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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현 Oct 29. 2016

백수일기 7화

편견

베트남과 태국을 여행했다.

아는 형님의 조언에 따라 베트남으로 향하는 비행기 표를 샀다. 그때까지도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무엇을 위한 여행인지 무엇을 보고 싶은 것인지. 무비자로 15일간 여행이 가능하다는 것만 확인하고 발권을 하려는데 돌아오는 항공권이 없으면 입국이 거부될 수 있다고 한다. 여행의 시작부터 뜻대로 되는 것이 없음을 느끼며 호치민발 방콕행 항공권을 예약했다.

기대감과 설레임을 안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입국심사를 받고 짐을 찾고, 현지 USIM까지 구입!이제 진짜 여행 시작이다! 호치민 시내로 들어가기 위해 택시를 잡고 짐을 싣고 자리를 잡았다. 말은 잘 통하진 않았지만 목적지를 보여주며 출발! 무사히 베트남에 도착했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무척 친절했던 USIM 판매원 때문이었을까? 긴장을 너무 풀었나보다. 택시 기사에게 한화 30만원 상당의 달러와 베트남 동을 도둑 맞을 뻔 했다. 필리핀에서 비슷한 일을 겪은 친구의 대처로 돈은 되찾을 수 있었지만 상할대로 상한 기분과 첫 날의 시간을 대부분 날려 버렸다. 짜증이 날대로 났고, 숙소에 도착한 뒤로 나갈 생각은 뒤로하고 그저 누워서 짜증을 달랬다.

베트남의 첫인상은 그랬다. 못사는 나라, 여행객을 노리는 수 많은 범죄, 부정적인 생각들 뿐이었다. 좋은 공부했다고 생각하자는 친구의 말도 귀에 들어 올리가 없었다. 호치민에서의 하루는 그렇게 부정적인 인상으로 다가왔고 그게 베트남이라는 곳이구나라는 편견이 생겼다. 


다행히도 여행을 통해 부정적인 편견은 사라졌다. 그리고 작은 사건 하나에 베트남이라는 나라 자체를 부정적으로 생각한 스스로에게 반성하게 했으며 편견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못 사는 나리이기 때문에 여행자를 대상으로한 바가지 요금이나, 각종 범죄가 있다라고 순간 생각을 했다. 어찌보면 부당한 생각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에서도 바가지 요금을 부과하는 나쁜 택시 기사들이 있다. 못 사는 나라의 문제가 아닌 상대적으로 여행 국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언어가 되지 안되는 점을 악용한 비겁한 범죄일 뿐이었다. 여행객을 상대로한 소매치기는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유럽에서도 흔한 일이다.


여행전 책을 통해 조심해야 할 사항을 미리 확인했고 그 중에서 택시 부분에 대한 내용도 분명 숙지 했다. 그럼에도 낯선 곳과 낯선 사람을 상대로 마음을 너무 풀어 놓은 것이 문제였다. 그 사람이 나빴던 것이지만 나도 주의를 더 했어야 했다.


친구의 말처럼 좋은 경험을 했다. 돈도 모두 돌려 받았으니 어쩌면 공짜로 공부를 한 샘이고 덕분에 추후 여행에서는 적당한 긴장과 함께 안전하고 재미있는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베트남의 첫 날 여행 외적으로도 참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1. 부분을 가지고 전체를 판단하지 말자.

2. 편견에 사로 잡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은 어리석다.

3. 쉼을 위한 여행에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한 적당한 긴장은 필수! 


여행을 떠나길 참 잘 했다. 평소 생각만 해왔던 것을 몸으로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또 쉼표가 되었다. 그리고 여행은 생각만 한다고 갈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 삶도 비슷한 것 같다. 생각만 한다고 되지 않는다. 작은 실천들이 모여 결과가 발생한다. 티켓부터 사라는 말은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최고의 조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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