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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수진 Jul 10. 2024

일기일회

일기일회라는 말을 좋아한다. 지금의 만남은 모두 생에 한번뿐이라는 걸 기억하고 마주하는 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진심으로 대하라는 것.


멜버른에 와서 더더욱 그 의미를 실감하고 있다. 어제까지 함께했던 하우스메이트가 다음날 갑작스레 떠나기도 하고, 더 머무를 줄 알았던 이가 당장 두달 후에 떠난다. 그리고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 친구는 슬퍼하는 나에게 말했다. “이거 호주에선 별 거 아니야. 뭐 그런 걸로 그래?” 하고.. 그걸 누가 모를까. 어쩌면 흔하고 별 일이 아니겠지만 만나는 이들 각자와 함께한 시간과 순간들은 전혀 흔하지 않은데. 그들 한명 한명과 쌓아올린 시간과 순간들인 걸. 어찌 그것마저 흔하다고 할 수 있겠나.


반면에 또 흔하다는 말도 이해가 간다. 이렇게 아쉬워하다가도 며칠 후면, 몇 주 후면, 몇 달 후면 또 아무렇지 않게 지내고 있을테니까. 그렇다고 해서 헤어짐이 쉬운 건 아니다.


그래서 더더욱 일기일회라는 말이 좋다. 이번 만남이 또 언제 이어질지 모르니, 이렇게 만난 것도 참 대단한 인연이니 그 순간만큼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아무리 미워했더라도 마지막 인사에는 따뜻함을 남겨두는 것. 좋아했던 이들에게는 아주 진하고 선명하게 내가 정말 좋아했더라고 표현하는 것.


그게 오늘의 내가 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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