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아라 Oct 04. 2022

<유어플랫폼, 유어 파크: 맛동산에서 만나>

기획의 글 

“음식 예술”의 세상에서 주변부이자 중심인 예술 활동


한 그릇의 완벽한 접시를 손님 앞에 내는 전체의 과정을 상상해봅니다. 흥미롭기도, 지난하기도 한 순수 노동의 과정을 거쳐 적당한 온기로 손님 앞에 내어진 음식을 먹고, 만족스러워하는 손님의 표정을 완결형으로 볼 수 있을까요. “예술이다~”라는 표현은 좋은 음식에 쉽게 표현하는 감탄사이기도 하고, 눈앞에 펼쳐진 ‘먹을 수 있는’ 재기 발랄한 창작물을 놓고도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요리사’이자 ‘예술가’이기도 한 이들이 음식을 창작의 재료 삼아 만든 결과물은 여느 식당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종류의 음식이 아니기도 합니다. 이들은 음식과 서비스 혹은 그와 아주 멀다고 생각하는 주제까지 요리를 통해 드러내기도 하고, 먹는 행위나 만드는 행위 자체를 예술과 자연스레 잇는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합니다. 또, 현장에서 취식하고 재화와 교환하는 형식을 빌어 생계를 보조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계와 창작이 혼재된 과정과 결과물로 사람들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뿐 아니라 먹어 사라지는 점 역시 매력으로 작동하여, 창작자와 참여자는 호기심 어리고, 즐거운 축제를 만듭니다.



음식과 식재료라는 것은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미술의 재료와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마치 마르셀 뒤샹의 <샘>의 변기처럼 거의 모두가 사용해보고, 먹어봤을 법한, 그러나 '생명의 지속'이라는 의미심장한 목적성을 띄기도 한 재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 예술을 접한 참여자의 공감대가 큰 특별한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 같은 활동은 꾸준히 지속되며 예술계에 다양성을 더해가리라 예상합니다.



코로나 발생 이후, 후각과 미각 기관을 가리고, 만남의 장 역시 닫아야 했던 지난 2년여 동안에도 음식을 주제로 다양한 창작 활동을 했던 예술가들이 있습니다. 지난하고 무력한 시간 안에서도 생계와 창작 사이를 넘나드는 활동이 이전보다 더 다양해졌습니다. 이번 <유어 플랫폼, 유어 파크: 맛동산에서 만나> 프로그램은 그 활동의 아주 일부를 보여줄지라도, 창작자와 참여자들이 무언가를 만들고, 그리고, 보고, 듣고, 호응하며 자연스레 음식 예술에 대한 관심과 창작 활동의 경계를 한 번쯤은 생각해볼 만한 놀이이자, 교육의 장을 이루고자 합니다.



아름다운 공원이란 숲과 광장, 갈래길이 있는 장소인 동시에, 이를 채우고 누리는 다양한 생명체의 장을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년여 동안 공백으로 남겨진 인천아트플랫폼 야외 공간에 온기와 오감을 자극하는 향기, 질감, 맛을 지닌 음식을 가지고 예술 활동을 지속해 온 예술가를 초대해 함께 일종의 소풍을 기획했습니다. 예술가가 계획한 맛 프로그램은 참여자들과 함께여야만 완성됩니다. 맛있고 즐거운 냄새가 가득한 음식 예술 소풍에서 반죽을 주무르고, 형태를 만들고, 그림으로 맛을 표현하기도 하고, 식재료를 주제로 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인천의 서쪽, CoSMo40에서 동쪽, 인천아트플랫폼으로 이어지는 음식 예술 소풍을 통해 참여하는 누구나 작가가 되어 다양한 예술의 모습을 체험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음식 예술”이라는 키워드에 들어갈 수 있는 보다 다양한 작가들이 모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2022년 10월 1일 행사 마침의 글] 

여혜진 기획자와 차근차근 기획하고 준비한 행사로 10월 1일 CoSMo40과 인천아트플랫폼 야외마당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심드렁(류수현) 작가와 참여자가 함께 쿠키인간을 만들어 무진동사의 손정민 작가 @lucien1893 와 제작한 인형극 무대에서 #심드렁단막극장 을 열었고, (인형극 무대가 설치된 장소이자 조형물은 김동희 @kdheecom 작가의 ‘시퀀스 3’ 라는 작품입니다)


�헨조이(김현희, 황예지) 작가와 채소라는 재료의 맛과 향을 생각하며 자신을 살피는 그림을 그리는 #말많은채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인천아트플랫폼과 CoSMo40을 왕복하는 셔틀버스를 운행해,


�셔틀버스를 타고 가는 동안 SEOM : (서하늬, 엄예슬) 작가가 만든 인천과 음식에 관한 사운드 작업 #LoadingSound 를 청취했습니다.


