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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키미 Sep 15. 2023

효율성에 대해서

사우디, 그들이 사는 세상

D + 709, Neom





사우디에 있으면서 정말 이해 안 되는 답답한 상황들이 많다. 우리는 무슨 일이던 빠르게 효율적으로 해결하길 원하고 그게 당연한 답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게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보면,

매번 우버를 타면서 드는 생각 중 하나는, 가까운 거리도 드라이버는 네비만 보면서 멀리 돌아서 가는 경우가 있다. 길을 잘 모르던가 아니면 생각을 못하던가 ㅠ 돈을 더 받으려고 그렇게 가는 거 아니다. 우버는 이미 타기 전에 돈이 측정되어 페이를 하고 탄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이렇게 돌아가면 받는 돈에 비해 기름값이 더 들지 않나?라는 내 생각. 남는 것도 없을 거 같던데 라며 효율적인 측면에서 생각한다.


사우디는 여자가 운전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일”이라는 개념자체도 없어서 일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는 그런 시대를 오래 보내왔다. 여자들이 운전을 하기 시작하며 사회적으로 일도 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멀었다. 여자들이 운전을 할 수 없던 시절 여자들이 일을 하려면 본인의 전용 드라이버를 고용해야 한다. 버스나 지하철 타면 되지 않나 생각하지만 이 나라는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지 않다. 그러면 그 여성은 본인이 받는 월급보다 드라이버 고용비가 더 든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이 역시 남는 것도 없는 비효율적인 일이다.


누가 봐도 이해가 안 되는 그런 걸 보면서 생각해 본다.

내가 살아온 세계가 나에게 주던 답들이 꼭 정답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라는,,, 누가 봐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일 처리를 하고 시간을 아껴 쓰는 게 맞다.



그런데 그게 왜 항상 맞고 정답인 것인가?

왜 시간을 아껴 쓰고 효율적인 일 처리를 해야 하나?

내가 생각하는 이 나라 사람들의 비효율적이고   답답한 그러한 모습들을 보며 어리석고 생각이 없고 일 더럽게 못한다라고 생각하는 내 생각은 올바른 것인가?

그 행동들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바꾸려 하고 지적하는 건 올바른 것인가?

어쩌면 오만한 것이 아닌가?



이 사람들은 이 사람들 방식대로, 그게 비효율적이던 시간이 많이 걸려서 돌아가던 그 방식을 그대로 두면 된다. 다만 그들 중 누군가가 효율성을 원한다면 내 생각을 나눌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내가 감히 “오만”하게 가르치려 들 필요는 없다.  인샬라~ㅋ


* 사우디에 있다 보면 이 “인샬라”라는 말이 참 대책 없는 속수무책인 대답임을 알 수 있다. 신의 뜻대로!라고는 하지만 무책임한 대답! 괜히 위에 쓴 글 뒤에 “인샬라~”를 붙이고 싶었다. 사우디 2년 차, 인샬라의 쓰임에 대한 뉘앙스를 확실히 알아가고 있는 듯 ㅋ *



내가 항상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며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항상 아닌 것은 아니다.


가슴 답답하게 비효율적인 그들을 보며 해보는 나의 잡생각이다. 답답한 건 나의 몫, 그들은 그들의 방식대로 느긋하게 잘만 산다.


This is Saudi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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