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미세스물여섯에게 이 말은 어떤 의미였을까?
2008년 여름,
내가 다니던 외국인 고등학교 근처 화실을 드디어 찾았다.
그 고등학교에서 오랫동안 미술을 가르치시던 선생님께서
따로 나오셔서 차리신 유학 전문 미술 학원이었다.
작은 삼겹살집 위 2층, 화실은 꼭 우리만의 아지트처럼
작고 왁자지껄한 스타일이었다.
같이 다니던 언니, 친구들과도 아주 빨리 친해졌고
학교 끝나면 무조건 화실로 달려가서 하루 종일 있다가 왔다.
나는 딱히 미술에 재능이 있진 않았다.
내가 봐도 그랬다.
매일매일 출근도장을 찍고, 연습을 하고, 그러다 보니
미술 전공을 꿈을 꿔볼 수 있긴 했다.
2009년
대학 진학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준비하며 밤을 새울 때쯤,
선생님이 한 명 한 명 부르시고는 대학 전공에 대한 대화를 하신 적이 있으셨다.
"미세스물여섯, 포트폴리오 좀 펴보자.
넌 참 애매하다.
못하는 것도 없고, 잘하는 것도 없네."
선생님은 날 깨워주시려 저 말을 했으리라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더 연습을 했다.
나만의 무언가를 갖기 위해
나도 무언가를 "잘" 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