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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남이 Jan 20. 2020

부모님의 반대로 결혼을 취소하게 됐어요.

부모님과 연인, 누구와 함께 해야 되나요?

[사연]

저랑 남자친구는 O년간 연애했고 O월 O일 결혼하기로 했다가 결혼을 취소했습니다.


결혼을 취소한 이유는 남친의 부모님이 극심하게 반대하셨기 때문입니다. 남자친구 부모님의 O년의 시간동안 저를 만나주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결혼식을 감행 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러나 남자친구의 어머니의 건강악화와 부모님께서 남자친구에게 절대 결혼하지 말라고 통곡하시는등..

결혼식을 앞두고 격렬한 반대로 인해, 모든 것을 취소하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와 저희 가족은 모두 크리스천입니다.


반대의 사유는 처음에는 남자친구와 제가 불행해 보이는 똑같은 꿈을 세번 꾸셨다는 이유였고 부모님이 기도하시던 며느리상이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결혼을 앞두고는 저의 직업의 안정성이나 조건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OO시험을 합격한다면 허락하시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저와 저희 부모님, 모두는 큰 상처를 받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와 남자친구는 서로를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자친구는 결혼을 계속 진행했다간, 건강이 안좋으신 어머니께서 정말 어떻게 되실까봐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사람과의 결혼생활이 진심으로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남자친구의 우선순위는 결국에는 부모님이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사공남녀처럼 장기간에 걸쳐 기다려볼 걸 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무조건 헤어지는게 답인걸까요?


기도해도 정말 잘 모르겠습니다.





[답변]

OO님, 안녕하세요?

보내주신 사연을 정말 꼼꼼히 잘 읽어보았습니다. 어떠한 답변을 드려야할까..? 고민이 참 많았네요.


공녀와 저 또한, OO님과 비슷한 과정을 겪어었습니다. 저(공남) 또한, 공녀에게 헤어지자고 이야기를 했었죠.


저희 부모님께서는 결혼을 반대하시거나, 공녀와 헤어지라고 말씀하시지는 않았어요. 다만 목회를 하고 계신 부모님께서 부모님 교회(수원)에 출석하기를 원하셨죠. 하지만 공녀는 본인의 직장(서울)문제도 있었고, 시부모님이 계신 교회에 출석한다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웠나봐요.


저는 그러한 부모님의 요구와 공녀의 요청 가운데, 그 어느 것 하나.. 선택하고 싶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공녀도 제게 소중했고, 부모님도 제게 소중한 존재였으니까요.


하지만 양쪽에서 모두, 제가 결정을 내리길 원했죠. 저는 그저 결정을 내리지 않고.. 시간이 지나다보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었어요. 아무에게도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러나 아무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겠다는 그 마음과 생각이.. 이미 공녀에게 많은 상처와 아픔을 주고 있었던 것이더라고요.


저희의 문제를 잘 알고 계신 목사님(결혼식 주례해주신 목사님^^)께서, 어디 교회를 나가느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그저 너희가 부부가 되고자 하는 커플로서, 너희의 선택과 방향이 항상 '둘이 하나가 되기 위한 선택'이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죠.


저는 사실, 공녀에게 결혼 후 교회를 따로 다니자고까지 말했었거든요.


처음에는 목사님의 이야기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가.. 시간이(3개월 정도) 지나면서, 그러한 깨달음을 얻었어요.


어차피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하나님이 '혈육으로' 짝 지어주신 것이기에.. 내가 정말 몹쓸 짓을 하지 않는 한, 그 관계는 깨지지 않는다.


다만, 공녀와의 관계는 하나님이 맺어주셨지만.. '혈육이 아니며', 우리가 노력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관계이기에.. 노력해야된다. 라는 결론이었죠.



저는 그 깨달음을 느낀 순간부터, 공녀와의 연합과 하나됨에 초점을 두고 살아 갔어요. 부모님께도 큰 상처(?)였겠지만, 더이상 부모님 교회에 나가지 않고, 공녀와 함께 서울에서 교회를 다니기로 했죠.


이러한 결정을 내린 후, 부모님께서 거의 6개월 ~ 1년 가까이 저에게 데면데면 대하셨어요. 서로 이야기도 잘 나누지 않았고요. 하지만 저는 그 결정과 선택에 후회하지 않았죠.

틀린 선택, 그른 선택이 아니었으니까요.

(시간이 지난 지금, 저희는 부모님 모두와 어색하지만(?) 나름대로, 잘 지내고 있어요.)


제게 우선순위는 부모님이 아닌, 공녀였죠. 어차피 저희 어머니에게는 아버지가 계시고, 저희 아버지에게는 어머니가 계셔요. 공녀에게는 제가 있어야 되고, 제게는 공녀가 있어야 돼요.



그러한 생각과 마음을 남편과 아내가 깨닫는데 까지.. 시간이 조금 걸리는 것 같아요.


남자친구분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본인이 어디에 서야될지, 갈피를 잘 못 잡고 계신 것 같아요.

그러나.. 남자친구분께 '어떠한 자리에 서야 되는지 제대로 알아요!!'라고 말해봐야, 소 귀에 경 읽기 밖에 되지 않을 거예요..


제 지인분께서는 7년동안 연애 후,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자친구가 아버지의 뜻을 거역하지 못하고, 끝내 이별을 맞이했어요.


저는 다짜고짜, 헤어지는 것이 답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지 않고, 말씀 드릴 수도 없어요. 관계, 연인, 커플, 부부라는 것은 한 사람만으로는 절대 성립될 수 없습니다.


남자친구분이 OO님과 함께 가고자 한다면..

함께 간다면, 그것 자체로 커플로, 훗날 부부로서 성립이 되어 가는 것이죠.


그러나, OO님이 보내주신 사연으로는 남자친구분께서는 그럴 만한, 의지와 결단을 갖고 계시지 못한 것 같아요.



'무조건 헤어지는 것이 답'이 아니라..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헤어지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과 결혼하면 진심으로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하신 댔죠..?


그것은 진짜 같이 살아보기 전까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공녀와 저도, 아직 신혼이지만.. 결혼 초기에는 정말 많이 싸웠어요.


하지만 우리의 싸움 속에는 그러한 믿음이 있어요.

우리 둘, 누구도 이 관계를 절대 깨뜨리지 않는다.. 라는 믿음과 확신을 말이죠.

그러한 믿음과 확신이 계속해서, 결혼생활하며.. 사랑을 쌓아갈 수 있는 반석이 되는 것 같아요.



연애를 3년 했고, 5년 했고, 7년을 한 횟수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어진 시간동안, 얼마나 서로가 '연인', '커플', '부부'가 가져야되는 마음가짐과 자세, 다짐, 결심, 행동, 실천했는가.. 하지 못했는가..로 그들이 더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인지.. 아닌지 나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구체적으로 '이렇게 하세요!!'라고 말씀을 드릴 수 없지만.. 사공남녀의 솔직한 이야기와 생각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OO님께서 '결혼'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떠한 결단과 결심이 필요한 것인지..


그저 혼기가 찼기에 결혼을 하는 것이 아닌..


남녀 두 사람이 '연합'에 대한 공통된 생각,

'하나됨'을 우선시 할 때, 하나님 앞에서,

만인 앞에서 이 여자가 나의 아내임을..

이 남자가 나의 남편임을 고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OO님 또한, 그러한 여자인지를..

OO님의 남자친구 또한, 그러한 남자인지를..

생각해보고, 지혜로운 결정 내리시길 기도합니다.



사공남녀 _ 사랑을 공부하는 남자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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