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임수진 Jul 10. 2024

일기일회

일기일회라는 말을 좋아한다. 지금의 만남은 모두 생에 한번뿐이라는 걸 기억하고 마주하는 이들에게 최선을 다하고 진심으로 대하라는 것.


멜버른에 와서 더더욱 그 의미를 실감하고 있다. 어제까지 함께했던 하우스메이트가 다음날 갑작스레 떠나기도 하고, 더 머무를 줄 알았던 이가 당장 두달 후에 떠난다. 그리고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 친구는 슬퍼하는 나에게 말했다. “이거 호주에선 별 거 아니야. 뭐 그런 걸로 그래?” 하고.. 그걸 누가 모를까. 어쩌면 흔하고 별 일이 아니겠지만 만나는 이들 각자와 함께한 시간과 순간들은 전혀 흔하지 않은데. 그들 한명 한명과 쌓아올린 시간과 순간들인 걸. 어찌 그것마저 흔하다고 할 수 있겠나.


반면에 또 흔하다는 말도 이해가 간다. 이렇게 아쉬워하다가도 며칠 후면, 몇 주 후면, 몇 달 후면 또 아무렇지 않게 지내고 있을테니까. 그렇다고 해서 헤어짐이 쉬운 건 아니다.


그래서 더더욱 일기일회라는 말이 좋다. 이번 만남이 또 언제 이어질지 모르니, 이렇게 만난 것도 참 대단한 인연이니 그 순간만큼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 아무리 미워했더라도 마지막 인사에는 따뜻함을 남겨두는 것. 좋아했던 이들에게는 아주 진하고 선명하게 내가 정말 좋아했더라고 표현하는 것.


그게 오늘의 내가 배운 일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