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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현 Nov 18. 2016

백수일기 9화

교육(무한도전 역사X힙합 콜라보레이션)

무한도전 506회 <위대한 유산>

무한도전이란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남자들이 매주 새로운 상황 속에서 펼치는 좌충우돌 도전기'를 그린 방송이다. 2006년 이후 11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무한도전에서 유익하면서도 생각해 볼만한 거리를 던주는 특집을 시작했다. 바로 '위대한 유산' 최근 가장 트렌디한 음악인 힙합을 통해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특집이다. 


여기에서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역사'도 '힙합'도 아닌 바로 '교육'이다. 예능을 보면서 웬 교육? 예능이란 단순히 오락이란 인식이 강하나, 과거 중국에서는 예능을 귀족들의 교양으로 반드시 몸에 익혀야 했던 육예(예의, 음악, 궁술, 마술(馬術), 학문, 수학)를 일컫는 말이었다. 예능은 단순히 웃고 즐기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특히 이번 특집에서 역사에 대해 짧지만 강렬하게 다가온 설민석 강사의 강의를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우리는 역사 자체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이 만연한 시대에 살고 있고, 나 또한 학창 시절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과목이었다. '지나간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때와 지금은 시대가 다른데 과거를 안다고 현재와 미래에 무엇이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그 물에 대한 답을 주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저 시대의 흐름에 따라 1443년 훈민정음 창제, 1592년 임진왜란 발생, 1919년 3.1 운동 등을 외우기 바빴고, 그런 암기와 주입식 교육이 역사는 지루한 과목이라는 인식을 심어 주었다. 

한 때 한국사가 수능에서 선택 과목이 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역사에 대해 무관심해졌고, 그로 인한 부작용으로 인해 다시 한국사가 필수 과목으로 변경되었다. 과연 필수 과목 지정만으로 역사에 대한 관심을 키울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나의 대답은 부정적이다.(시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한다고 할지라도) 과거 필수 과목이었을 때에도 역사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았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단순한 암기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역사에 대한 관심보다 역사는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인식만 팽배해질 것 같다. 그럼 어쩌란 말인가? 그 부분에 대한 답을 무한도전 '위대한 유산' 특집에서 찾고자 한다. 

이번 특집은 무한도전 구성원과 힙합 뮤지션들과 공동 작업으로 요즘 가장 사랑받는 음악인 힙합을 통해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편식하는 아이에게 야채처럼 보이지 않는 요리를 먹임으로써 야채를 접하게 하고 나아가 편식을 하지 않게 하듯이, 트렌디한 음악에 역사를 버무림으로써 자연스럽게 역사를 접하게 하고 쉽게 다가가게 할 수 있다. 특히 힙합이란 음악은 주제의식이 강한 음악으로 다른 음악들에 비해 가사를 통한 내용과 의미 전달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역사와 힙합의 조합은 단순히 인기 있는 음악 장르에 편승하는 것이 아닌 역사를 대중들에 더 쉽고 재미있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는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본인의 고등학교 때의 일이다. 지지리도 책 읽기를 싫어하던 내가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때 이런저런 책을 혼자 찾아보았다. 도무지 어렵고 이해도 안 갔으며, 책의 두께는 독서에 대한 거부감만을 키웠다. 이때 학교 선생님이 책 한 권을 소개해 줬는데 다름 아닌 동화책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생에게 동화책? 처음에는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한 권 두권 읽다 보니 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나아가 조금 더 난이도가 있는 책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위대한 유산' 특집은 내가 받았던 동화책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볍고 유쾌하게 시작하여 관심을 갖게 되고, 그것이 조금 더 깊이 있는 학습으로 이어지는 것이 이번 특집의 목표가 아닌가 한다. 역사 이야기를 주로 논하였지만 역사뿐만이 아니다. 내가 독서를 시작할 때 느꼈 듯 독서, 역사, 수학 등 다양한 교육 분야에서 이 방법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왜 해야 할까?"

내가 이 글을 쓴, 그리고 교육에 대한 내 생각의 골자는 이것이다. "왜 해야 할까?" 모두가 이런 고민을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어려서부터 무엇을 할 때면 항상 "왜 해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이 서지 않으면 하기를 싫어했다. 공부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그리고 내가 왜 이것을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답을 제시한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덕분에 나는 공부를 참 싫어했다. 그런데 이번 무한도전에서 역사를 강의한 설민석 강사를 보면서 '이 사람은 다르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는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명료한 답을 내놓고 강의를 시작한다. 그리고 끊임없이 동기부여를 함으로써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열의를 고조시킨다. 실제로 그 사람의 강의가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방송 속에서의 강의는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교육의 모습이었다. 


첫째,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명쾌한 답

둘째, 끊임없는 동기부여

셋째, 단순 암기가 아닌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과 현실에서의 적용


단순 암기를 탈피한 교육 부분을 사례로 들어 간단히 설명하겠다. 강의 중에 위항문학(흥부전, 춘향전, 탈놀이 등)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 나온다. 이 부분에서 어떤 것 때문에 백성들이 양반을 조롱하고 비판하게 되었는지, 왜 사회비판적인 내용들이 공통으로 나오게 되었는지 등에 대한 원인을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고 넘어간다. 그리고 그 설명에 앞서 이번 특집의 주제와 일관되게 랩과 위항문학을 억지스럽지 않게 엮어 내며 청중의 관심을 사로잡는다. 일반적인 학교에서의 교육이었다면 시대순으로 나열하고, '위항문학에는 흥부전과 춘향전 등이 있으며 이는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담는다.' 정도로 배웠을 것이다. 단순 암기와 인과관계가 설명된 학습에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위에 언급한 것처럼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답할 수 있어야 하며, 자연스러운 동기부여를 통해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열의를 높이고, 단순 암기가 아닌 앞뒤 설명, 현실에선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좋은 교육이라 생각한다. 반면 단순히 시험 성적으로 줄 세우고, 시험 점수를 획득하기 위한 공부가 계속되는 한 창의적 인재육성은 점점 더 꿈같은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는 어떠한 교육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각자의 숙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과거 획일화된 교육의 부정적인 측면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배경 사진 : Sean MacEnt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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