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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지 Feb 10. 2017

'너의 이름은' 배경지
히다후루카와의 빛나던 오후

그때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곳,


잊고 싶지 않은 사람, 잊으면 안 되는 사람, 너의 이름은?

-너의 이름은 미츠하 대사-



일본 관객 1000만을 돌파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순위 5위에 오른 흥행작 '너의 이름은'

일본에서는 유일하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외의 감독이 흥행 순위에 오른 것이 유일하다. 아름다운 작화로 유명한 감독 신카이 마코토 이번에도 그가 표현하는 빛나는 작화와 특유의 일본 감성에 호기심을 느껴 국내 개봉 전 보다 미리 시사회에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릿속 기억 한 곳을 지나치게 만들었던 어느 곳 바로 영화의 배경지 히다후루카와였다. 바람이 선선히 불었던 가을의 어느 날 따사로운 오후를 보낸 곳 내 기억 속에 진하게 남아있던 곳의 기억을 다시 꺼내본다.




왜 히다후쿠카와 였을까?



히다후루카와를 아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나도 우연한 기회에 갈 수 있었던 곳이 바로 히다후루카와였다. 

정확한 목적지를 정하고 간 곳이 아닌 큰 마을 옆에 있던 작은 마을, 산과 산속에 숨겨져 있던 보석 같던 마을, 왜 신카이 마코토가 수많은 일본의 마을 중 이 곳을 정한지는 이 곳의 풍경을 단 한 번이라도 향기를 단 한 번이라도 맡아본 사람만을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히다후쿠카와가 있는 지역은 일본의 중부에 위치에 있고 중부지방의 중심인 나고야역에서도 기차로 4시간을 달려야 만날 수 있는 산악지대의 지형으로 산을 넘고 또 넘고 넘어 겨우 만날 수 있는 진주 같은 곳이다. 마을의 역으로 들어선 순간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제대로 된 일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작은 역이지만 멋진 기관사, 파란 하늘과 어우러지는 조용한 기차역 관광객이라고는 우리 밖에 없던 조용했던 작은 마을이 히다후쿠카와와의 첫인상이었다. 평범함이 특별함으로 바뀌는 곳, 슬로 라이프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바로 히다후루카와다.





나만 몰랐었던 '너의 이름은'


왜 이때는 몰랐을까? 이때 조금만 자세히 알았다면 나는 더 깊숙이 느껴볼 수 있었을까? 영화를 보고 난 후 첫 번째 들었던 생각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직접 가봤던 장소가 나오면 눈동자가 반짝였고 순간순간이 설레었다. 거리를 걸어 다니며 몇 번이나 마주쳤던 '너의 이름은' 영화 포스터. 이때만 해도 이건 무슨 애니 포스터일까?라고 생각하고 순간적으로 스윽 스쳐 지나갔다. 유달리 왜 지역에서만 이 애니메이션 포스터가 많을 걸까?라는 기본적인 궁금증은 안타깝게도 떠오르지 않았다. 


여행을 다녀온 후 찍었던 사진을 한컷 한컷 다시 돌아보며 내가 영화 속 주인공들이 다녀간 곳곳을 성지순례를 돌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역에서 만났던 소 인형, 역 앞에 항상 대기하고 있던 택시, 마을의 푸른 하늘 모두 내가 직접 눈으로 사진을 찍으며 느꼈던 것이다. 그렇게 나의 기억 속에서 '너의 이름은'은 되살아 나고 있었다.






영원히 기억하게 될 빛나던 오후


평범하지만 강렬한 마을 히다후루카와. 서로 대조되는 이야기지만 이 곳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이기도 하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어느 날 마을의 중심가를 한 바퀴 걸었다. 작은 마을이나 유일한 대중교통 수단은 택시뿐이다. 대부분의 목적지는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고 거리에는 다니는 사람 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서울에서 항상 수많은 사람들 속에 섞여 있었던 내가 갑자기 하루 만에 아무도 없는 마을을 걷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마을을 걷다 마치 자석에 이끌리듯 카페에 들어갔다. 오후 3시쯤이었는데도 우리밖에 없던 치즈케이크를 전문점이었던 곳. 다다미 객실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잔과 입에 사르륵 녹는 수제 치즈케이크 맛은 어디서 먹어보았던 케이크 보다도 달콤했고 부드러웠다. 처음에는 너무 조용했던 적응이 안되었던 카페에 어느새 그 분위기 속에 푹 빠져들어 적막이 평온함으로 바뀌어버리고 말았다.


가정집 같지만 맛있는 음식 향기가 나던 식당, 전통을 꾸준히 이어가는 양조장, 언제든지 방문해도 달콤한 케이크를 줄 것 같았던 카페까지 조금 느리고 소박하지만 이 곳의 풍경은 세상에서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다. 히다후루카와에 햇빛이 머무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매 순간순간이 스쳐 지나가기만 하면 아쉽다. 잊어서는 안 되는 풍경, 꼭 일본 영화 속에서 볼법한 고풍스러운 풍경이다. 그래 그렇다. 왜 신카이 마코토가 수많은 곳 중 여기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이제야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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