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4월 7일
한국 여행 둘째 날.
여행 둘째 날에는 아침 7시 반에 눈이 떠졌다. 어제 저녁에 10시 반쯤 잠에 들어서 그런지 비행기를 탔을 때 거의 하루를 꼬박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일찍 눈이 떠졌다. 뭔가 피곤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았지만 그냥 일어난 김에 씻고 밥을 먹기로 했다. 아침을 찾아 먹는 중 칼리도 잠에서 깼는지 방에서 나왔다. 여행 둘째 날에 일찍부터 하루를 시작하는 여행자들이라니 정말 바람직했다. 아침은 가볍게 늘 먹는 대로 자른 바나나 한 개에 뮤즐리와 우유를 넣어 먹었다. 보통 달지 않은 오트밀 우유를 아침으로 먹기 때문에 어제 저녁에 마트에서 상품명이 그린 덴마크인 오트밀 우유를 샀다. 많이 달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역시나 내 입맛에는 너무 달았다. 그린 덴마크 오트밀 우유의 운명은 안타깝게도(다행스럽게도?) 칼리의 손으로 넘어갔다.
나는 운동을 좋아해서 헬스장에 자주 가곤 하는데 한국에 오기 전에는 시험이 몰려 있어서 갈 수 없었다. 그래서 숙소 주변에 헬스장이 있는지 호스트 님에게 오기 전에 미리 물어봤었다. 근데 웬걸 근처에 주민센터가 있었다. 심지어 일일 이용도 가능하고 수영장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정말 이런 횡재가 다 있나 싶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숙소를 너무 잘 고른 듯하다.
운동을 하고 돌아와서 우리는 점심을 먹었다. 나는 25가지 곡물과 백미를 섞은 밥을 만들었고 칼리는 오이 무침과 두부 조림을 했다. 거기에 계란과 반찬으로 사온 마늘 장아찌와 김을 곁들였다. 오이 무침과 두부 조림은 정말 맛있었다. 칼리는 한국 요리를 많이 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인지 이번 여행에 고춧가루와 소금을 병에 섞어 들고 왔다. 한국인보다 한국 요리를 더 많이 하고 고춧가루를 양념으로 들고 온 외국인이라니… 친구인 게 너무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둘째 날에는 여행을 같이 하는 다른 친구인 지유가 한국에 도착하는 날이었기 때문에 그 친구를 데리러 공항에 나갔다.
지유가 타고 온 비행기가 한 시간 반 정도 지연돼 읽을 것도 없고 배터리도 많이 남지 않아 지루함에 몸부림 쳤던 작은 에피소드가 있었으나 우리는 무사히 숙소에 잘 도착했다. 숙소에 조금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우리는 가볍게 편의점 음식을 사서 먹기로 했다. 아쉽게도 삼각 김밥이 없어 라면과 다른 간식들을 사서 숙소에 와 있던 밥과 반찬과 함께 먹었다. 편의점에서 인절미 아이스크림과 찰옥수수 아이스크림을 샀는데 두 친구들이 무척 흥미로워했다. 인절미 아이스크림은 두 친구들 모두 정말 좋아했고 찰옥수수 아이스크림은 두 친구들 모두 정말로 신기해했다. 옥수수 맛이 나는 옥수수 모양으로 생긴 아이스크림이 웃겼는지 두 친구들은 본인 가족들에게 보여 주겠다며 사진도 찍었다.
이렇게 두번 째 날이 지나갔다. 모든 여행자들이 모여 드디어 제대로 된 여행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 어떤 여행을 할지 어떤 일들을 겪을지 기대가 된다. 내일은 광장 시장에 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