사운드를 들으며 �도착한 CoSMo40에서는 면을 주제로 창작 활동을 하는 “조면기”작가의 #면과리듬 공연이 2시와 4시에 진행되었고, 공연 실황을 최윤석 감독님이 @yundec 인천아트플랫폼에 조성된 <맛동산>에 송출하여 현장에서도 함께 즐겼습니다.


동시에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아티스트 레지던시 “2022 오픈스튜디오”와 섬 : 의 “가을 소리 산책”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고, CosMo40에서는 <사물, 시간, 마음> 아트앤디자인 마켓이 열려 북적북적 즐거운 예술 소풍이었습니다.


�행사를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 참여 작가

심드렁 @simdelung

조면기 @moonkizo

헨조이 @yezoi @heny.kr

SEOM: @seo_hanie_seom @eomart_l


기획. 안아라 @ara_home_ground, 여혜진 @ydanji

진행. 김경민(인천아트플랫폼 큐레이터)

그래픽디자인. 마빈킴 @marvin.kim

주최·주관. (재)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협력. 코스모40 @cosmo.40

▶ 문의: 인천아트플랫폼 @incheonartplatform(032-760-1000)


[작가와 프로그램 소개]

SEOM: 

팀 '섬:'은 'Total installation'의 설치방식을 통해 관객의 신체적 몰입으로 작품을 경험하게 하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서하늬 작가와 소리 작업을 통해 일상에서 소리를 발견하고 관객에게 새롭게 느끼도록 소리를 재구성하는 엄예슬 작가로 구성된 팀입니다. 공간이 가진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현재 맥락에서 재해석하고 감각으로 지각할 수 있는 공간의 물리적 요소를 활용한 관객의 경험을 만드는 방법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Loading sound>

Cosmo40과 인천아트플랫폼 사이 공간적 공백을 소리로 연결하는 작업입니다. 

인천에서 녹음된 소리, 인천을 생각하면 떠올릴 수 있는 오브제의 사운드를 수집하여 믹스한 소리를 cosmo40과 인천아트플랫폼을 잇는 버스에 설치합니다. SEOM : 은 <loading sound>을 통해 버스에 탑승하는 관객의 청각적 즐거움을 만들고 출발지부터 도착지까지 관객이 이동하는 버스 안 공간에서 우리의 놀이가 지속되는 경험을 만들 것입니다.


심드렁

심드렁은 지하철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도시 사람들의 심드렁한 얼굴들에서 시작된 류수현의 1인 프로젝트입니다. 얼굴들은 버터향을 가득 머금은 쿠키로 구워졌고 베어 먹어도 ‘그러던가 말던가..’라고 하는 듯합니다. 심드렁 쿠키 작업의 연장 선상에서 기획된 쿠키바/레스토랑  <심두>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심드렁 단막극장>

말랑말랑한 색색의 쿠키 반죽을 만져보며 참여자 본인의 얼굴 혹은 친구의 얼굴을 쿠키로 함께 만들어보고, 심드렁 단막극장에서 상연되는 단막극의 등장인물 제작에도 참여해 보는 시간입니다. 참여자들과 관객들은 무대 뒤의 오븐에서 구워지는 버터 쿠키 향기를 맡으며 쿠키들이 등장 하는 연극을 관람합니다. 연극이 끝나고 참여자들은 본인의 구워진 얼굴들을 찾아갑니다. 


조면기

다양한 캐릭터를 자신에게 부여해 활동하고 있는 현대미술작가 조문기의 면에 대한 페르소나입니다.

<면과 리듬> 

면 마니아 조면기 선생이 제면을 통해 떠오른 사운드를 만들고, 실연하여 관객과 맛의 이면을 시청각으로 대면합니다.


헨조이

<헨과 예조이의 요리 연구회>는 자유로운 두 창작자 헤니와 예조이가 만나 유기적인 형태로 요리를 연구하고 선보이는 모임입니다. 이 연구회가 흥미로운 점이라면 헤니, 예조이 각자가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지고 있어 요리가 보다 더 독창적이고 실험적입니다. 규율에서 자유롭습니다. 때마다 만들고 싶은 메뉴, 각자가 고민하는 부분들에 대해 상의하고 그것을 요리로 풀어내는 작업을 거칩니다. 내용도, 맛도 충만해졌을 때 워크숍이나 팝업식당을 열기도 합니다.

<말 많은 채소>

제철 채소의 모습을 관찰하고 채소를 주인공 삼아 우화를 만드는 시간입니다. 우화는 인격화한 동식물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그들의 행동 속에 풍자와 교훈의 뜻을 나타내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보고 자란 만화 중에서는 배추와 무가 도사가 되어 고약하게 지혜를 알려주곤 했지요. 각각의 채소는 어떤 모습이 될까요? 채소를 만지고 그림과 이야기로 재현하며, 채소와 맛을 생각하는 시야를 재치 있게 넓혀 봅니다. 






#인천아트플랫폼 #incheonartplatform #공공예술프로젝트 #맛동산에서만나

매거진의 이전글 나를 신세계로 데려다준 '산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