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T mapping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innyqueen Dec 28. 2018

하고 싶은게 없는 게 ‘죄’라면, 학교는 뭘하죠?

학생들이 ‘죄인’처럼 살지 않을 수만 있다면...

인쇄


필자는 한 달에 평균 15-20권 정도의 책을 읽고, 나이가 들수록 ‘책 속에 길이 있다.’는 옛 속담에 점점 더 깊이 공감하며, 책의 가치를 같이 나누고 싶어 책 선물을 즐겨하는 자칭 ‘책 전도사’ 입니다. 


또 먼 훗날 세월의 흔적 위에 내가 걸어온 삶과 나의 공적이 고스란히 드러날때, 그 자체가 아름답게 보여지도록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자 노력하는 제 인생의 ‘마라토너’ 입니다. 내년이면 앞자리가 바뀌어 서른이 되는 스물 아홉, 아직은 어려보이고 싶은 마음과 성숙해지고 싶은 마음이 뒤섞여 혼란의 시기를 겪고 있는 저는, 흔히 말하는 ‘아홉수’의 불안한 사춘기를 겪고 있는 사회인입니다.


얼마전 필자는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 ‘아마리’에 대해 소개하자면, 


[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그런 아이가 있었다. 뭔가를 아주 잘하는 것도, 그렇다고 아주 못하는 것도 아니면서 아무런 의욕도 없는 그런 아이, 그게 나였다. 평범해도 그렇게 평범할 수가 없었다. ]


[ 가끔은 ‘아무런 열정도 설렘도 없는’ 사람이 공부를 잘하는 경우가 있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거나 음악, 미술, 춤, 게임 같은 것들에 그다지 흥미를 못 느끼다 보니 그저 책상 앞에 앉아 공부만 하는 그 지루한 시간을 비교적 덤덤히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불러내는 친구도 없고 별다른 유혹거리도 없이 나는 그냥 입시를 위해 공부를 해나갈 수 있었다. ]


[ 고교 3학년, 그저 오빠가 다녔던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막연한 생각만으로 공부를 했던 나에게 그런 ‘가슴 떨리는 꿈’ 따위는 전혀 없었다. 그게 문제였다. 그것도 아주 큰 문제. 나에게 죄가 있다면 그건 아마 ‘하고 싶은 게 없다’는 죄일 것이다. ]   책의 전문 중..


29살 생일에 자신의 현재 모습을 비관하며, 딱 1년 동안 자신의 목표 한가지만 이루고 자살을 하기로 결심하면서 실제로 자신이 겪었던 일들과 느낀점을 직접 책으로 쓴 작가입니다. 


▲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이 책은 스물아홉인 필자에게는 물론, 현재 학교에서 근무하는 영어교사에게도 많은 물음을 던져 주었습니다. 학생들은 참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고 수없이 많은 시험을 치르면서 성적을 올리기 위해 밤낮으로 공부를 합니다. 다음주가 기말 고사라 우리학교 학생들은 주말도 없이 에너지 드링크를 마셔가며 새벽까지 시험 공부를 하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 한켠이 아려옵니다.


그 중에는 정말 자신의 목표와 꿈이 뚜렷한 학생도 있고, 그냥 별다른 이유없이 (그렇다고 안하거나 못할 이유도 없기때문) 남들이 하는 만큼만 하자는 식의 학생들도 있습니다. 지금은 그 둘의 차이가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사회에 나가면 학교때는 보이지 않던 ‘의지의 인간’들이 비로소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을 위해 사는 모습을 ‘열정’이라는 이름으로 보여주게 됩니다. 그들에게 있어 잘하고 못하고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속에 들어 있는 ‘절실함’이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낼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때문입니다.


주인공 아마리의 학창시절을 비추어 보면 크게 흠잡을 것도 없고, 딱히 문제 삼을 것도 없기때문에 학교가 개입해서 훈계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는 점이 필자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오히려 부모님과 의견 충돌이 있거나 애초에 입학할때와 정반대의 꿈을 꾸는 학생이면 상담을 하거나 설득을 해 볼 수 있지만, 단체 생활에 튀지 않고 조용히 학교 생활을 잘 따라오는 학생을 굳이 불러 절박할 정도로 자신의 꿈과 목표에 대한 확신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교사가 과연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어쩌면 학교라는 곳은 가장 모범적이고, 부모님 말씀,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규칙을 잘 지키고, 남을 잘 배려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잘 내지 않는 학생들이 가장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필자의 동창 혹은 동기들 중에도 그런 식으로 ‘공부만’ 잘했던 친구들이 꽤 있었고, 자기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도 모른 채 그저 시키는 것에 충실하고, 앞으로 달리기만 하다가 어느 날 ‘툭’ 세상에 내던져졌습니다. 모두 길을 잃고 방황을 하다가 결국 A는 공무원 공부를 하러, B는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 받으러, C는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직업으로 삼게 되었고, D는 전공과 관련 없는 다른 분야에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은 레이스와 같아서 끝까지 가 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길고 긴 여정입니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진로와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때가 언제든 학생들이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을때라면 정말 좋겠고, 너무 늦지 않게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꿈도 없이 무작정 달리다가 사회에 내 던져져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홀로 외로이 힘든 싸움을 하는 젊은이들이 너무 많지 않기를 바라고, 잘 이겨낼 것을 온 맘으로 응원합니다. 그 전에 먼저 학교가 학생에게 줄 수 있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뿌리고 심어주는 곳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수업이 꼭 재미 있어야 하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