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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종원 Oct 07. 2017

구글의 하드웨어 침공

사실은 구글 어시스턴트의 침공이 시작된 것이다.

구글의 픽셀2 팔표 현장은 무수히 많은 하드웨어들이 소개되는 자리였다. 두 가지 스마트폰, 두 가지 스마트 스피커, 노트북, 실시간 통역을 해주는 이어폰, 자동으로 촬영하는 카메라, 그리고 개선 된 VR헤드셋까지. 이 정도면 더 이상 광고로 돈을 버는 회사라고 보기가 애매할 정도이다.


그렇다면 구글은 광고 수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하드웨어 비지니스를 시작하려는 것일까?

이번 행사에 발표된 모든 구글의 하드웨어


구글의 하드웨어 침공이 시작된 것인가?

조금만 들여다보면 하드웨어는 고객을 유혹하기 위한 포장일 뿐, 실제로는 구글 어시스턴트의 침공이 제대로 시작된 것이다. 이번 발표는 구글의 AI 에코시스템, 구글 어시스턴트를 제대로 홍보하는 장이였다. 또 픽셀2를 사전예약하면 홈미니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도 외형적으로는 초기 매출을 끌어올리는 전략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집 안에 AI스피커를 들이는데 호의적이지 않은 미국 사용자들의 가정에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침투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인다. 결국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된 Input 디바이스를 가능한 많이 사용자 주변에 배치하여 소비자를 더 잘 이해하여 이를 바탕으로 구글의 주수입원인 광고 수입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하드웨어로 포장된 구글 어시스턴트



픽셀2와 홈 미니의 번들은 천재적이다.

지금까지 모바일과 집에서 뚜렷한 행보를 보이는 회사는 애플, 아마존, 그리고 구글 뿐이다. 근데 아마존은 에코를 통해 알렉사를 집 안으로 침투시키는데는 성공했지만 모바일에서 실패했고, 애플의 홈파드는 아직 출시 전이다. 결국 지금까지는 아마존은 집, 애플은 모바일만 확실히 잡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근데 구글이 이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하는 노력이 보인다. 픽셀폰 자체의 가격도 이미 경쟁력이 있는데, 거기다 픽셀2와 홈 미니까지 공짜로 번들링 하였으니 많은 소비자의 구미가 당기는 딜이기는 할 것이다.

픽셀2와 홈 미니

또 휴대폰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이용하는 사용하유저의 입장에서는 집안에 무료로 스피커를 들이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물론 제한된 수량으로 진행되는 이번 번들링 이벤트가 아마존이 80% 가까이 독접하고 있는 이 시장의 구글 시장점유율을 극적으로 올리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에코가 아닌 다른 제품을 찾는 사람들은 어렵지 않게 구글홈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 이제 구글이 발표한 것들이 무엇인지 간단히 보자.




1. 홈 미니 Home Mini

구글의 하드웨어 디자이너 Isabelle Olsson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빛이 깜빡 거리는 디바이스가 거실에 있는 것을 싫어한단다. 그래서 그런 인사이트를 반영한 크기, 소재, 그리고 형태를 고려하여 나온 것이 구글홈 미니라고.


위는 상품기획적인 관점에 바라 본 것이고, 가격이나 Value Proposition의 관점에서 보면 구글홈 미니는 아마존 에코 닷을 겨냥한 것이 하다.


또 홈 미니는 집 안에거 픽셀폰이 위치도 추적하여 알려준다고 하니 본인과 같이 전화기가 어디있는지 찾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둘을 함께 사용할만한 다름 이유제공해준다.

홈 미니, 싼 마감으로 무장한 에코닷보다 모든 면에서 우월하다.



2. 홈 맥스 Home Max

기존의 구글홈보다 20배 강력한 사운드를 제공한다는 맥스. 근데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마트 사운드. 스피커가 놓여있는 환경에 맞춰서 소리를 조정 해준다고 한다. 6개의 스피커로 주변 환경에 따라 변하는 소리를 머신 러닝 기술을 이용해서 가장 이상적인 사운드로 잡아준다고 한다. 이렇게 똑똑하다고 하니 당연히 Sonos나 애플 홈파드가 제공하는 멀티 채널 기능도 지원하며, 또 가로 세로 상관없이 세워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조금 더 유연한 사용성을 제공한다.

세로로 놓인 구글 홈 맥스


$399로 애플 홈파드보다도 $50불 비싸다. 자신감이 보인다. 게다가 $120가치의 YouTube Music을 광고없이 1년동안 사용할 수 있게 한다. 1년동안 사용했다면, 그 후에도 유료 사용자로 남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 같으니 스피커 하나 팔고 손을 터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LifeTime Value를 높여 지속적으로 이윤을 남기는 구조이다.


어떤 환경에도 무난하게 어울릴 수 있는 형태와 색을 가진 홈맥스


3. 픽셀북 Pixelbook과 픽셀북 펜 Pixelbook Pen

10mm의 두께, 1kg의 무게. 12.3인치 터치스크린, 235ppi. 그리고 구글 어시스턴트로 바로 접근할 수 있는 핫키가 있는 키보드.


픽셀북펜을 들고 궁금한 정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화면 왼쪽 아래 구글 어시스턴트가 바로 연관된 정보를 찾아 제공한다.

화면에 있는 얼굴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바로 화면 왼쪽 아래의 구글 어시스턴트가 연관된 정보를 제공한다.


