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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k Sep 12. 2016

내가 글을 쓰게 된 이유

깨달음, 그리고 나눔

너무 답답했다.


내가 가진 물음에 대해 누구도 답을 해주지 못할 것 같았다. 어쩌면 오만함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몇몇 사람들은 실제로 그랬고, 사실 주위 사람들에게는 그 말의 무게 때문에 꺼내놓기조차 힘들었다. 애초에 내가 터무니없는, 살아가는 데에 쓸데 없는 의문을 제기하게 된 것일 지 모른다. 다들 그런 질문을 무시하고, 혹은 고민하다 체념하고 예전처럼 살아가는 것 같았다. 또 어떻게 보면 누군가에게는 지금 당장의 날들을 살아가는데 문제 없는 사람들만 할 수 있는 배부른 고민으로 여겨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일단 그 물음에 빠져든 이상, 나는 더이상 다른 것에 집중할 수 없었다. 내 행동 하나하나, 내 결정 하나하나가 그 질문과는 떼놓을 수 없는 그런 것이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래서 대학원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군대를 갔다. 그리고 책을 폈다. 내가 갖고있던 질문에 대한 여러 답을 담고있는 책들을 읽어나갈 때마다 캄캄했던 눈앞이 조금씩 희미하게, 흐릿하게 무언가 그려지기 시작했지만, 한두권으로는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1년 여간 수십권의 책을 읽으며 열심히 고민하자, 드디어 내 앞엔 제법 선명한 길이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도 한 손엔 책을 들고 그 길을 걸어나가고 있다.


아주 최근까지만 해도 나는 여느 사람처럼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저 의무감에, 지식인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일년에 서너권 읽으면 다행이었다. 그치만 내 생에 가장 깊은 고민을 했던 근 1년 만에, 나에게 책은 없어선 안될 이 세상 지성의 저장고이자, 뉴턴이 말하는 거인의 어깨이자, 삶의 지침서가 되었다. 근데 난 문학은 잘 읽지 않는다.


책을 통해
삶에 대한 의문과 지적 호기심을 충족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나누고 싶었다.


나는 이것이 개개인의 행복과 삶의 의미와도 깊게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내가 1년 동안 정말 고통스러우면서도 행복했던 고민의 시간을 어떤 생각들과 함께 해나갔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싶었다. 이 글을 보고 영감을 얻는 사람들이 있길 바라고, 나 또한 독자들의 반응을 보며 영감을 얻길 바라지만, 글을 쓰게된 가장 큰 이유는 내 생각의 정리를 위해서이다. 머리 속에 수많은 생각 조각들이 떠다니는데 글이나 말로 조립해서 내놓지 않으니 힘을 잃고 방황하는 것 같다. 한 친구와 처음으로 가지고 있던 여러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얼른 글을 쓰기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써나갈 글들이 하나의 방향과 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대학원을 그만두게 된 이유,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한 나의 답,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조건, 세상이 좀 더 정의롭고 합리적으로 변하기 위한 것들, 세상의 큰 변화와 미래,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나의 생각의 길을 잡아준 좋은 책에 대한 추천 등을 담을 예정이다. 근데 사실 이것들은 결국 같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내가 바라보는 나와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니까. 앞으로의 글들이 내 오만함을 좀 덜어주고, 나로서 성장하는 계기가 되며, 누군가에겐 영감이 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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