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라는 야생으로 돌아왔다
헛웃음이 났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저녁을 먹고 - 아니 정확히는 저녁을 먹으며 - 일하기 시작한 나를 발견했을 시각이 11시 35분.
아니, 누가 쫓아오나?
누가 집에서 일 안한다고 감시라도 하나?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말이죠.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데 말입니다.
슬랙을 켜보면 저와 비슷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창업 전 다니던 스타트업에서도 이런 일이 흔했습니다.
회식하며 핸드폰으로 gmail 새로고침 하는 광경이 익숙했고
당시 쓰던 social media는 밤이든, 새벽이든 실시간으로 응답이 왔거든요.
그런 스타트업 세계에 다시 들어왔습니다.
이전 회사들은 스타트업이라고 칭하기엔 그냥 소기업이었으므로 스타트업이라 칭하지 않겠다
심지어 여기, 저랑 잘 맞아요.
가장 큰 이유는 제가 늑대형 인간이고, 이 회사는 늑대형 인간에게 적합한 회사라서에요.
링크드인 떠돌다가 읽었는데, 인재 유형에 개과가 있고 늑대과가 있다죠? (원본 글은 하단에!)
저는 명실상부 늑대과입니다.
늑대한테 목표를 던졌습니다. 지시와 가이드를 주는 방향보다 더 똑똑한 방법이었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달리지만, 사실 그 목표를 온전히 수행하는 건 저라고 생각합니다.
자! 목표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해내 봐.
지시를 하달하는 방향이 아니라 목표를 던져주는 방식으로 나를 다루다니..
저 요즘 이 구역의 미친 야생마임미다.
물론, 마음만큼 세일즈가 안 되니 죽을 거 같기는 한데 동시에 이게 왠 떡이냐 싶어요.
혼자 생각해봐요.
내 돈 안 들이고, 이 인프라 다 이용해서, 여기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이렇게 사업해볼 기회가 내 생에 또 있을까?
노노. 내가 볼 때 이런 기회는 또 오지 않음.
아 스트레스는 받숩미다.
일하느라 하루를 다 쓰니까 다른 걸 못해요.
나름 자기 계발 목표도 있고 자기 공부 욕심도 있고 심지어 내 사업하고 싶다는 마음 굴뚝 같은데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살은 언제 빼나... 데이터 공부는 언제 하나... 하고 싶은 거 짱 많은데...
하지만 일 시작하면 다 까먹는 매직☆
그래도 꽤 행복합니다.
특히 이번에 미국 kick starter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었는데 오... 이건 또 신세계에요.
압박이 심한만큼 새로운 걸 잔뜩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설렙니다.
한번 재미지게 일해볼게요.
뒤 돌아 보았을 때 후회가 정말 먼지 코딱지만큼도 남지 않게끔.
참조 링크
https://n.news.naver.com/article/353/00000411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