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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현 Nov 04. 2016

백수일기 8화

낳으면 행복할까?

"아이를 낳으면 행복해 질 수 있는건가요? 행복해야 아이를 낳을 수 있는건가요?"


공감가는 다큐멘터리를 소개할까 한다.

SBS 특집다큐 'No혼 No산 시대 낳으면 행복할까?' 결혼과 육아에 대한 다큐로 딱 내 나이때의 사람들의 고민을 다룬 다큐멘터리이다.


30대가 된 지금 나뿐만아니라 내 또래의 많은 이들이  명절마다 듣는 '듣기 싫은 소리'가 있다. "장가는 안가냐?", "애는 언제 가지냐?" 여기에 취업 문제까지 명절때 듣기 싫은 말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항상 상위권에 오르는 말이기도하다. 그렇다면 왜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미루는 것 일까? 여기엔 다양한 이유가 있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손쉽게 피임을 할 수 있게 된 점, 사회 문화와 개인 가치관의 변화에 따라 결혼과 출산이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 아니게 된 점, 그리고 경제적, 사회적 여건으로 인해 타의적으로 미뤄지는 부분까지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타의에 의해 미뤄지고 있는 결혼과 출산에 대해 다루고 있다. 졸업과 동시에 떠안게 되는 학자금 대출과 극도로 구하기 힘들어진 안정적인 일자리가 결혼을 미루는 가장 큰 이유로 묘사된다. 최대의 실업률과 10년 사이 2배가 된 비정규직 비율 등은 최근 10년 사이 초혼 연령을 2세 올려 놓았다. 이는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도 30살이라는 나이가 결혼을 하기 좋은 나이라고 생각했었다가 지금은 조금 이른 시기가 아닌가하는 생각으로 바뀐 것을 보면 전반적인 결혼 적령기가 올라간 것을 느낄 수 있다. 실업률과 비정규직의 증가는 안정적인 소득이 발생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생계를 꾸려나가고 미래를 계획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정적인 소득이다. 소득이 불안정하게 되니 선뜻 미래에 대해 생각하기 힘들어지고 결혼이라는 큰 산 앞에서 좌절하게 된다. 물론 과거에 비해 결혼에 있어 경제적인 부분이 더욱 중요시 되고 있는 점은 사실이다.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열악했을 때도 사람은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았다. 그렇다고 해서 경제적인 면을 중요시 생각하는 요즘 풍토가 젊은 세대들의 탓 만은 아니다. 결혼 과정에서의 허례 허식은 젊은 세대들의 문화가 아니며 혼수와 집을 해오는 것 또한 우리들의 문화는 아니다. 누구의 탓을 하기 보다는 결혼 자체에서 오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 같다.

다큐멘터리 속 어떤이는 "내 형편에 결혼하는 것이 사치가 아닌가 한다."라는 얘기를 한다. 가정을 꾸리고 새로운 사회의 구성원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사치로 느껴지는 사회라면 무언가 잘못 되었어도 한참 잘못 되었다. 보여주식의 결혼, 출산 장려 정책이 아닌 실제로 효과가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없이는 인간으로서 당연한 종족번식의 욕구가 사치가 되는 사회가 머지않은 것 같다.


그래 사치 한번 부려보자!!!

결혼을 했다고 가정을 하자. 그럼 행복할까? 그 뒤엔 출산과 육아라는 더 큰 숙제가 남아 있다. 출산과 육아는 제도적 뒷받침이나 사회적 인식 변화 없이는 결혼 보다도 더 힘든 일이 될 수 있다. 저출산으로 유명한 나라를 꼽자면 일본이 떠오를 것이다. 그런데 일본에서도 오키나와 만큼은 출산율이 1.9명 정도로 상당히 높은 수치를 보인다. 그리고 오키나와는 일본 전체 중 야근이 가장 적은 곳이기도 하다. 야근이 가장 적은 곳에서 가장 많은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우연일까? 그렇지 않다라고 생각한다. 자녀의 탄생은 부모로하여금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을 가져다 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일과 자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쉽사리 일을 포기하고 자녀를 낳기는 쉽지 않다. 여성이 진취적이 되어 사회 활동에 더 적극적이게 된 것이 문제가 아니라 상황이 변하였음에도 제도와 문화가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는 발생된다. 임신과 출산을 장려하고 축복해주는 분위기가 아니라 민폐라고 생각하는 많은 기업들의 기업문화가 변해야 한다. 출산 장려 정책을 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무엇이 출산을 가로막고 있는지 모르는 정부는 이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한다. 육아는 낳아 놓으면 저절도 되는 것이 아니다. 부모의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핌 받아야할 아이들이 부모를 야근에 빼앗기고 있다.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에서 워킹맘을 보는 시각은 좋지 못하다. 입사때부터 여사원은 결혼하면 혹은 애를 낳으면 그만 둘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당연히 부여 해야할 산전휴 휴가 등에 대해서도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 맞벌이가 아니면 살기 힘든 한국 사회에서 출산 장정책을 펴면서도 기업 내의 분위기는 정 반대로 흐르고 있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출산은 미래의 고객과 성장동력을 생산하는 수단이다. 기업의 근시안적인 대처와 정부의 보여주기식의 정책하에 결혼과 출산, 육아는 또 다시 개인들의 몫으로 떠넘겨 지고 있다. 육아에 대참여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과 나라, 개인이 모두 노력할 때 가능한 것이다.


"일은 회사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하는 것이다." 라고 다큐멘터리에서 말한다. 건강한 가족을 만드는 것이, 건강한 사회와 기업, 국가를 만드는 초석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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