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의 바이올린
크리스마스와 신정 연휴에 자녀들이
밀물처럼 들어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바닷물은 밀물이 되면 다시 들어오지만 손주들이 빠져나간 우리 집 갯벌은 그대로 비어있다.
손주들이 벌써 할머니 키를 훌쩍 넘어섰다.
얼마 안 있으면 내 키도 넘어서겠지....
품에 안고 키운 지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안아주기 조차 힘들다.
Sunrise Sunset
Is this the little girl I carried
Is this the little boy at play
I don't remember growing older
When did they
(내 품에 안기거나 뛰어놀던
어린것들이 언제 이렇게 자랐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구나)
결혼 전에 본 영화 '지붕 위의 바이올린'의 주제곡 'Sunrise Sunset'의 노랫말이 바로 지금
나의 심정을 그대로 대변해주는 것 같다.
When did she get to be a beauty?
When did he grow to be so tall?
Wasn't it yesterday
When they were small
(언제 이렇게 멋진 신부가 되고
훤칠한 신랑이 되었지?
꼬맹이 시절이 바로 어제 같은데)
Sunrise sunset
Sunrise sunset
(해는 떠고 해는 지고)
지붕 위의 바이올린은 1964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초연을 하였는데 인기가 너무 인기가
많아 1971년 영화로 re-maker 되었다.
어제 TV로 이 영화를 한번 더 보았다.
우크라이나 지방의 한 작은 마을에 살며 다섯 딸을 둔 유태인 가정을 배경으로 하였다.
가장인 테비에가 다섯 딸을 키우면서 겪는 세대 간 갈등과 가족 간의 사랑이 주요 내용이다.
Swiftly flow the days
Seedling turn overnight to sunflowers
Blossoming even as we gaze
Sunrise sunset
Sunrise sunset
가난하지만 순박하고 여유 있는 사람들이 갈등하는 모습을 잘 묘사하였다. 전통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보다 자녀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서 매번 자녀들의 뜻을 따르는 무뚝뚝한
아버지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영화에서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아이작 스턴'이 직접 바이올린을 연주를 하였으며
이 영화 속의 음악은 토니상을 비롯하여
아카데미상도 수상하였다.
Swiftly flow the years
One season following another
Laden with happiness and tear
가사를 음미하며 들어보니 우리의 어린 시절, 자녀들을 직접 키운 시절, 손주들을 사랑으로 돌보아 준 시절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이 노래를 다시 들으니 창피스럽게도
눈물이 자꾸만 나오려고 한다.
맞다.
행복하기도 했지만 때론 고통스럽기도 했던
지난날들, 세월이 가고 또 해가 바뀌고 바뀌어 오늘 우리는 이렇게 고목이 되어 이 자리에
서 있다.
이제 눈물을 감추고 환하게 웃는 얼굴로
다시 한번 이 노래를 들어 봐야지.....
2022, 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