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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글월 Feb 13. 2023

벅차오름이 눈물로까지 이어지는

머리칼이 갈 곳을 잃고 사정없이 펄럭 거려도 좋다

금능 해변을 걷는 중 물결을 보며 물결을 듣는 중이다

아이들은 파도에 박자를 맞추어 자신의 몸을 던진다

고개를 기울여 바다를 세로로 보면 느낌이 새롭다 


강한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몸의 미세한 움직임이 느껴질 때 나는 행복을 느낀다 머리가 망가지는 것을 싫어하지만 이때만큼은 머리칼이 갈 곳을 잃고 사정없이 펄럭 거려도 좋다 살결이 까맣게 그을려지는 것도 싫어하지만 이때만큼은 넋놓고 앉아서 이 흔들림을 만끽하고 싶다 


여행을 하다보면 아주 가끔 벅차오르는 순간들이 있다.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다. 그 벅차오름이 눈물로까지 이어지는 순간이 있는데, 내 인생에서 2번 경험해보았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 앞에서 거리의 악사의 연주를 들었던 순간과 제주 한림항에서 일몰을 감상하던 순간이다. 일몰을 보고 있으면 눈에 해의 잔상이 남아있다 그 잔상이 사라질 때까지 멍하게 일몰을 바라본다. 눈 앞에는 바다와 일몰, 그리고 낭만젊음사랑이라는 노래를 듣고 있자니 순간 행복함의 눈물이 났다. 


우린 낭만이란 배를 타고 떠나갈거야 

우린 젊음이란 배를 타고 떠나갈거야 

우린 사랑이란 배를 타고 떠나갈거야

아무것도 모르지만 우린 괜찮을거야 


여행을 왜 혼자하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여행을 하다 보면 혼자서 벅참을 오롯이 누리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그 순간 자체를 가만히 느끼는 것이 전부이다. 혼자만의 여행에서 이런 순간들을 만날 때의 그 짜릿함을 잊을 수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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