또, configuration을 퍼포먼스, 메모리, 용량 3가지로 한 점도 박수. 선택을 너무 복잡하게 해서 소비자가 선택하다가 포기하지 않게끔 한 것이다. 누구나 쉽게 구매 결정할 수 있게 했다. 픽셀북은 최저가 $999부터, 픽셀북 펜은 $99이다.


4. 픽셀2 Pixel 2

픽셀은 5인치와 6인치인 XL 2가지 사이즈로 출시되었다. 재미있던 점은 각 전화기 색상의 네이밍이다. 하늘색을 '파란색 같은', 검정색을 '그냥 검정', 흰색을 '(누가봐도) 명백히 흰색'이라고 명명한 것. 다른 어떤 테크 회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위트이다. 그리고 구글은 큰사이즈폰이나 작은 사이즈폰이나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고 한 점도, 누가들어도 큰 무리수없이 애플의 아이폰 플러스를 겨냥하고 한 발언인 것을 알 수 있다. 어쩌면 둘을 차별화할 시간이나 아이디어가 없었을 수도 있지만, 구글의 오픈 플랫폼 마인드를 생각해보면 크거나 작거나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는 말은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왼쪽부터 Kinda blue, Just black, Clearly white. 한국말로 하자면 파란색 같은, 그냥 까만색, 명백히 흰색.


Active Edge.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던 기능은 액티브 엣지로, 전화기의 양쪽 하단부에 있는 움켜쥐면 구글 어시스턴트가 활성화된다. 일반적으로 활성화를 위해 특정 버튼을 눌러야하는 기존 전화기들과는 다르게 구글은 위트있게 이 것을 만들었다. 사람들이 신기한 이 기능을 재미로 자꾸 활성화시켜서 뭐라도 하게끔 한 이 시도는 정말 높이 산다. 어쩌면 구글 픽셀2의 가장 혁신적인 기능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출저: Gizmodo

이 기능은 사실 구글이 최근 인수한 HTC가 원래 지난 여름에 U11에 탑재하고 혹평을 받았던 기능인데, 단기간에 오히려 이렇게 호평을 이끌어 내는 기능으로 만들 었다는 점도 높이 산다.


불과 몇 개월 사이 유사한 기능의 혹평과 호평의 차이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바로 구글 어시스턴트이다. HTC도 유사한 기능인 Edge Sense로 플래시를 키고, 몇가지 앱을 실행할 수 있게 했었지만, 구글 어시스턴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둘 다 컨트롤 할 수 있으며 폰의 거의 모든 명령을 수행한다. 실제로 사람들이 전화기를 얼마나 자주 움켜쥘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만약 어떤 전화기가 사람들이 전화기를 꽉 움켜쥐게 할 수 있다면, 그건 분명히 픽셀2일 것이다.


구글 렌즈와 카메라 성능

예전에 회사 경영진 중 한 분이 Lululemon 로고 사진을 보내와 어떤 브랜드인지 알아보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는 구글 이미지 검색도 없던 시절이라 정말 어렵게 브랜드 이름을 알아내 리서치를 했었다. 이런 문제를 훨씬 더 쉽게 해결해주는 기능이 바로 구글 렌즈일 것이다. 삼성의 빅스비 비전도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데,아직까지 정확도 측면에서 구글 렌즈가 앞선다고 한다.


또 카메라 성능도 몇 주 전에 휴대폰 카메라로 최고 점수를 받았던 삼성 노트8과 아이폰8을 제치고 DXOMARK 역대 최고 점수를 획득하며 픽셀2를 구매할 또 다른 이유를 제공하기도 했다.


5. 기타 등등

데이드림: VR 헤드셋인 데이드림도 더 개선되었다. 한 가지 색상이였던 것을 세 가지 색상으로, 렌즈도 개선하여 더 선명하게 보이며, 무게와 소재도 개선하여 착용감이 더 좋아졌다고 한다.


픽셀 버즈: 실시간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선 스마트 오디오 액세서리, 픽셀 버즈. 머신러닝으로 40가지 언어를 실시간으로 번역 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무선 이어폰은 스마트폰에 연동된 이이폰일 뿐이지만, 머지않아 이어폰이 보이스 명령으로 모든 명령의 접점이 되고 스마트폰은 하나의 허브처럼 될 날이 올 수도 있다. 생각보다 더 빨리.


https://www.facebook.com/travelholic1/videos/859651370884294/


클립스: 자동으로 동영상을 촬영하여 평소에 보기 힘든 순간들을 확인 할 수 있다.



구글의 넥스트 스텝

이번 발표를 보면 구글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아주 명확하게 보이는 일관성이 있는 스토리텔링을 했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앞으로 구글의 모든 하드웨어에 탑재된다. 또, 픽셀북과 픽셀폰에 먼저 적용함으로 구글 제품을 살 명분을 제공한다.


각 제품의 가격도 경쟁력이 있지만 번들 세일즈를 하여 최대한 많은 Input 디바이스를 소비자 주변에 놓는다. 셀폰을 사면 홈 미니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 뿐만 아니라 광고없는 음악을 1년동안 무료로 하여 소비자를 유혹한다.  


또 각 제품의 기능적인, 하드웨어적인 완성도 뿐만 아니라, 제품간 통일된 디자인 DNA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올해의 Made by Google 라인업



이번 발표는 하드웨어 제조업체로 자부감을 갖고 있던 삼성전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각 사업부가 독자적으로 일하지말고 하루라도 빨리 제품간 통일된 디자인 아이덴테티를 확립하고, 같은 GUI와 빅스비 경험을 할 수 있게하고, 소비자들이 하나 된 삼성을 느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구글은 HTC를 인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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