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종화 Mar 28. 2024

1000만 원으로 발리에서 한 달 살기 2

아이와 함께한 세 가족의 발리 한 달 살기 여행기




남편의 회사에서 8년 근무에 따른 유상휴급으로 한 달이 주어진 지 어언 4년 차. 코로나로 인해 일 년, 이 년 미루다 보니 이러다간 공중분해되겠다 싶어 2달 여의 짧은 준비시간을 거쳐 발리로 한 달을 다녀왔다.


찬란한 햇살, 그 아래서 여유롭게 칵테일 한잔을 들고 풀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를 흐뭇하게 지켜보는 우리 부부. 그 생활이 좀 지겨워질 때쯤 서쪽 바다로 가서 서핑 한번 즐겨주고, 북쪽에선 야생이 살아있는 숲을 탐방해야지. 길리 섬에 가선 거북이랑 나란히 헤엄도 칠 수 있다는데 거기도 기회 되면 한번 가주고.

여기까지가 우리가 발리 살기를 꿈꾸며 준비하던 우리 부부의 머릿속 청사진이었다.



그런데 웬걸, 발리에 도착한 지 채 삼일도 되지 않아 우리는 우리가 그동안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한 달'살기'를 가기 위해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막상 당도해 보니 우리가 한국에서 준비해 온 모든 준비들은 한 달'여행'에 적합한 것들이었다!

한 달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었고 발리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아주 훨씬 크고 방대했다.

지구의 적도에서 만난 햇빛은 한국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독했고 쓰라렸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우리는 만 5세 된 딸아이와 함께 맞이해야만 했다...




해외로 한 달 살기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아이와 함께 할 예정"인 분들이라면 반드시 아래 내용을 참고해서 준비하기 바란다.


1. 한 달 살기 할 국가는 반드시 내가 단 하루라도 체류해 본 국가로 할 것.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를 가게 될 경우 실물경제를 알 수 없기에 위험부담이 크다.


2. 숙소는 가급적이면 옮기지 않을 것.

여행과 살기의 가장 큰 차이점은 거주지를 옮기는지 아닌지에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동네 안에서 옮기는 거라면 몰라도 발리처럼 규모가 큰 곳에서 우리처럼 북으로 갔다 서로 갔다 할 경우 더 이상 살기라고 보기 어렵다. 동네를 바꾸는 순간 그 동네의 지리와 더불어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로 알아봐야 하기 때문이다. (발리는 제주도의 약 3배 규모이다)


3. 아이와 함께인 경우 너무 외진 곳을 피할 것.

생각보다 아이는 긴 이동에 취약하다.


4. 가급적이면 시내 혹은 최소한의 인프라가 갖춰진 곳에 숙소를 잡을 것.

숙소 내에 주방이 갖춰졌다 하더라도 직접 음식을 매번 해먹을 순 없다. 물론 3끼 식사가 제공되는 호텔이나 리조트에 머문다면 관계없지만 일반 가정집이나 작은 숙박업소에 머물 경우 반드시 숙소에서 도보로 5분 이내에 마트와 식당, 세탁소 등 기본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프라가 꼭! 있어야 한다.

그 먼 곳까지 쉬러 가서 하루종일 집에 틀어박혀 집안일만 하느라 시간을 보낼 순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너무 현지인만 있는 동네를 가게 될 경우 식당이 부족하다거나 교통이 취약할 가능성이 높다.

숙소는 가급적이면 교통이 편한 시내에 잡고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짧게 1박 2일, 혹은 2박 3일로 따로 저렴한 숙소를 잡고 여행을 가는 것이 낫다.









작가의 이전글 1000만 원으로 발리에서 한 달 살기 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