. 그냥 그런 생각.


그렇게 사회적 신체적 피로감에 찌들어 있던 시기에 내가 자발적으로 가고싶은 데가 있고, 언제든 오면 시간 내보겠다고 해주신 분들의 존재 참 다행이었던.


아침 조깅후 마셨던 따듯한 라떼. OB 근처에는 이런 정감가는 로컬 카페가 많았다.


어렸을때는 스타트업 대표님이 대단해보였는데 이젠 스타트업 대표의 가족구성원들이 너무 대단해 보여……

그러니까 이제 나도 나이가 든거다. 한 개인은 미친듯이 일만 하는 존재도 아니고 개인적 성취의 자아실현 말고도 챙길게 많고 만약 내가 자유롭게 성취에만 집중하고 있는 삶을 산다? 하면 주위에 그부분을 감수하는 사람(가족/배우자/연인/또는 집안일 서비스 등) 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여튼 이정도는 알아먹을 나이가 되다 보니 두 아이의 어머니이시자 집안을 돌보는 사라님이 얼마나 바쁘실지 알았기 때문에 사실 연락 드리기가 고민되긴 했는데 또 언제 내가 샌디애고에서 일주일을 오롯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그냥 연락을 드렸다. 다시한번 점심식사 시간을 내어주시고 짬짬히 커피타임을 내어주신 사라님 조박님께 압도적 감사를 전합니다 ㅠ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밀어붙이며 아쉬움을 단 한번도 가지지 않는 삶


사라님께 전화를 드리니까 바로 테슬라를 몰고 내가 있는 곳까지 와주셨다. 미친 결정력에 우선 한번 치이고 시작합니다... 아무런 대책 없이 샌디애고에 온 나에게 여기저기 가볼 곳을 알려주시며 Naval Training Central Park로 갔다. 쨍쨍한 햇살과 깔끔하게 잘 관리된 공원의 그린에 제시는 한번 더 치이고....


공원 내에 F45 , 카페, 푸드코트가 모여있는 건물이 있었는데 로컬 베이커리 앤 카페 Cone Pane Rustic Breads & Cafe 에 간다. 로컬의 최애 장소를 가는 게 제가 제일 좋아하는 여행 스타일인걸 또 어떻게 아시고. 카페 안에서 빵을 하나 시키고 커피를 두잔 시켜서 우리는 바로 인생사에 대한 이야기, 어떤 사업아이템을 생각중인데, 룰루레몬 시총이 아디다스를 넘었고, 사라님의 Special & general kids를 키우고 육아하며 겪은 이야기들을 머뭇거림 없이 주루룩 나눴다. 이렇게까지 편견없이 바로 Deep talk 으로 들어가도 되나요?


Naval park 근처의 liberty station 에서 당시 할로윈 기간이라 펌킨 마켓을 하고 있었다! 하얀 호박은 처음봐



그 어떤 judgement 없이 갑자기 한국에서 뚝 떨어져 요청했는데 나의 고민을 들어주시고 본인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나눠주는 시니어가 한국에도 있었다면 난 아마 해외진출을 이렇게까지 갈구하고 꿈꾸지 않았을지도 몰라.....


사실 나눴던 이야기는 굉장히 개인적이라 실례가 될수도 있을것 같아서 모든걸 여기 적을수는 없긴한데, 이 글을 1년이 지나서 적고있는 아직까지 굉장히 impressive moment로 남아있는 순간이 있다.


마지막에 조박님과 사라님이 어떻게 만났는지 (미팅으로 만나셨고 조강의 4Cents 에도 있습니다 듣고싶은 분들은 애플팟캐스트나 팟빵이나 스포티파이에서 검색하세요) 이야기를하다가, 만약 그때 사라님이 미팅을 안가시고 연애를 다른분과 하셨으면 지금쯤 어떤 삶을 사셨을까요!! 라고 살짝 생각없는 질문을 드렸는데 (본인은 기억하실려는지 모르지만) "그런건 뭐 별로 중요한게 아니니까" 라고 하셨다.


아 이게 이민 1세대의 단단함인가? 날아가는 새는 결국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죽지 못해 살아가는 시기를 견딜지언정 내가 선택한 답은 결국 계속 나아감밖에 없음을 알기 때문에. 그치 그런건 중요한게 아니지. 이거 안했더라면, 이런 생각은 결국 나를 갉아먹는 법이니까, 그럴 시간에 어떻게 해야 더 개선해야할지를 찾는게 인생에 십분 도움이 된다. 심플하고도 감히 실천으로 이루어진 단단함을 갖추지 않은 채로는 깨닫지 못할 Life Hack 을 다시한번 내 마음속에 되새긴다.


동시에 몇년 전 내가 팔로우하는 페이스북에 글을 쓰시는 신상철님이 남긴 글이 생각이 났다. (출처: https://www.facebook.com/shinestory/posts/pfbid0hxuGApA4LtEGgNboFcee9pRfkLi4YvAQfKXiKaYdKcUZvpwHeXzRNEB5VvrHKe5Gl)


내 주위엔 이민 가서 한국에서 삶보다 나빠진 경우가 없다. 무일푼으로 가도 다 극복해 내더라. 타국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그 용기와 의지가 그들을 성공으로 이끌었는지 그 나라의 시스템이 외지인에게도 기회를 주는 건지 인과관계는 모른다. 어쨌든 한국에서 안주한 사람들보단 대체로 다 잘 산다. 결과가 그렇다.

모든 성공엔 운이 필수라지만, 그 운을 끌어당기는 힘은 많은 시도를 끊임없이 하는 의지에 있다. 뭐든 될 때까지 해야 뭔가 되는 것 아닌가. 끝까지 버틸 근성이 있다면 운이 따를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예전엔 의지는 욕망이 바탕이 돼야 나온다고 생각했다. 나부터도 욕심이 커질 때 절실한 노력을 했으니까.



가치 상실의 한국, 진정한 가정의 가치란.


사실 샌디애고는 예전에 LA/시애틀 출장을 올때 주말을 이용해서 라호야와 발보아 파크를 들러본 적이 있고 해서 그다지 낯설지는 않았다. 그냥 내가 더 immersed 되고 싶은 빌리지에서 조금 더 퀄리티 타임을 보내는 느낌? 이었는데 이번 일주일 중에서 가장 이질적인 경험을 뽑으라면 아무쪼록 조박님 사라님 그리고 두분의 자녀분이신 에밀리님과의 가족식사가 아닐까...


분량조절 실패로 이 파트는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시리도록 빛났던 PB (Pacific Beach). 영상에 다 안담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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